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츠가 지지부진했던 작년 말, 모 K리츠 투자자와 식사를 하면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 분께서는 "지금 K리츠가 많이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하는데, 만약에 지금(작년 말) 10억을 K리츠 한 종목에만 베팅하라면 어떤 종목에 투자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당시 필자의 대답은 '신한알파리츠'였습니다.
#트랙레코드
신한알파리츠는 K리츠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주식시장에는 다산리츠, 골드나래리츠 등이 시장에 상장되어 있었지만,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퇴장하였습니다. 그 이후 한국 주식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리츠시장을, 신한알파리츠가 개척하였습니다.
그레이츠판교와 함께 상장을 시작으로, 용산더프라임, 그레이츠청계(대일빌딩) 등을 편입시키는데 성공하면서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증명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11개의 자산(BNK디지털타워 제외)을 보유하면서, 다른 리츠 대비 괜찮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K리츠 중 공모가를 꾸준히 상회하는 리츠는 신한알파리츠가 유일합니다.
*신한알파리츠 상장 후 주가 흐름, 출처:SPI
주주들 역시 다른 리츠 대비 신한알파리츠에 대한 믿음이 견고합니다. 신규자산 편입 등을 위한 유상증자가 있음에도 꾸준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00%를 넘어가는 청약률(2023년 138%, 2024년 107.88%)을 기록하였습니다. 2023년 8월에는 용산더프라임을 매각하여 주주들에게 특별배당을 지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매입-운영-매각까지 부동산 투자의 사이클을 거친 리츠가 되었습니다.
#입지_중심업무권역
신한알파리츠의 모든 자산은 중심업무권역(CBD, GBD, YBD, PBD 등)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여의도 업무권역(YBD)에는 아직까지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대부분의 자산이 서울 중구 일대의 중심업무권역, 강남역 일대의 강남업무권역, 판교의 판교업무권역에 위치해있습니다.
이는 다른 리츠가 보유한 오피스 자산의 입지와도 차별화됩니다.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세미콜론문래, NH올원리츠의 에이원타워(광주, 금남로 등), 한화리츠의 구리, 평촌 사옥과 비교할 때 그 장점이 드러납니다.
#브랜드와ESG
신한알파리츠는 2022년 ‘GREITS’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GREITS’는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Great(위대한)라는 뜻으로 해석가능하며, 글자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G, E, S를 조합하면 ESG라는 단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신한알파리츠의 ESG에 대한 노력은 단지 브랜드네이밍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보유 자산에 대해 친환경 건물 인증제도인 LEED 인증 및 GRESB 인증에 대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2년 신한L타워를 시작으로 2023년 그레이츠판교, 그레이츠숭례에 대해 LEED인증을 완료하였고, 그레이츠청계, 트윈시티남산, 삼성화재 역삼빌딩에 대해 LEED인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건물 운영 비용 절감 및 ESG 발행 채권으로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계획입니다. 이는 곧 투자자들의 수익성 제고로 이어집니다.
<약점(weakness)>
#오피스단일 포트폴리오
신한알파리츠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오피스 단일 포트폴리오라는 점입니다. SK리츠는 주유소를 꾸준히 리모델링 후 개발 혹은 지방자산을 매각하여 특별배당의 형태로 지급하였고 이지스밸류리츠는 성장이 기대되는 북미 IDC(데이터센터)자산, 물류센터를 편입하였습니다.
포트폴리오의 효과란 다수의 투자자산에 투자하여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즉, 이를 누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용도, 다양한 입지의 자산을 편입할 때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국내가 아닌, 미국 시장에서 볼 때,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이퀴닉스(EQINIX),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한 프롤로지스(Prologis)는 배당률은 다소 낮았지만, 주가상승측면에서 볼 때 오피스 섹터의 리츠를 압도하였습니다. 배당률과 주가성장률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위험 분산의 측면에서 볼 때 투자자가 인위적으로 다른 섹터의 리츠를 편입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퀄리티의한계
신한알파리츠는 그레이츠 판교를 기초자산으로 상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완전한 소유권이 아닌, 구분소유 물건과 일부 지분을 편입하는 사례가 증가하였습니다. 삼성화재 역삼빌딩의 10층의 일부와 11~20층을, 캠브리지 빌딩의 11~14층, 19층을, HSBC빌딩의 9~19층, 지하1층을 구분소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사는 용산 아스테리움을 보유한 자리츠의 지분 30.8%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리츠는 용산 아스테리움을 2~8층을 구분소유 중입니다.
