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노 리조트는 단순한 호텔 체인을 넘어 일본 호텔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기업입니다. 4대 경영자 호시노 요시하루의 리더십 하에 이 기업은 전통 료칸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1990년대 일본 경제 버블 붕괴로 많은 리조트가 도산하는 위기 속에서 호시노 요시하루는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투명한 경영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현장 직원들의 의견이 실제 운영에 반영되는 상향식 의사결정 구조였습니다. 현장에서 고객 경험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직원들의 통찰력을 활용함으로써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이루어냈습니다. 호시노 리조트도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와 친가들이 직접 운영을 했을 때는 어느 일본 회사 못지 않게 주인과 종업원, 상명하달식의 문화만 있던 낡은 료칸이었을 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십 수년도 더 된 책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사람을 꿈꾸게 만드는 경영자>라는 포시즌스 호텔의 창업자 이사도라 샤프가 쓴 책이었습니다. 호시노 리조트의 성공 사례는 포시즌스의 성장 과정과 많은 유사점을 보입니다. 이사도어 샤프가 이끈 포시즌스 역시 직원들의 열정과 참여에 기반한 경영 철학을 통해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포시즌스의 이러한 접근법은 '황금률 철학(Golden Rule Philosophy)'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모든 사람을 자신이 대우받고 싶은 방식으로 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철학은 직원들이 단순히 매뉴얼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격려했습니다.

호시노 리조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호시노 리조트가 맨 처음 확장하게 된 <리조나레 야쓰가타케>를 인수할 때의 과정은 호시노 사장이 직접 망한 호텔에서 도망치지 않고 남은 직원들과 마라톤 회의를 거치면서 그들의 마음을 여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강한 의지와 리조트에 대한 애정을 귀담아 듣는데서 시작했습니다. 호시노 리조트의 진정한 강점은 투명한 커뮤니케이션과 겸손한 리더십이 바탕이 된 그들의 탁월한 운영 능력에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인수한 일본의 부실 리조트 <아오모리아> 사례는 호시노야가 다른 호텔 브랜드보다 얼마나 탁월한지 잘 보여줍니다. 아오모리아 인수 후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호텔 체인 하얏트를 운영사로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일년이 채 못되어 총지배인이 그만두고 나가 성공시키지 못한 리조트를 호시노 리조트가 맡게 되면서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동일한 시설에서 운영 방식만 바꾸어 리조트를 부활시킨 것입니다.
특히, 이때부터 호시노 사장이 직접 투입되지 않고 평편한 조직,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지역을 파고드는 콘셉트와 확실한 고객층을 설계하는 호시노만의 방법으로 리조트를 부활시켰습니다. 이는 호텔 산업에서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특징은 골드만삭스와의 경험 이 후 호시노 리조트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부동산 금융 기법의 전략적 활용이 있습니다. 미국의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하고 글로벌 투자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한 호시노 요시하루는 리츠(REITs)와 펀드를 통한 자본 조달 방식으로 호텔을 직접 보유하는 대신 운영을 위탁 받는 구조를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초기 자본 부담을 줄이면서도 브랜드 확장을 가속화 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부동산 금융을 활용한 확장 전략으로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셋째,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통해 리조트를 지역 경제와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한국과 일본의 여행수지 차이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그 차이는 단순히 물리적 인프라의 차이가 아닌 고객 경험 중심의 공간 설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대형 리조트뿐만 아니라 작은 상점이나 식당에서도 장인정신과 섬세한 고객 배려가 느껴집니다. 이는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과 감동을 전달하고자 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적 태도를 반영합니다.
호시노 리조트의 사례는 물리적 시설보다 어떻게 그 공간을 운영하고 경험으로 채워나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한국 여행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인프라 확충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디자인과 운영 철학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특히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고객에게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 문화의 조성이 중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