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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서재]작은 행동이 가진 큰 영향력

2025.01.26 10:39:23

편집 고병기

딜레마
성장
조직
의사결정
리더
긴 연휴를 앞두고 어떤 책을 고르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2022년 오웰 정치소설상’을 수상한 클레어 키건(Claire Keegan)의 소설 <이처러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를 선택했습니다. 영화로도 나와 있어서 관심있는 분들은 영화와 같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소설이 아닙니다. 한 개인의 선택이 사회적 구조 속에서 어떤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입니다. 리더의 관점에서 이 책을 읽으면 리더십의 본질과 윤리적 의사결정이 조직과 개인의 정체성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소설의 배경은 1985년 아일랜드의 한 작은 마을입니다. 주인공 빌 펄롱은 다섯 딸을 둔 가장으로 석탄과 목재를 배달하며 생계를 이어갑니다. 그는 자신의 안정적인 삶과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빌의 어린 시절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고 어머니를 고용했던 부유한 여성의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빌의 과거는 그의 따뜻하고 윤리적인 성품을 형성했으며 이로 인해 그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의에 민감한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던 빌은 지역 수녀원이 운영하는 매그달렌 세탁소에 석탄을 배달하던 중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합니다. 그는 석탄 창고에서 학대받는 한 소녀를 발견하는데 이 소녀는 14주 된 아기를 빼앗긴 채 극도로 비참한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매그달렌 세탁소는 당시 아일랜드 사회의 위선과 억압적인 종교적 관행을 상징합니다. 가난하거나 미혼모라는 이유만으로 여성들이 강제로 노동을 해야 했고 사회는 이런 억압을 묵인했습니다. 빌은 소녀의 비참한 상황에 충격을 받고 그녀를 돕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사로잡힙니다.

하지만 빌은 큰 내적 갈등에 빠집니다. 소녀를 돕는다는 것은 그의 가족과 자신의 안정적인 삶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그달렌 세탁소와 지역 사회의 권력 구조를 감안할 때 그는 자신의 행동이 불러올 결과를 두려워합니다. 동시에 그는 이런 부조리를 외면하고 침묵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빌의 갈등은 단순히 개인의 윤리적 문제를 넘어 리더십의 본질과 책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고민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는 질문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나는 안전한 선택을 할 것인가, 아니면 정의를 위해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빌의 작은 행동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짧은 소설은 빌의 세세한 마음의 갈등을 묘사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리더십과 연결시켜 상상해 보았습니다. 이런 선택은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많이 마주하는 순간일 뿐더러 그렇게 해서 내린 결정이 나와 가족, 직원들과 더 나아가서는 국민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소설은 리더십이 단순히 전략과 수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성과 용기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빌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그는 자신의 행동이 그저 자신과 가족을 넘어 지역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합니다.

특히 빌의 내적 갈등은 오늘날 기업이 직면하는 윤리적 딜레마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단기적 이익을 위해 침묵하거나 불의를 외면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진정성 있는 선택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끕니다. 빌이 보여준 용기는 리더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인 '책임 있는 리더십'의 본질을 잘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작은 행동이 가진 큰 영향력'을 보여줍니다. 빌이 세탁소에 갇힌 소녀를 도와준 것은 단순한 선행처럼 보이지만 그 행동은 세상에 중요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이는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 속에서 내리는 작은 결정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선택이 무의미하거나 큰 변화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빌의 이야기는 단 한 번의 선택이 더 나은 방향으로의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행동은 가정 교육과 기업 문화에도 적용될 것입니다. 작은 개선, 단순한 가치 실현, 그리고 구성원들과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조직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책은 개인의 윤리를 넘어 사회 구조의 문제와 이를 변화시킬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매그달렌 세탁소는 과거 아일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불평등과 억압을 상징합니다. 기업 역시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일부가 될 수 있지만 공정한 노동 관행 채택이나 소외된 이웃 지원 등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빌의 용기 있는 행동은 우리에게 "조직과 사회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개인과 기업이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이를 해결하려 할 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짧은 분량 속에서도 무게감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빌의 평범하지만 용기 있는 선택은 우리 모두에게 물음을 던집니다. “나는 어떤 리더인가?”, “나는 내 주변의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는가?”

한 조직에서 리더의 관점으로 이 책을 읽어 보신다면 이 책은 조직 내 윤리적 의사결정의 중요성과 리더로서 가져야 할 용기의 본질을 깊이 되새기게 만듭니다. 동시에, 작은 행동이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는 2025년 1월을 보내는 우리 대한민국의 일상에도 영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키건의 소설은 단순히 읽고 끝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각자가 개인과 리더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행동의 지침서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빌의 행동이 던지는 메시지를 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정은

김정은

SPI 대표

2018년부터 SPI(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SPI는 상업용부동산의 투명하고 올바른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전문 플랫폼으로, 깊이가 다른 상업용 부동산 아티클과 시장에 특화된 데이터 리서치 및 애널리틱스를 기반으로 출판,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람과 비즈니스를 연결합니다. 더 나아가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우리가 사는 도시를 더 좋게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