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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럭셔리
플라이트 투 퀄리티
이오타 서울
리츠 칼튼

 

서울 시내 글로벌 럭셔리 호텔 진출 예정 사업들. 사진이 있는 확정된 사업과 물망으로 떠오른 사업들. Ⓒ이하경

 

플라이 투 퀄리티와 럭셔리 호텔


럭셔리 호텔, 특히 하이엔드 럭셔리 호텔이 국내 관광 산업의 성장과 소비 산업의 성숙을 기반으로 그 잠재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디벨로퍼들은 호텔을 부속시설을 넘어 사업의 핵심 키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시설 정도로 인식했다면 이제는 호텔 자체가 사업 포트폴리오의 수익성을 더해주는 촉매이자  투자사들에게 확신을 주는 보증서가 된 것이죠.

특히 글로벌 럭셔리 호텔의 유치는 최근 자산 시장에서의 ‘플라이 투 퀄리티’와도 연결지어 볼 수 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플라이 투 퀄리티는 공간의 질적 개선과 함께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안정적인 우량 자산으로 개선하는 전략입니다. 이때 럭셔리 호텔은 우량 자산으로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톡톡한 역할을 합니다.

우선 럭셔리 호텔은 브랜드 자체 네임밸류가 있어, 자산 브랜딩에 프리미엄 밸류와 차별성을 높여주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럭셔리 호텔들은 대부분 1도시 1호텔 정책을 취하고 있는데요, 이는 해당 자산의 인지도와 상징성뿐만 아니라 희소성도 더해준다는 측면에서 강력한 레버리지 요소로 작용합니다.

또한 럭셔리 호텔은 함께 개발되는 프라임 오피스나 레지던스 시설과도 큰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우선 럭셔리 호텔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인프라 기능을 합니다. 컨퍼런스, F&B 시설과 컨시어지 서비스, 외빈 경호 및 의전 등 비즈니스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호텔의 유무형의 서비스는 프라임 오피스 임차 기업에게도 중요한 어메니티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럭셔리 호텔과 프라임 오피스가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이루는 코엑스와 그 일대 업무지구. Ⓒ이하경

 

럭셔리 호텔이 증명하는 수익성과 사업성


결과적으로 이러한 요소들은 사업의 수익성과 연결된 임대료 프리미엄 형성에 기여합니다. 동시에, 호텔 자체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개발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장기 임대차 계약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장하는 오피스와 달리, 호텔의 경우 룸레잇을 통해 비교적 물가 변동과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현금 흐름 측면에서 상호 보완이 되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정석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부수적으로 통상 호텔, 오피스가 함께 개발되는 대형 복합 개발 사업에는 리테일 시설이 필연적인데요, 주중 및 주간에 주로 활동이 집중되는 오피스와 야간 및 주말에 활동이 집중되는 호텔은 서로의 공간이 활성화되는 시간이 교차하며 상호 보완되는 관계가 됩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리테일의 회전율과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여기에 투자 유치 측면에서도 럭셔리 호텔은 보증서 역할을 합니다. 럭셔리 호텔 대부분은 호텔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위탁 운영 방식을 취합니다.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 등 글로벌 호텔 체인은 로컬 사업자 및 운영자에게 자사의 브랜드와 서비스, 멤버십을 공유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자사의 호텔 브랜드 운영, 특히 최상급 럭셔리 호텔 브랜드에 대해서는 해당 사업자가 제시하는 부동산 자산 및 개발 플랜이 자사의 서비스와 브랜드에 충족하는지 철저하게 검증합니다. 또한 해당 사업자와 컨소시엄 내 호텔 운영 기업이 이에 부합하는 개발 및 운영 역량을 지녔는지도 검증 대상이고요. 이러한 검증을 마친 사업자만이 글로벌 럭셔리 호텔 체인을 유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럭셔리 호텔, 특히 하이엔드 럭셔리 호텔을 유치한 결과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자산의 입지와 하드웨어, 그리고 사업자의 역량과 같은 소프트웨어에 걸쳐 다양한 방면으로 교차 검증을 거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사들, 특히 우량 자산 및 개발 사업에 초점을 두는 대형 금융 투자사들은 럭셔리 호텔을 유치한 사업에 좀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죠.

