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view>
SK리츠의 '25년 하반기 현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가장 최근인 10월 삼성증권 콥데이 행사에 제시한 IR 자료 기준입니다. '25년 상반기(이하 전기) 대비 하반기 SK리츠 IR에서는 AUM의 증가, 보유자산(개수)의 감소, 지분율의 변동, 공실률이 눈에 띕니다.
1.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전기 4.4조원에서 당기 4.9조원으로 증가하였습니다.
2. 자산 숫자는 종전 총 120개 자산(오피스 4개, 주유소 111개, 수처리센터 5개)에서 115개(주유소 106개)로 감소하였습니다.
3. '24년 12월 30일 기준 SK리츠의 지분율은 SK(주) 32.1%, 기관 36.4%, 외국인 8.16%에서 '25년 6월 기준 스폰서인 SK(주), 외국인이 30.1%, 7.5%로 각각 2%, 0.66% 감소하였습니다. 반면, 기관의 지분은 전기 36.4%에서 당기 39.8%로 3.4% 증가하였습니다.
4. '25년 3월 31일 기준 자산 공실률은 1.2%였습니다. 종로타워에서 일시적으로 공실이 발생하였기 때문입니다. SK그룹이 후속임차인으로 7월 입주하여 같은해 9월 30일 기준 공실률은 0%입니다. 다만, 여전히 종로타워 리테일에는 공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이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5.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시가배당률(연환산배당률)이 낮아졌습니다. 배당금/주가 = 시가배당률이며, 배당금의 변동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한다면 시가배당률은 낮아지며, 주가가 하락한다면 시가배당률은 상승합니다.
또한, SK리츠는 신규 편입검토 자산으로 SK-P타워를 제시하였습니다. SK-P타워는 제1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오피스 자산입니다. 현 시점 유상증자 없이 담보대출과 전단채, 보유현금으로 편입할 예정이며, SK리츠의 P타워 편입으로 인해 포트폴리오 중 오피스가 57.1% → 61%로 증가하게 됩니다.
SK리츠가 제시한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조금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자산편입
SK리츠가 상장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편입한 자산의 용도를 보면, 그룹 또는 계열사가 보유 및 이용 중인 오피스와 수처리센터(산업용자산)입니다. '24년 이후 편입한 자산은 SK-C타워(충무로)와 편입예정인 SK-P타워(판교)입니다. SK-C타워는 서울 내 신축 오피스 자산이라는 점, SK-P타워는 서울의 오피스시장(CBD, GBD 등, 공급과잉 이슈 )과는 또 다른 안정된 수요(IT업계 등)가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입니다.
필자는 스폰서인 SK그룹과의 SK리츠의 관계, 또는 SK그룹의 활동 등을 고려할 때, 연간보고서에 제시한 자산들을 편입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물론, SK리츠는 '23년 수처리센터 편입 과정 속에서 진통을 겪었기 때문에 당장 새로운 색깔의 자산을 편입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AMC인 SK리츠운용은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대구AI센터의 개발에 참여하였고, 이재명 정부 들어서 SK그룹은 SK AI데이터센터 울산을 짓기로 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대구AI센터나 SK AI데이터센터 울산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SK리츠의 편입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꼭 이와 같이 매스컴을 통해 투자자들이 익히 알고 있는 자산이 아니더라도, 데이터센터의 성장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SK리츠가 편입하였으면 하는 자산군입니다.
그룹 외부자산의 검토 역시 AMC의 운용역량 및 독립성(편입, 임대차 등 그룹의 영향을 받지않는다는 점)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해봄직합니다. 가령, 스폰서리츠인 롯데리츠는 그룹 외부 자산인 강남역DF타워 우선주에 투자한바 있습니다. 또한, 스폰서 리츠는 다른 리츠 대비 자산의 매각이 다소 활발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SK리츠는 매분기 주유소를 꾸준히 매각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SK리츠의 포트폴리오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서린빌딩, 종로타워 등의 오피스 자산은 단기에 매각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룹 자산의 차익실현이 어렵다는 스폰서리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외부자산을 편입-운용-매각한다면, 그러한 단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산 포트폴리오
SK리츠가 보유한 자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바로 주유소 포트폴리오입니다. 현재 SK리츠는 매분기 주유소 자산을 매각하고 있으며, 매각차익을 특별배당의 형태로 주주들에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산의 매각을 통한 캐피탈 리사이클링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볼 때, 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주유소 자산을 운용 중인 경쟁사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와 비교했을 때, 두 회사 간의 운용전략은 사뭇 차이납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전략은 토지 밸류업입니다. 성장성이 떨어지는 주유소자산을 개발하여 리테일, 라스트마일 물류, 전기차 충전소, 세차장 복합시설 등으로 개발하여 자산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매력입니다. 이 과정에서 토지의 숨겨진 용적률, 건폐율 등을 찾아내어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것이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반면, SK리츠는 적극적인 토지 밸류업의 방향보다는 단순히 매각에 치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사실 개인투자자의 관점에서 볼 때, 어느 쪽이 더 나은 방향일지 궁금한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서, 주유소 매입비용 + 철거비용 + 건축비(개발비용) + 개발로 인한 가치상승분(용적률, 건폐율의 활용, 용도변경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치 상승)의 합 vs 주유소 매각 중에서 편익이 큰 쪽을 택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숫자놀음으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토지 가치 밸류업은 자산의 가치를 올려 임대료가 상승하고 새로운 임차인 또는 매수인을 찾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건축비의 상승, 건축과정의 지연 등의 우려도 있습니다. 반면, 주유소 매각의 경우, 효율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매각하여 새로운 자산에 투자한다는 캐피탈리사이클링의 관점에서 긍정적이며, 차익실현분을 주주들에게 돌려준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하지만, '입지' 자체를 제외한다면 매각 자산의 매력도가 떨어져보인다는 점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매각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해당 자산이 주유소로 남아있게되면, 신규 매수인이 개발할 경우 토지정화비용 등이 소요되며,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 등을 감안할 때 주유소로 운영하기에도 다소 매력도가 떨어집니다. 알뜰주유소 등 경쟁자의 등장으로 주유소라는 사양산업에 뛰어드는 Player들은 과거와 달리 제한적입니다.
