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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에서 신스틸러로’…존재감 키우는 K리츠

2025.03.24 08:45:30

K리츠
자산편입
신스틸러
다역
신한리츠운용

신한리츠운용이 강남권역(GBD)에 소재한 BNK디지털타워 매각 딜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냈습니다. 신한리츠운용은 신한알파리츠의 후속 포트폴리오 자산으로 편입할 예정입니다. 신한알파리츠는 그동안 오피스 섹터에서 꾸준하게 외형을 확장해왔지만, 갈수록 중소형 자산 중심으로 편입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이번 딜을 성공적으로 클로징 하게 되면 지난해 광화문 씨티스퀘어에 이어 연달아 4,000억원대를 훌쩍 상회하는 레코드를 쌓게 됩니다.

사실 최근 들어 국내 실물부동산 거래에서 K리츠의 이름은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삼성중공업 판교 오피스를 인수한 이지스밸류리츠, 돈의문 디타워에 투자한 NH올원리츠(실질 주체는 NH리츠운용), 올해 초에 광화문 G타워에 이어 신라스테이 마포를 확보(우협)한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등이 등장했습니다. 여기에 딜이 진행중이거나, 참여는 했지만 최종 인수까지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경우를 포함하면 K리츠의 참여 사례는 더욱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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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불과 2023년 이전까지와는 사뭇 다른 광경입니다. 당시에 리츠는 다른 플레이어 대비 딜 수임 여건이나 경쟁력 면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고, 성과도 미미했습니다. 신규 IPO 자산은 기존 보유 부동산, 추가 자산의 경우엔 그룹 및 관계사 유동화와 관련 있는 부동산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일부 리츠의 경우엔 미래 불확실성을 안고서도 수익률을 방어하기 위해 지방 자산을 포함하기도 했죠.

K리츠의 대규모 유상증자 행렬이 있었던 지난해 하반기엔 30% 이상의 리츠들이 줄줄이 자산편입을 완료했습니다. 한화리츠(장교빌딩), 삼성FN리츠(삼성화재 판교사옥), 디앤디플랫폼리츠(명동N타워), 롯데리츠(강남 L타워) 등이죠. 이외에 일부는 우선주를 겨냥한 소액 투자 건도 있었습니다. 다만 K리츠 자산편입의 큰 물줄기는 일부를 제외하면 그룹 자산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자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2024년 하반기 자산편입 내용, 출처:삼성증권

하지만 분위기는 점진적으로 바뀌면서 편입자산 풀(Pool)은 더욱 확대됐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가 오고 있습니다. 일례로 K리츠는 비교 우위의 조달 역량으로 낙점을 받는 경우가 늘었고, 이러한 기류는 더욱 확대되는 흐름입니다. 지난해 이경자 삼성증권 리서치 팀장은 금리 하락기에 레버리지 추구로 과감히 대형 자산 편입에 나서는 경우가 늘었다고 평가하기도 하면서 금리 하락 국면에 존재감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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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으로 K리츠들은 담보대출 외에도 회사채와 전자단기사채를 비롯 다양한 조달 카드를 활용하는 등 여력이 많아졌습니다. 금리 측면에서도 회사채와 전자단기사채는 담보대출 대비 매력적인 카드이기도 했습니다. 실질적 지원 주체인 대기업, 금융그룹의 참여 시에 더욱 탄탄한 클로징 역량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굳이 당장의 에쿼티 투자자를 모집하지 않더라도, 단기적으로 차입을 통해 물량 인수를 소화하는 경우도 증가했습니다.

물론 K리츠가 실물 부동산 거래에서 존재감이나 위상을 제고한 부분은 운용사의 의지나 조달 여력 확대 등 경쟁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에 해당하지 못하는 리츠는 별다른 퍼포먼스 없이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자산 리츠의 경우가 대표적이죠. 때문에 시장 전반의 침체 속에도 대형 및 중형 리츠들이 꾸준히 거래 레코드를 쌓아가고 있는, 선례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선 매우 고무적입니다.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사람 만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 등에 더해 주요 플레이어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