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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서림
서재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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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 첫 <CEO의 서재>는 책 소개 대신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독서를 하고 싶지만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책 읽을 공간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에는 독서를 좋아하는 필자조차도 한 시간 이상 책을 읽어본 경험이 없습니다. 중간중간에 들어오는 카톡과 이메일을 체크하고, 그 사이 다른 SNS에는 무엇이 올라왔는지 궁금증을 참지 못해 찾아보고, 필자가 올린 피드에는 몇 명이 반응을 보였을지 확인하고, 관심이 가는 짧은 영상을 보다가 어느새 유튜브 채널을 찾게 되는 그런 패턴을 반복하는 경험을 모두 해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난 휴가 때는 일부러 휴대폰을 안 보려고 노력도 하고 운동도 아예 수영을 하면서 애써 휴대폰과 멀어지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CEO의 서재를 읽는 독자들께 좋은 ‘유료 도서관’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 공간에 들어가면 일단 찰카찰칵 소리를 내면서 사진을 찍기가 민망하고(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 글에 삽입된 사진은 전부 필자가 찍은 사진입니다.) 좋은 책들이 하얀 공간에 가지런히 놓여 있어서 책을 사랑하는 이들은 그 공간에 있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공간입니다. 1 회 이용권은 굉장히 비싼 편이지만 일년 이용권은 또 말도 안 되게 저렴합니다. 바로 청담동에 위치한 ‘소전서림’이라는 곳입니다. 말 그대로 흰 벽돌로 둘러싸인 책의 숲입니다. 우리나라에 돈을 내고 입장해서 책을 보는 곳 대부분이 음료 값이 포함된 카페 형태인데 비해 이 소전서림은 작은 도서관 느낌입니다. 그것도 아주 고급 살롱 느낌입니다. 실제로 소전서림 안에 책을 읽을 수 있는 독립된 부스들이 있는데 그곳의 의자는 핀율(Finn Juhl)을 비롯하여 아르텍, 프리츠 한센, 카시나 등 오리지널 디자인 가구들이라 집에서도 못누리는 호사를 누리면서 책을 읽는 기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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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서림은 문학 전문 책들로 거의 채워져 있지만 좋은 화가의 도록들도 많이 구비되어 있고 요즘은 좀처럼 보기 힘든 문학 관련 잡지나 계간지들도 많이 있습니다. 필자는 도서관에 가서 보는 책도 있지만 제가 읽고 있는 책을 가져가서 보기도 하는데 일년 멤버십에 제공되는 하루 3시간 이용 시간 동안 SNS 안보기 등을 마음먹고 도서관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걸 잘 지킨 날은 왠지 뿌듯하기도 하고 3시간 동안 책 한권을 너끈히 읽는 날도 있어서 집 밖의 서재에 대한 만족감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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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서림은 원오원 아키텍츠의 최욱 소장님 작품입니다. 2023년 5월 SPI의 <아이디얼 시티를 찾아서> 행사를 원오원 아키텍츠 사무실에서 최욱 소장님과 진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소전서림에 대해서 잠시 언급을 해주셔서 알게 되었는데요. 이 글을 쓰기 위해 원오원 아키텍츠에서 발간했던 도무스(DOMUS) 한국판을 찾아 보니 최욱 소장님은 이 공간에 대해서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저는 건축 디자인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구분하지 않아요. 건축가가 장소에 개입할 때 풀어야 될 숙제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테리어 디자인도 외부와 면하는 도시적 측면을 고려해야 하고, 내부는 또 다른 건축적 효과를 만들어야 해요. 도시에서 오브제적 성격과 물성이 강한 건축물인데, 가로와 면하는 부분에 박공 형태의 게이트가 있었어요. 도시적 측면에서 이 부분이 흥미롭다고 느꼈고 잘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주변은 대체로 규모가 큰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스케일을 줄이려고 노력했어요. 온기가 있는, 마을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도서관의 스케일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기존 도시 구조에 개입해서 도서관에 적절한 스케일을 만들고, 건물의 장점을 연장시켜서 도서관으로 들어가는 동선경험을 만들고, 내부 공간에 온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였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건축 잡지 'Domus'

또한 도서관에는 최욱 소장님의 소전서림 설계 모티브에 관한 간단한 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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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에 면한 건축물 안에

도서관이 있다고 상상하기 힘들지만

고문서 도서관 마르치아나(Marciana)가 있다.

르네상스 문양을 찾고 옛 지도를 보기 위해서는

이 도서관을 방문해야 하는데,

신청 후 30여 분이 지나서야

수백 난간 서가에 보관된 자료가 수레에 실려 나온다.

열람실은 충층의 서가로 둘러싸인 높은 공간이며

각자의 스탠드가 있는 건 나무 원목 테이블은

오백여 년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다.

늦은 밤 도서관을 나서면 안개가 낀 베니스의 가로등은

도서관의 연장처럼 점점이 켜져 있고

얕은 파도가 선착장에 부딪히는 소리만 유난히 들린다.

도서관의 리듬 : 소전서림 설계모티브 _원오원아키텍츠

책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서재를 하나 갖는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소망일 것입니다. 특히 아이들이 어릴 때는 나만의 동굴로 피신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텐데요. 이럴 때 소전서림 같은 곳이 그런 동굴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이런 공간이 집에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을 하다가도 혼자 즐기는 공간 보다는 그래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설계자의 의도대로 조금은 더 따뜻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소전서림의 회원이 되면 각종 독서모임이나 음악 미술 강의에 종종 초대되고는 합니다. 필자는 이런 경험이 공간을 만드는 우리 SPI 독자분들이 더 좋은 공간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새해 첫 CEO의 서재로 골라봤습니다. 올 해도 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소전서림 :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 138길 23 

 

 

 

 

 

 

 

김정은

김정은

SPI 대표

2018년부터 SPI(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SPI는 상업용부동산의 투명하고 올바른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전문 플랫폼으로, 깊이가 다른 상업용 부동산 아티클과 시장에 특화된 데이터 리서치 및 애널리틱스를 기반으로 출판,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람과 비즈니스를 연결합니다. 더 나아가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우리가 사는 도시를 더 좋게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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