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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편에서는 공급 부족, 전세가 상승, 유동성 확대라는 세 가지 상승 요인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하반기 시장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3대 이슈를 짚어 봅니다. 

 

요즘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AI에 의해 기술 발전이 촉발된 것이지만, 결국 그로 인해 우리의 생활 패턴과 가치관마저 바뀌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비교적 큰 비용이 투자되고 거래에도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자산이다 보니 타 분야보다 변화의 속도가 늦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아파트 시장은 비교적 투자자의 성향이나 제도의 변화, 사회 및 인구 구조 등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빠른 시장 변화 속에서도 하반기 주택시장을 주도할 3대 이슈, 나아가 하반기뿐 아니라 당분간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에서 화두가 되는 내용을 알아봅니다.

 

Issue 1. 수도권 아파트 시장 열쇠, 30대에게 달려있다
2019년부터 서울 큰손 자리매김, 성동구, 송파구 매수 주도


서울 아파트를 사는 연령층이 점차 젊어지고 있습니다. 2019년 7월까지만 해도 서울아파트를 매입하는 주요 고객은 40대의 세대주였습니다. 주식 등 다른 금융자산에 비해 목돈이 투자돼야 하는 자산이다 보니 40대의 안정적인 자산을 일군 세대주가 주요 투자자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2019년 8월부터 서울 아파트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주체가 달라집니다. 2019년 당시 30대는 1980~1989년생으로 밀레니얼 세대에 해당합니다. 한국에서는 흔히 'X세대 후반 ~ 밀레니얼 초반'으로 불리기도 하며, '386세대'의 자녀 세대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SNS를 통해 함께 학습하고 모방하는 경험을 통해 다양한 직간접 경험을 축적한 30대가 2000년 이후 집값 상승을 경험하면서, 앞선 세대보다 더 빠르게 서울 아파트 매수 주체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대출 규제 등 정책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했으나, 오늘날 서울 아파트 투자 ‘큰손’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19년 이후 30대 VS 40대 서울아파트 매수자 추이 (자료:한국부동산원)
 

2025년 11월부터 2026년 4월까지 6개월간 한국부동산원에서 집계한 서울아파트 연령대별 매매거래현황을 보면 어떤 연령이 팔고 누가 매입했는지 명확히 드러나게 됩니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가 지난 5월 9일까지 종료되는 제도적 변화 속에서 매도에 나섰던 노령층의 주택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층은 30대였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같은 기간 연령별 매수 가구수-매도가구수를 산출한 결과 30대는 순매수가 1만778가구로 신규 매수가 절대적으로 많았고 40대 2,259가구, 20대 754가구 순이었습니다. 반면 70대는 매수보다 매도가 많아 -5,596가구를 더 판 것으로 나타났고 60대는 -4,781가구, 50대는 -3,004가구순으로 집계됐습니다. 결국 아파트 시장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25년 11월~2026년 4월 연령대별 순매수(매도자-매수자) 수 (자료:한국부동산원)

그러면 30대가 서울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사들인 곳은 어느 구일까요? 한국부동산원의 2019년 4월 이후 연령대별 서울아파트 매매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30대가 가장 선호한 곳은 성동구로 전체 매입자 중 30대 비율이 43.3%로 가장 높았습니다. 2위는 영등포구 39.4%, 3위는 구로구 38.5%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30대 소득으로 구입 가능한 아파트가 많이 포진돼 있고 대출 규제로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용이한 15억 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곳이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성수동 및 영등포구, 구로구의 경우 IT나 엔터테인먼트 등 젊은 층의 일자리가 많은 곳으로 직주 근접 등을 고려한 실수요자 비중이 높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반면 30대 비중이 가장 낮았던 곳은 평균 집값이 비싼 강남구로 23.5%에 그쳤고 서초구가 25%로 2위, 양천구가 28.9%로 3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강남구의 경우도 2019년 30대 비중이 22%에 그쳤으나 2026년은 4월까지 누적 거래 기준 30대 거래 비중이 26.7%로 상승해 강남권도 30대 영리치들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어 가는 추세로 분석됩니다.

