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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츠투자기본기'로 여러분들에게 3개의 시즌에 걸쳐 리츠 투자에 대한 기본기를 탄탄하게 잡아드린 김고양입니다. 
리투기는 내가 '건물주가 되면 어떨까?'라는 심플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였습니다. 리츠를 통해 작은 돈으로도 빌딩 한 채의 주인 자리를 마련해 임대료와 시세차익을 나눠 갖는 법을 배웠죠.
하나의 건물을 두고 투자자가 될 수 있는 방법에는 사실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그 건물에 '돈을 빌려주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흔히 '은행'이라고 부르는 존재이죠.
그렇다면 '1인 은행'이 되어 자본을 굴린다면 어떨까요?
대부분의 평범한 재테크 족이 그러하듯, 과거의 저 역시 보수적인 투자자였습니다. 0.1%라도 더 높은 정기예금을 찾아다니고, 수시입출금 통장 역시 조금 더 수익이 높은 파킹통장을 찾으려고 지점에 방문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매년 통장에 밀어 넣는 원금은 늘어나는데, 은행이 제시하는 이율은 왜 갈수록 낮아지기만 하는지 답답했습니다. 열심히 모아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죠. 고민 끝에 저는 새로운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매번 은행에 돈을 맡겨서 푼돈을 받느니, 차라리 내가 직접 은행이 되어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자를 받으면 수익률이 훨씬 높아지지 않을까?'
그러던 중 2016년의 어느 날, 경제신문 구석에서 생소한 뉴스를 찾았습니다. 바로 기술과 금융을 결합해 개인과 개인을 직접 연결해 준다는 'P2P 대출(투자)' 서비스의 등장 소식이었습니다. 
 

1인 은행이 되는 법, P2P


P2P는 'Peer-To-Peer'의 약자로, 개인과 개인을 이어주는 금융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중간에 국민은행, 신한은행, 카카오뱅크처럼 은행을 끼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돈을 빌려주는 개인(투자자, 대주)과 돈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업(차입자, 차주)이 다이렉트로 연결해주는, 일종의 '금융판 당근마켓'과 같은 서비스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가 잘 아는 일반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은행에 예금을 맡기면 연 2~3%의 이자를 받습니다. 은행은 이 예금과 주주 자본, 채권 등으로 조달한 돈을 대출자에게 연 7~10%의 금리로 빌려줍니다. 이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진, 즉 '예대마진'이 은행의 주 수입원입니다. 은행은 이 돈으로, 임대료를 내고, 직원 인건비를 주며, 부실 대출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쌓습니다.
반면 P2P 금융은 은행의 자리를 '온라인 플랫폼'이 대체합니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으니 임대료와 인건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이 줄어든 비용 덕분에 돈을 빌리는 사람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고, 투자자는 은행 예금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가 탄생합니다.
구조는 혁신적이지만, 실제 P2P 대출이 다루는 영역은 우리가 흔히 아는 1금융권(신한, 국민 등) 은행의 우량 대출 모델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새마을금고, 신협, 저축은행 같은 2금융권의 비즈니스 모델에 가깝습니다. 이들이 타깃으로 삼는 곳은 바로 신용도가 아주 높지도, 낮지도 않은 이른바 '중금리 대출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개인 투자자 관점에서의 P2P 대출 투자


