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리츠'에 투자한다고 하면 상장된 리츠나 리츠ETF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리츠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습니다. 바로 리츠가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채권이란 법률적으로 '사람이 타인에게 일정한 의무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지만, 금융상품에서는 채권이란 정부 또는 기업에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증서입니다. 채무자는 채권자(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깁니다.
부동산 투자에서 타인자본, 즉 부채의 조달은 필수불가결입니다. 정기예금, 주식 등에 비해 부동산은 투자규모가 크기 때문에 타인자본을 사용할 수 밖에 없으며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이마트 등 일반적인 기업들은 신규사업 진출, 연구개발비(R&D비용) 투자, 원자재 매입 등을 위해 채권을 발행합니다. 반면, K리츠는 주로 신규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기존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리파이낸싱을 목적으로 채권을 발행합니다. 이후 보유자산의 매각, 리파이낸싱(만기 후 재상환), 주주의 유상증자 등으로 기존 대출을 상환합니다.
K리츠 초기에는 주로 담보대출 또는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였지만, 지금은 SK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등 다수의 리츠가 정관을 변경하여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자단기사채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채를 조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브릿지론, 전자단기사채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짧은 기간 동안 빌리기 위해 사용됩니다. 신한알파리츠, SK리츠가 신규자산 매입을 위해 브릿지론과 전자단기사채를 사용하였습니다. 담보대출, 회사채, 담보부사채는 비교적 기간이 긴 편입니다. 전환사채 등 메자닌은 일반적인 대출(담보대출 등)에 비해 금리가 다소 낮다는 점, 추후 부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유통주식 물량이 증가해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한계입니다.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 방법
먼저, 개인 투자자가 투자가능한 채권은 크게 장외채권과 장내채권으로 구분됩니다. 장외채권이란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을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것이며, 장내채권은 일반적인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거래됩니다. 주식 중에서도 유동성(매매 거래량)이 낮은 주식이 많듯이 채권 역시 매도자가 없을 경우에 내가 원하는 채권일지라도 투자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현재 키움증권에서 장외채권 에스케이리츠4-2 회사채(KR6395402E56)를 판매 중이며, 매수수익률은 3.25%, 세후 수익률은 약 2.64%입니다.
또한 롯데리츠,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SK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KB스타리츠, 한화리츠의 채권이 장내에서 거래가능합니다. 같은 채권이라도 증권사 HTS/MTS마다 채권의 종목명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종목명에 위탁 또는 리츠로 검색하시거나 채권코드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리츠 채권 투자가 가진 여러 가지 매력과 장점
필자는 리츠 투자자들이 가질 만한 '리츠 채권'의 매력과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리츠 투자자에게 일종의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령, 고금리 시기에 금리가 높아지면 리츠는 이자비용 증가로 인하여 주가가 낮아지거나 배당수익률이 훼손될 우려가 높습니다. 하지만, 리츠가 발행한 채권투자자는 금리가 높은 이자비용의 수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리츠의 이자비용(회사채 투자자 이자)지출이 배당 지급보다 우선시되는 것도 장점입니다.
둘째, 매월 발생하는 현금흐름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Case by Case), 몇몇 채권들은 매월 이자를 지급합니다. 리츠 ETF가 아닌 개별 리츠 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인위적으로 월배당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한다면 굳이 원하지 않는 종목을 편입하지 않더라도 현금흐름이 개선됩니다.
SK리츠(4-1), 제이알글로벌리츠(3-1),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1-2 녹), 이지스레지던스(5사)케이비스타리츠(2-2) 등의 채권은 매월 이자를 지급하지만, SK리츠(6-2), 롯데리츠(6-1), 한화리츠(1)는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합니다.
2023년 이지스밸류리츠가 발행한 이지스밸류플러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1-2(녹) 회사채는 2년 만기에 표면이율 연 7.2%이었습니다. 만기 때까지 이를 보유한다면 매월 들어오는 현금흐름으로 양호한 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 것입니다.
셋째, 리츠 투자자들은 일반적인 채권투자자들에 비해 회사에 대한 정보가 많습니다. 해당 채권의 발행목적과 발행재원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이해도가 높습니다. 채무자에 대한 정보가 많다는 것은 신규발행 채권의 가격이 메리트가 있거나 채권 가격이 하락할 때 매수할 수 있을 자신있게 매수할 수 있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일반적인 기업에 비해 리츠가 발행한 채권의 안정성이 높은 것도 장점입니다. 현재 업황으로 인해 어려운 화학(케미칼)은 투자하기에 리스크가 있고, 건설업종 역시 미분양 등으로 인해 투자 위험도가 높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실적개선이 이루어진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항공회사에서 발행한 채권은 괜찮아보이지만, 일본, 중국과의 관계, 질병 등으로 인해 회사가 휘청거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역시 투자하기 망설여집니다. 리츠는 부동산의 임대료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습니다.
넷째, 변동성이 낮습니다. 리츠는 레버리지 상품, 테마주보다 변동성이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리츠 역시 '주식'이기 때문에 떨어질 때는 한없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채권 역시 '금리'의 방향성에 따라 가격이 변하지만, 지정된 만기일까지 보유한다면 원리금이 상환되며, 주식과 리츠에 비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마지막으로, ISA 등 세제혜택계좌를 이용하면 혜택이 가능합니다. 정기예적금 등의 이자 및 주식 배당은 15.4%의 소득세를 내지만, 개개인에게 적합한 세금혜택계좌를 이용한다면 비과세, 저율과세, 과세이연 등 세금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러 변수에 따라 아쉬운 점 혹은 한계점도 존재합니다.
저금리 시기에는 이자수익이 낮습니다. 즉, 주식이나 리츠에 비해 적합한 투자 대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한, 고금리 시기라면 단기적으로 채권의 이자 수익은 높을 수 있습니다. 다만 리츠의 배당율과 리츠의 저점 매수까지 고려한다면 리츠에 직접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