서울아파트 매수자 중 30대 비중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2019년 8월 아파트를 매입하여 자산을 키워갔던 1980년대 초반 30대들이 기존 투자로 차익을 실현하여 ‘똘똘한 한 채’로 이전하는 투자 흐름을 보이고 있는 현상을 고려할 때, 강남권도 향후 3~4년 내 매수 주체로 30대 영향력이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5년간 구별 평균 30대 매수자 비율(자료:한국부동산원)

실제로 강남 3구 중 송파구는 30대 비중이 33.7%로 가장 높았고, 올해는 40대(33.2%)보다 30대가 더욱 적극적으로 송파구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강북 또는 수도권 외곽에서 강남 입성을 위한 브릿지가 되는 곳이 송파로 인지되어 있습니다. 송파구는 거주 및 투자 후 자산을 축적하여 강남으로 골인하는 로드맵의 중요 거점이므로 송파는 서울 아파트 가격의 척도가 되는 곳입니다.

송파구 연령별 서울아파트 매매 비율 추이 (자료:한국부동산원)

결국 서울 아파트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30대의 주거 패턴과 가치관을 이해해야 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송파구의 가격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Issue 2. 명품백 대신 아파트, 아파트도 명품 브랜드 시대
입지만큼 설계, 커뮤니티, 주거서비스, 희소성 등 공용공간과 무형의 가치 중요


한때 부의 대명사였던 명품백은 이제는 웬만한 사람이라면 하나쯤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명품 브랜드에 대한 인기는 대단하지만 쉽게 갖기 어려웠던 시절, 부러움의 대상은 이제 아닌 듯합니다. 그러나 아파트 구매층이 30대 이하의 젊은 세대로 빠르게 이전하면서 이제는 어디에 살고 있는지가 본인의 정체성과 능력을 설명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부동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입지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부동산은 위치가 고정된 자산인 만큼 바꿀 수 없는 입지가 절대적으로 본질적인 가치를 설명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파트의 고급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아파트가 생활 중심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아파트의 기능이 입지를 강화하기 시작했고, 단지 내 공동 공간은 편리성과 기능성이라는 가치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부동산114가 2025년 8월 11일부터 20일까지 전국 3,341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아파트 경쟁력 진단 조사’ 결과 하이앤드 브랜드를 위한 요건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리미엄 입지가 18.5%로 1위를 기록했고 ▶프라이버시 보장 설계(14.8%) ▶고급 커뮤니티 시설(14.4%) ▶친환경∙에너지시스템(11.6%) ▶스마트홈 및 IT 인프라(11%) ▶호텔식 주거 서비스(10.7%) ▶희소성 및 상징성(8.4%) ▶외관∙건축디자인 차별화(7.9%) ▶브랜드 고유성 및 이미지(2.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에서도 드러났듯이 입지의 중요성을 제외하면 설계나 커뮤니티, 친환경 시스템 등 건설적 하드웨어는 물론 호텔식 운영, 희소성 및 상징성 등의 소프트웨어적인 가치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해 이전의 아파트 가치를 설명하던 방식과 적잖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실상 단수로 답변된 해당 질문에 대해 브랜드 고유성 및 이미지라고 답한 9위를 제외하면 각 응답 간 차이도 크지 않아 고급 아파트로서의 요건으로 하드웨어 이상의 부문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제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의 경우 입지적 한계를 커뮤니티 시설의 고급화 및 디자인, 조경 등의 차별화로 마케팅하는 단지가 늘고 있고, 어느 정도 수요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곳도 나오고 있어 아파트 가격을 설명하는 요인이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실제 반포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실거래가 기준으로 볼 때, 동일한 평형을 가진 인접한 단지와 큰 차이가 납니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할 때 입지가 비슷한 인접 단지보다 20억 원 이상 비싸게 거래되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전통적으로 아파트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입지만을 두고 평가할 때 충분히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부동산114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듯, 수요자들은 아파트라는 상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입지 이외에도 설계나 커뮤니티시설, 주거 서비스, 희소성 등의 다양한 건축적·운영적 측면의 소프트웨어까지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압구정동, 여의도, 성수동 등 한강 변 고가 아파트 재건축 설계에 글로벌 설계회사로 명성이 높은 포스터 앤 파트너스(압구정4구역), 람사, 모포시스(압구정3구역), 헤더윅 스튜디오(여의도 대교), SMDP(신반포19, 25차) 등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고급화 추세에 맞춰 건설업체의 아파트 브랜드도 하이엔드 라인과 일반 아파트 간 차이를 두는 투트랙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디자인 설계 조감도. Ⓒ헤더윅 스튜디오, 제공=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조합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에서 일반 재화와 달리,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특수한 재화의 특성을 설명했습니다. 이 ‘베블런 효과’는 재화의 핵심은 물리적 속성을 넘어선 가격 프리미엄이며, 이는 입지·명성·희소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주장입니다. 일반적 가치 판단 기준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 하이드 부동산이 대표적인 베블런효과로 설명되는 이유입니다.