직접 경험하며 느낀 P2P 대출 투자의 매력은 크게 8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① 은행 예금의 3배, '중수익 중위험'
연 2~3%대인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로는 치솟는 물가인상률과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턱없이 부족합니다. 반면 P2P 대출은 원금 손실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은행 이자보다 훨씬 높은 연 7~12%대의 중수익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 자체가 달라집니다.
② 커피 한 잔 값으로 시작하는 '1인 은행'
지난 시리즈에서 다룬 리츠의 캐치프레이즈가 "커피 한 잔 값으로 건물주가 되는 것"이었다면, P2P 대출은 "커피 한 잔 값으로 은행이 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수천만 원의 큰 금액이 없어도 단돈 5천 원으로 대출 채권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③ '소액부징수' 절세 혜택
투자자들은 ISA 계좌나 연금저축을 통해 한 푼이라도 세금을 아끼려 애씁니다. P2P 투자에도 엄청난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소득세액이 일정 금액 미만일 때 세금을 걷지 않는 '소액부징수' 제도입니다. 여러 상품에 5,000원씩 소액으로 쪼개어 분산 투자하면, 이자 소득세(15.4%)를 단 한 푼도 내지 않고 고스란히 내 수익으로 챙길 수 있습니다
④ 매달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 외 현금흐름
보통 정기예금은 만기가 되어야 원금과 이자를 일시에 지급합니다. 하지만 P2P 대출은 다릅니다. 대출자가 매달 이자를 내기 때문에, 내 통장에도 매월 이자가 차곡차곡 꽂힙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포트폴리오를 다각도로 구축해 두었을 때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이자가 상환되기도 했습니다. 새벽1시에서 2시 사이에 한 건씩 입금되기 시작합니다. 매일같이 고정적인 부수입 파이프라인이 작동하니 자금 운용이 눈에 띄게 유연해지고, 이 이자를 즉시 재투자해 '복리 효과'까지 누릴 수 있습니다.
⑤ 꾸준한 수익
주식이나 코인은 국제 정세나 경기 침체에 따라 등락폭이 커집니다. 최근 증시를 보면 매수 사이드카, 매도 사이드카가 반복되는 일이 잦으면서 투자를 망설였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반면 P2P 대출은 투자 시점에 금리가 고정됩니다. 주식 시장 변동성과 무관하게 내가 투자한 채권에 문제가 없는 한 약속된 이자가 꾸준히 발생합니다.
⑥ 비교적 짧은 만기
부동산 펀드나 ELS(주가연계증권) 등은 한 번 가입하면 자금이 몇 년씩 묶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P2P 대출은 만기가 수개월에서 1년 내외로 비교적 짧은 편입니다. 덕분에 자금 회전율이 높고, 복리의 효과도 발생하며 공백기에 단기 자금을 굴리기에 적합합니다.
⑦ 실물 경제 안목
자연스럽게 경제 공부가 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등기부등본을 꼼꼼히 살펴보고, 특정 지역의 아파트 시세를 추적하게 됩니다. 기준금리에 따라 부동산 가격과 대출금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금융 시장의 흐름을 읽는 눈이 생깁니다.
⑧ 전문가의 필터링을 거친 상품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플랫폼 내부의 전문 심사역들이 차입자의 신용도, 담보 가치, 상환 능력 등을 까다롭게 1차 심사한 뒤 상품을 출시합니다.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검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은 다소 안심됩니다.
 

1인 은행으로서의 리스크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P2P 금융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중수익 중위험'입니다. 은행 이자의 몇 배에 달하는 장점들이 존재하는 만큼, 우리가 '1인 은행'으로서 감내해야 할 단점과 리스크 역시 존재합니다.

① 원금 비보장과 연체 시 채권 추심
P2P 투자는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차입자가 돈을 갚지 못하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 됩니다. 연체가 발생하면 플랫폼이 채권 추심을 대신 진행하긴 하지만, '언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차입자가 정말 갚을 능력은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다소 부족합니다. 대형 플랫폼의 경우, 채권의 추심상태를 올려주기도 하며, 직접 고객센터에 물어보면 알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② 잦은 중도 상환과 새로운 상품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
은행 예금은 한 번 가입하면 만기 때까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P2P 대출은 만기가 짧은 만큼 돈이 돌 때마다 매번 새로운 투자 상품을 분석하고 골라야 하는 수고가 따릅니다. 
특히, 내가 투자하고 싶은 상품이더라도, 모집금액이 다 차게 되면 투자할 수 없게 되므로 오픈런이 필요합니다. 제가 가장 많이 쓰는 플랫폼인 에잇퍼센트는 평일 오전 10시, 오전 11시, 오후 2시에 대부분의 상품이 열리며, 이따끔씩 오후 3, 5시 등 불규칙하게 올라올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애써 선별한 상품이 차입자의 사정으로 조기 상환(중도 상환)될 경우, 예상했던 이자 수익에 미치지 못할뿐더러 또다시 '새 상품 오픈런'을 뛰어야 합니다. 실제 제 경우에도 투자한 지 고작 2주에서 한 달 사이에 원금이 덜컥 상환되어 새 상품을 찾아야하는 경험이 잦았습니다. 

