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츠 업계에서 보유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가장 침체된 곳을 꼽으라면 굉장히 많은 표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판 프롤로지스이자 국내 물류 시장 최강자로 꼽히는 ESR켄달스퀘어리츠입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국내 물류 시장이나 리츠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나 평판을 가지고 있지만,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물류 플레이어이자 브랜드입니다. 국내 물류 시장의 과잉 공급 이슈와 리츠 시장 침체 등에 따른 한파로 ESR켄달스퀘어리츠 역시 속절없이 부진한 시간들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사실 ESR켄달스퀘어리츠가 주가 흐름과 달리 보여준 효율적인 자산매입 및 매각 전략, 기대 이상의 리파이낸싱 결과 등을 보면 ‘역시 ESR켄달스퀘어리츠’란 평가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결과로 국내 물류 과잉 공급 이슈의 안전지대란 점을 증명했습니다. 실제로 리츠의 가장 큰 평가 요소 중 하나인 배당금 우상향 기조는 상장 직후인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졌고, 올해와 내년 역시 어김없이 배당금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삼성증권 "존재감 회복할 'K리츠 골리앗들(SK∙ESR켄달)'"
알리익스프레스와 국내 물류 시장, 그리고 ESR켄달스퀘어리츠
올해도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지난해와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그에 더한 ‘플러스 알파’ 카드까지도 내놓을 계획입니다. 핵심은 일정 기간 운용을 거친 우량 자산 매각과 매물로 나온 저평가된 자산 매입을 통한 수익 창출(배당 확대), 즉 ‘캐피탈 리사이클링’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게 골자입니다. 동시에 ESR켄달스퀘어리츠는 물론 K리츠에 전례없던 미국 현지의 글로벌 넌딜로드쇼(Non-Deal Road show, NDR)도 중점 프로젝트입니다. 싱가포르 등 아시아 행사는 지난해를 비롯 종종 있지만 미국 시장은 국내 시장에서 상당히 제한적이죠. 현지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궁극엔 투자 유치를 통해 투자자 저변을 확대하겠단 복안입니다. 아직은 현지 기관 등 세부적인 일정이나 계획이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상반기 내로는 실행한다는 의지입니다.
사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K리츠 가운데 가장 외국인 지분율이 많은 곳입니다. 북미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의 지분율이 25% 가량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스폰서인 ESR그룹의 보유 지분은 10% 안팎입니다. 1월 기준 외국인의 지분 보유 비중은 46% 수준으로 다른 K리츠를 압도할 정도죠. 특히 2022년에는 K리츠 최초로 ‘FTSE EPRA Nareit Developed Asia' 지수에 편입되며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의 기반을 닦기도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구상중인 NDR을 통해 한층 더 글로벌 시장에서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존재감을 알리고,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금을 확보하겠단 복안입니다. 종국엔 길어진 주가 약세를 해소할 수 있는 방편도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