서울 아파트 큰손으로 등극한 30대는 성장 과정에서 이미 명품 브랜드의 가치를 체득한 세대입니다. 결국 점차 비싸지는 서울 아파트가 입지를 넘어선 프리미엄 가격을 창출하는 핵심 동력은 브랜드 가치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Issue 3. 신축보다 구축, 재건축보다 재개발로 투자 선호도 이동
상대적으로 덜 비싼 구축, 세부담 적은 도심 재개발 기대 높아져


정부가 이달 중 세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이나 정책 당국의 발언을 종합해볼 때 재산세 과표가 되는 공정시장가액이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증가하고 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한 세부담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처분하지 못한 다주택자나 1주택자중에서도 교육, 육아 등 다양한 이유로 보유 주택을 전세 주고 본인도 전세살이중인 세대의 경우는 세제 개편에 따른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급격하게 변동성이 높아지는 주식시장의 공포가 높아지면서 실현 이익을 부동산으로 재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고, 하반기에도 서울 등 수도권 주택의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세부담을 줄이고, 대출 규제의 한계와 향후 가치 상승 기회를 노린 곳으로 투자수요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가격이 오르고 대출 부담 등으로 진입에 걸림돌이 큰 신규 주택보다는 입지는 우수하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단지 구축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갭 맞추기 시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외곽이나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경기도 외곽, 인천 등으로 수요자들이 이동하면서 지역별 가격 상승폭이 외곽에서 더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궁극적으로 강남3구 및 마용성 등 입지가 우수한 곳과 격차를 줄이게 되면서 다시 강남권으로 향하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성수동 3대장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숲 트리마제. Ⓒ시티폴리오

재건축 투자는 오랜 시간을 버텨낸 만큼 가치 상승이나 신축 후 삶의 만족도는 확실히 높습니다. 이미 강남 등 많은 단지에서 입증되는 결과이므로 재건축 추진 단지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시간을 버텨내게 하는 힘이 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보유세 부담이 증가하고 토지거래허가 부담으로 얼마의 시간이 소요될 지 모르는 재건축 아파트에 올인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집니다. 이런 대안으로 재개발이 상대적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개발의 경우 사업단계나 입지에 따라 가격은 오르지만, 같은 입지라도 여전히 과표가 낮아 보유세 부담이 현격히 낮습니다.

동작구 상도동이나 사당동, 용산구 서계동 등 도심의 입지가 우수한 신속통합기획지역 등 역시 관심이 높아지는 곳중 하나입니다. 특히 신속통합, 모아주택 등 서울의 재정비사업에 속도를 내던 오세훈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이들 지역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간 조회수가 높은 재개발구역(자료:재개발닷컴)

투자의 큰 흐름은 가치가 높아지는 방향을 따라가기 마련이지만, 작은 물줄기는 정부의 정책이나 당시 현실적 여건에 따라 트렌드가 바뀌기도 합니다. 그 트렌드를 읽는 눈과 실행에 옮기는 용기가 늘 투자의 결과를 안겨 줍니다. 하반기 수도권 주택시장은 두려움보다 옥석을 가리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안명숙

안명숙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자문위원. 부동산 마케팅 솔루션제작소 오지랖 대표

30여년 경력의 현직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 금융권 부동산 컨설턴트,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스타트업 기업 등을 거치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부자들의 관심과 니즈를 분석해왔다. 부동산이 도시와 개인의 가치있는 자산으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하도록 오늘도 유쾌하게 오지랖을 떨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