③ 유동성 리스크
주식이나 채권은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장에 즉시 팔아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금 역시 이자를 포기하면 당장 해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P2P 투자는 중간에 나갈 수 있는 비상구가 없습니다. 갑자기 급전이 필요해져도 만기 때까지 자금이 묶이므로, 당장 쓰지 않을 '여유 자금'으로만 접근해야 합니다.
특히, 만기 후 리파이낸싱(재대출)이 되지 않는 경우 또는 연체되는 경우에는 상환 시 원금 및 지연에 대한 연체이자는 수령 가능하지만, 내 예상보다 늦어지기 때문에 자금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④ 생소한 시장 구조와 상품 공부의 진입장벽
투자 구조가 생소한 초보자에게는 용어부터가 커다란 장벽입니다. P2P투자는 은행예금이나 펀드처럼 알아서 돈을 굴려주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내가 투자할 상품의 등기부등본을 읽을 수 있어야하며, 담보가치가 정말 안전한지 평가할 수 있어야하며, 상품의 구조를 이해해야합니다. 

⑤ 세금과 플랫폼 수수료의 꼼꼼한 계산 필요
상품의 수익률이 실질 수익률은 아닙니다. 이자소득세 15.4%에 더해 플랫폼이 떼어가는 이용 수수료(연 대략 1.2% 내외)까지 차감하고 나면, 실제 내 손에 쥐어지는 순수익률은 생각보다 낮아질 수 있어 철저한 세후 계산이 필수적입니다.
앞서 소액부징수 혜택에 대해서 설명드렸는데, 한 상품당 투자 액수가 커질수록 소액부징수 혜택마저 사라지며 내 실질 순수익률은 더더욱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1년 만기 연 9.9%짜리 상품에 투자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수수료와 세금의 영향으로 금액이 커질수록 내가 받는 이자는 정비례로 늘지 않고 비율적으로 조금씩 줄어듭니다.

* 5,000원 투자 시: 세후 순이익 436원
* 1만 원 투자 시: 세후 순이익 750원  (5,000원 투자의 딱 2배인 872원이 되지 않음)
* 5만 원 투자 시: 세후 순이익 3,720원
* 10만 원 투자 시: 세후 순이익 7,238원
* 100만 원 투자 시: 세후 순이익 71,857원

⑥ 정부 정책과 규제
P2P 시장은 정부 정책과 가계부채 규제의 영향을 직격타로 맞습니다. 부동산 대출규제로 인해 차주가 줄어들게되면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역시 줄어듭니다. 실제로 올해 들어 현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작년과 비교해 투자상품이 줄어든 것이 체감됩니다.
무엇보다 자금을 크게 굴리고 싶은 투자자의 발목을 잡는 것은 까다로운 '법적 투자 한도(리미트)'입니다. 현재 일반 개인투자자는 온투업 전체를 통틀어 연간 총 4,000만 원(부동산 담보 2,000만 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으며, 한 사람(동일 차입자)에게는 최대 500만 원까지만 돈을 빌려줄 수 있습니다.
'투자 총액 제한 규제'가 적용되다 보니, 아무리 좋은 투자 기회나 우량 상품을 발견해도 제도적 한계에 부딪혀 자산 증식의 규모를 키우지 못하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⑦ 원화 기반 자산의 한계와 인플레 헷징 불가
P2P 투자는 오직 '원화'로만 투자하고 정해진 고정 이자를 받는 구조입니다. 이는 화폐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물가가 폭등하는 고인플레이션 시기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금 같은 실물 자산은 물가 상승에 맞춰 자산 가격이 함께 오르며 가치를 방어(헷징)하지만, P2P는 내 원금과 이자의 가치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결국 물가가 오르는 만큼 실질적인 자산 가치는 앉아서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⑧ 업계의 어두운 과거와 플랫폼 먹튀 리스크
마지막으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역사적 오점이 있습니다. 과거 P2P 시장 초창기에는 법적 규제의 빈틈을 타 투자금을 모아 사적으로 가로채는 악질적인 사기와 허위 공시, 플랫폼 먹튀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업법)이 제정되어 제도권 금융으로 엄격하게 관리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내 돈을 보관하고 연결해 줄 플랫폼의 도덕성과 재무 안정성을 투자자 스스로 날카롭게 검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온투법에 의해 인가받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상위권 업체에 투자하는 것을 권합니다.
김고양

김고양

개인투자자

필명을 사용해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리츠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에서 부동산을 관찰하고 탐구합니다. "야, 너두 건물주 될 수 있어"라는 모토로, 어려운 부동산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e(I)NTP #지적호기심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