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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시장의 성황, 그리고 '놓치는 부분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최근 성황입니다. 직접 투자의 번거로움은 줄이고, 섹터의 방향성을 보고 바스켓(basket)으로 구매하는 직관성 덕분에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에서 직접 운용(DC)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면서 ETF 투자가 늘어난 덕분도 있을겁니다(퇴직연금감독규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상장 주식 직접투자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단, 리츠의 경우 개별 종목 투자가 예외적으로 허용됩니다)
이런 상황에 ‘반도체가 좋다던데’, ‘방산 섹터가 좋아보이는데’, ‘달러를 살까’, ‘금을 사볼까’하는 다양한 투자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ETF가 출시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2026년 4월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400조원으로, 2020년 52조원 수준과 비교하면 5년여만에 8배 가까이 확대되었습니다. 
다만, ETF 투자가 대세가 된 지금일수록 투자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점도 분명합니다. ‘쉬운’ 이라는 단어 뒤에는 ‘무지’와 ‘비효율’이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사는 ETF가 정확히 어떤 구조인지, 어떤 콘셉트로 운용되는지, 그 구조가 갖는 장점과 한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내 포트폴리오의 수익 목적과 실제로 맞아떨어지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리츠 ETF니까’, 혹은 ‘월분배 ETF’라는 이유만으로 상품을 골랐다가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른 성과를 받아 들게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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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ETF 현황입니다. 같은 리츠 ETF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에는 꽤 많은 편차가 있습니다. 물론 이는 특정 시점에서의 단순한 비교에 불과하며, 해당 결과만으로 각 리츠 ETF의 절대적 성과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왜 같은 리츠ETF인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지, 어떤 요인이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또 향후 시장 환경이 바뀔 경우 어떤 유형의 리츠 ETF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는지를 투자자가 구분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차별화가 심화되는 구간, 지수(Index) 보다 '액티브(Active) 전략'이 유효한 시기

최근 국내 리츠의 주가 흐름은 '리츠 전반'보다 '개별 종목 선택'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4월 누적(4월 22일 기준) 한화리츠는 28.6% 상승하면서 월간 수익률 1위를 기록한 반면, 해외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16.4% 하락하는 등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리츠 전반에 대한 대외환경이 아주 낙관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미-이란 전쟁으로 인해 금리 경로가 다시금 동결 내지는 인상 기조로 점차 강화되는 양상입니다. 로이터(Reuters)의 4월 22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이코노미스트 다수는 연준이 최소 6개월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봤고, 9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3.50%~3.75%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응답이 103명 중 56명이었습니다. 3월 말 조사에서는 9월까지 최소 1회 인하를 예상한 비중이 거의 70%였는데, 그 기대가 크게 약해졌습니다. 또 올해 내내 동결을 보는 응답 비중도 직전 조사 대비 거의 두 배로 늘었습니다. 리츠 투자 매력이 영구적으로 훼손됐다고 볼 단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전쟁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로를 흔들면서 리츠 자산 전반의 할인율 부담을 높였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현재 리츠에 대한 투자 매력은 리츠라는 자산군 전체가 아니라, 국내 우량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해외 리스크가 없으며, 스폰서 신뢰도와 배당 성장 가시성이 높은 일부 대형 스폰서 리츠에 대한 프리미엄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리츠 자산 전체를 매수하는 지수 ETF 추종 수익률은, 개별 종목을 선별하는 전략(Active)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인덱스 투자에는 본래 두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하나는 해당 자산군 전체를 대표하는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그 안에서 일정 기준에 따라 우량 종목을 선별하는 기능입니다. 이 같은 기능을 갖춘 대표적인 인덱스가 바로 다우존스지수입니다. 다우지스는 1896년 출범 이후 59차례의 편입 편출을 거치며 대략 140개 안팎의 기업이 지수를 거쳐 갔습니다. 즉, 인덱스가 단순히 ‘시장 대표 바스켓’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대표 기업을 계속 바꾸는 선별 장치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내 상장 리츠 시장은 아직 인덱스가 ‘선별’ 기능을 갖추기에는 성숙하지 못했습니다. 리츠 ETF를 산다는 것이 우량 리츠만을 고르는 행위라기보다, 아직 충분히 걸러지지 않은 시장 전체를 일정 규칙대로 함께 담는 것에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ETF가 대세이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할 것 없이, 직접투자 역시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리츠 간 자산 경쟁력과 스폰서 역량, 배당 성장 가시성의 차이가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것보다 개별 종목을 선별하는 전략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물론 과거에는 국내 상장 리츠에 대한 직접투자가 정보 비대칭과 잦은 유상증자, 운용 불확실성 탓에 쉽지 않은 선택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부 우량 리츠를 중심으로 AMC의 자산 편입·매각 역량과 자금조달 능력이 점차 검증되고 있고, 배당 정책과 성장 전략에 대한 주주 커뮤니케이션도 한층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즉 직접투자의 불확실성이 과거에 비해 완화되고 있다는 점 역시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상장리츠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이 연내 개정된다면, 직접 투자의 매력은 더욱 올라가니,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TF는 장기 보유 상품일 수는 있어도, 반드시 정적인 투자수단은 아닙니다

투자자는 장기 투자의 목적으로 ETF를 매수한 뒤 ‘묻어’둘 수 있지만, ETF 내부의 편입 종목과 비중은 지수 규칙과 시장 변화에 따라 수시로 바뀝니다. 겉으로는 손쉬운 분산투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가 어떤 자산을 얼마나 오래 보유하고 싶은지에 대한 판단을 상품 구조에 위임하는 투자에 가깝습니다. ETF 매수 당시의 구성과 시간이 지난 뒤 확인한 구성은 상당히 달라져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ETF에 장기 투자하더라도, ETF 자산 구성과 추종 지수의 변화, 수익률 흐름 등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편리함은 분명 장점이지만, 그 편리함이 투자 판단까지 대신해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박세라

박세라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건설/부동산 담당 연구위원

건설업과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자와 소통하는 일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