물론, SK리츠도 과거 주유소를 개발할 계획이 있었습니다. 주유소를 미래에너지 플랫폼으로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고, 구체적으로 주유소를 개발하여 산업통상자원부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 과제로 손꼽혔던 에너지슈퍼스테이션 사업을 이어나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만 보면 비용 등의 문제로 쉽게 추진하지 못했거나 성과물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자산재평가
자산재평가가 활성화됨에 따라서, SK리츠 역시 반기마다 감정평가법인을 통해 자산재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자산재평가는 자산의 가치를 새로이 평가함으로써 ▲신용등급 및 부채비율 개선효과가 발생하며, 리츠는 이를 바탕으로 ▲ 추가담보대출 또는 회사채 발행 등으로 신규자산 매입에 나설 수 있습니다. 또한, 신용등급이 상승 기대감에 따라 ▲고금리 대출에서 저금리 대출로 대환 또는 ▲조금 더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경우 리츠의 배당여력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반기(6개월)마다 감정평가비용을 들여서 하는 것이 실제 효과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종전 평가와 당해 평가 사이의 1년 텀이면 자산가치 평가가 체감이 되겠지만, 6개월마다 하는데 종로타워처럼 실제 감정평가액 상승이 없는 경우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평가비용을 들여서 하는 것이 실제 비용 대비 편익이 체감되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이번 자산재평가를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의 평가액이 직전평가 대비 상승하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합리적인 판단 근거가 있다면 IR에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과거 SK리츠가 자산 편입 시 제공한 수처리센터 관련 주요 Q&A에 따르면, 수처리센터의 가치평가는 대상 건물을 현재가격으로 신축하는데 소요되는 재조달원가를 산정하는 원가법을 적용하였습니다.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 등(기계장비 등)으로 이루어있으며, 이 경우, 토지는 감가되지 않고, 건물 등은 감가됩니다. 당해 자산이 위치한 이천의 경우, 서울 및 과천, 판교 등에 비해서 토지 가격의 상승이 큰 편은 아니며, 오피스와 비교해서 토지보다 건물 등의 비중이 큰 편입니다. 자산을 편입한지 2년의 시간이 지났고, 기계장비 등은 정액법 또는 정률법에 의해 감가수정(또는 감가상각)됨이 마땅하며, 이에 따라 자산가치가 유지 또는 하락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산가치는 오히려 편입시점 대비 상승하였습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으며 필자 역시 자산가치가 상승하기보다는 다소 내려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필자의 입장에서 오랜 고민 끝에 생각한 자산가치 상승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i) 해당 자산을 편입한 '23년은 고금리 시기였고 '25년 현재는 기준금리가 내린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자산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고금리 시기에는 자산가치와 현금가치 중 자산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저금리 시기에는 자산가치와 현금가치 중 자산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ii) 원가법은 '재조달원가'를 산정하는 방법입니다. 만약 2년 사이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면, 건축비와 자재비는 크게 늘어났을 것이고 이는 감가수정비(감가상각비)를 상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iii) 당해 자산의 임대료는 직전연도 경기도 CPI 인상률 연동되며 인상률 하한선 2.0%, 상한선 5.0% 조건입니다. 즉, 감정평가 방식 중 수익법을 일부 반영하여 수익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다만, 이 경우, 편입시점에는 원가법을 주된 방법으로 사용하였으나, 지금 와서 수익법을 주된 방법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SK하이닉스의 실적 강세에 따른 임차인의 신용도 증가 등 임대료 수취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감정평가에 있어서 단순히 임차인의 역할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폰서의 지분율
SK리츠는 스폰서인 SK(주)의 지분율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모기업, 스폰서의 지분율이 낮아지면서 과거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 편입 당시 유상증자 때 신주인수권이 1원에 거래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후 '25년에도 스폰서의 지분율은 낮아졌습니다.
반면, 또 다른 스폰서리츠인 롯데리츠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롯데리츠는 지난 신규자산 편입 시 기존 주주(롯데쇼핑) 외에도 롯데물산이 주요 주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였습니다. 롯데리츠의 사례처럼 SK리츠 역시 이번 신규자산 편입 시 임차인인 SK텔레콤 등 SK그룹의 계열사들이 SK리츠의 지분을 편입했더라면, 지금보다 주가가 더 오르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SK그룹의 현재 상황을 감안한다면, SK텔레콤의 유심사태, SK온에 대한 투자 확대, 중국의 공세에 따른 석유화학 산업 업황의 악화 등 어려움이 있습니다. 자산에 대한 지배력은 유지하면서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 리츠를 설립하고, 자산을 매각한 것이 요지입니다. 물론, 그룹 내 주요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그룹이 리츠를 운용하는 목적입니다.
하지만, 스폰서의 지분율이 꾸준히 줄어든다면, 시장에서는 SK그룹이 리츠가 보유한 자산에 대한 지배력은 필요하지만,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확신이 낮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우려도 있길 마련일 것입니다. 스폰서는 SK리츠에 대한 어떤 뷰와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