구분소유 물건이 일반적인 물건보다 저렴하여 기회를 찾을 수도 있지만, 자산의 처분(상대방의 신규매입)관점,
리모델링 혹은 재건축의 관점에서 볼 때, 소유자가 여럿 있는 것보다는 단일 소유자로부터 매입하는 것이 비용(시간, 물질적)비용 측면에서 저렴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파트처럼 구분소유 물건이더라도 거래가 빈번하며, 수요자가 많은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상가, 오피스 등 비주거 용도의 구분소유 물건이 저렴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2025년 4월 편입을 준비하고 있는 BNK디지털타워의 경우, 다소 입찰가액(매입금액)이 높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입지의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2024년 편입한 GS서초타워의 경우, 동사(신한알파리츠)는 GBD에 위치한 자산으로 분류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논현, 강남역, 역삼, 코엑스로 이어지는 테헤란로 일대의 GBD자산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회(opportunity)>
#자산가치재평가
2024년 세법의 개정으로, 리츠의 배당가능이익의 범위가 늘어났습니다. 지금까지는 자산 매입 후 가격이 올라 발생한 차익을 배당가능이익으로 반영해야하며, 법인세법상 이익의 90%이상 배당해야만 법인세를 면제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리츠에 유입되는 현금은 없음에도 말이죠.
신한알파리츠의 그레이츠 판교는 2021년 2월, 그레이츠 숭례는 2022년 2월에 감정평가를 마쳤습니다. 인근 유사사례 등을 감안하자면, 두 자산의 감정가액은 올랐을 것입니다. 이를 회계에 반영한다면, 부채비율과 LTV가 하락하여 추가 대출여력이 생기며, 신용등급 향상이 가능해지면서 조금 더 저렴한 금리로 대출이 가능해집니다. 즉, 현재 매입을 추진 중인 BNK디지털타워 혹은 리파이낸싱 등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신한알파리츠
#차입을통한재도약
신한알파리츠는 2024년 주주총회에서 회사채 발행한도 3,500억원을 승인받았습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용처는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동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약 5%대 수익률의 신규자산매입, 5.5%를 지급하는 우선주 소각, 4%대 중반 금리에서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리파이낸싱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자산가치재평가와 회사채 발행한도를 합친다면, 조금 더 퀄리티 있는 우량자산의 편입이 가능해지며, 이자비용의 절감 등의 재무효과 및 배당금 상향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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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threat)>
#대체재의위협
흔히 대체재란, 무엇인가를 대신할 수 있는 재화를 뜻합니다. A상품의 가격이 상승하면, B상품의 수요가 증가할 때 우리는 이 둘을 대체재라고 부릅니다. 흔히 콜라와 사이다를 대체재 관계라고 부릅니다. 시장에 콜라가 흔해지면, 당연히 사이다의 가격은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대체재란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재화가 가진 특성에 따라서, 문화에 따라서 대체 관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사한 예로, 경제학 교과서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대체재 관계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소고기를 먹지 않고,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특정한 상황에서는 서로 대체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신한알파리츠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현재 신한알파리츠의 가장 큰 위협은 오피스의 공급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29년 서울 오피스 공실률이 무려 14%이상 치솟을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습니다. 마곡 원그로브 등 마곡의 오피스는 여전히 공실인 곳이 많고 CBD일대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 수표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원엑스), 세운재정비촉진구역,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이 공급예정되어 있습니다. 시장에 콜라의 공급량이 늘어나면 사이다의 가격이 내리듯이, 대체재의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의 하락은 필연적입니다. 서울 시내에 오피스의 공급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가격은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의미의 대체재도 생길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때처럼 재택근무가 늘어난다면 업무용 공간은 오피스빌딩이 아니라 가정이 될 것이고, 삶의 공간의 중요성으로 인해 주거용 부동산의 가격이 오르거나 인테리어의 수요가 오피스 수요를 대신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최근 SK텔레콤, KT 등 통신사에서 자영업자, 쇼핑몰들을 타겟팅한 콜센터, 전화대응 AI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콜센터의 역할을 하던 오피스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고, 오히려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고양
개인투자자
필명을 사용해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리츠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에서 부동산을 관찰하고 탐구합니다.
"야, 너두 건물주 될 수 있어"라는 모토로, 어려운 부동산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e(I)NTP #지적호기심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