삼성역 사거리에 위치해 코엑스와 테헤란로 등 주변 강남 일대와의 접근성이 뛰어난 파크 하얏트 서울. Ⓒ이하경

 

리츠 칼튼의 선택이 보증한 이오타 서울


이렇게 대형 개발 사업의 키맨으로 떠오른 럭셔리 호텔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이오타 서울입니다. 이오타 서울은 서울역 앞 양동 재정비 구역에 추진되는 프로젝트로, 크게 리츠 칼튼 입점이 확약된 이오타 호텔과 프라임 오피스인 이오타 1으로 구성된 밀레니엄 힐튼 호텔 재건축 사업과, 프라임 오피스 이오타 2로 개발되는 메트로 타워와 서울로 타워를 재건축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사업 모두 이지스 자산운용이라는 우량 사업자를 주축으로 이오타 호텔과 이오타 1은 현대건설이, 이오타2의 경우 삼성물산이라는 대형 건설사가 시공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리츠 칼튼 서울이 들어설 이오타 서울 조감도 Ⓒ이지스자산운용

이오타 호텔과 이오타1은 2025년 현대건설의 주도로 2개월 남짓한 기간에 대형 금융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2조 2000억 투자 모집에 성공하여 본 PF를 단기간에 전환하였습니다. 당시 이오타1에 대한 오피스 선매입과 임차확약 등이 부재함에도 이례적인 초단기 자금 조달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반면 이오타2는 삼성물산이 오피스 선매입과 임차 확약에도 불구하고 사대문안 도심 오피스 과잉 공급과 공실에 대한 우려로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브릿지론 만기 연장에 실패, 공매 위기까지 가는 홍역을 겪고 겨우 리파이낸싱을 성사하며 정상 궤도에 올랐습니다. 사업 주체도 동일하고 공실 리스크는 오히려 이오타 서울2가 해소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호텔을 유치한 사업에 금융권은 우량 자산으로서 더 큰 신뢰도를 보여준 것이죠. 

이오타 서울2 조감도 Ⓒ서울시

 

리츠 칼튼이 완성하는 프리미엄 입지와 트로피 에셋


이에 주목해볼 부분은 리츠 칼튼이라는 브랜드입니다. 리츠 칼튼은 글로벌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의 최상위 브랜드로, 파리 방돔 광장과 뉴욕 센트럴파크, 런던 피카델리 등 가장 상징적인 입지만을 선택하는 호텔입니다. 명망있는 호텔리어 창업자 스위스 호텔리어 세자르 리츠의 철학이 담겨있는 세계적인 명성을 보유한 럭셔리 호텔인 만큼, 메리어트 그룹에 인수된 이후에도 메리어트 포트폴리오의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로서 입지 전략과 장소성에 대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즉, 리츠칼튼이 선택한 입지는 타 럭셔리 호텔과 비교해도 차별화되는, 해당 도시에서도 선별적인 입지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죠. 

특히 리츠칼튼이 2016년 한국에서 철수한 이후 10여년 만에 재진출을 위한 입지로 이오타 서울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보니, 이를 계기로 이오타 서울 프로젝트가 여러 방면으로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유사한 사례를 도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모리빌딩이 개발한 미드타운 도쿄리츠 칼튼 도쿄가 들어서면서 롯폰기 힐스를 잇는 도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주목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에 야후 재팬, 후지필름, 나이키, 베인앤컴퍼니, 블랙스톤 등 수많은 국제 및 일본 기업들이 입주하면서 상징적인 프라임 오피스로 이름을 알리게 된 바가 있습니다. 홍콩에서도 ICC 타워에 들어선 리츠 칼튼 홍콩은 홍콩의 대표 럭셔리 호텔로 자리잡으면서 함께 조성된 ICC타워의 인지도와 상징성을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홍콩의 전통적인 센트럴 업무지구가 아닌 구룡 반도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모건 스탠리, 도이치 뱅크, 크레디트 스위스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입주한 홍콩의 새로운 프라임 오피스로 조성되는 등 리츠 칼튼과 복합개발된 자산들이 차별화된 트로피 에셋으로 자리잡은 전례들도 이오타 서울에 대한 확인을 더해주었을 것이고요.

리츠 칼튼 도쿄가 위치한 미드타운 도쿄 Ⓒ이하경

 

럭셔리 호텔은 이제 단순한 관광 숙박시설을 넘어, 서울의 도시 풍경을 바꾸는 대형 프로젝트의 키맨이자 투자사들을 이끄는 보증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형 개발 사업에서 부속시설 정도에 그치거나 니치 섹터를 넘어,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자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징성과 희소성 같은 질적 요소를 채워 넣는 것, 이것이 바로 ‘플라이트 투 퀄리티’의 핵심입니다. 이때 오랜 세월 검증된 서비스와 명성을 가진 럭셔리 호텔은 자산의 품격을 완성하는 가장 확실한 카드가 됩니다. 하드웨어의 질적 개선에 글로벌 자본의 명성을 더하는 공간으로써, 럭셔리 호텔은 이제 서울의 장소성을 정교하게 다듬는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하이엔드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이 주목하고 있는 서울의 넥스트 럭셔리 플레이스에는 어떤 곳들이 있는지, 그 배경과 맥락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하경

이하경

서울대학교 국토문제연구소 자체연구원

자본과 욕망이 응축된 럭셔리 리테일을 통해 도시 공간의 역동성을 읽어내고, 그 안에 담긴 미래 가치를 탐구합니다. 서울대학교 국토문제연구소 연구원으로 도심 리테일 시설들의 성장과 쇠퇴가 도시 공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변화하는 산업 구조 속에서 도시와 리테일의 공생과 성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