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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변화 시대, 기업은 어떻게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

2025.04.20 05:50:05

인구감소
출산율
CEO
인구 구조 변화: 위기 너머의 기회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세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를 경제 위기의 전조로만 바라보지만 조영태 서울대 교수의 통찰은 다릅니다. 그는 인구 변화를 단순한 위협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미래 전략의 나침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현재의 저출산 정책으로는 인구를 더 늘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조영태 교수가 쓴 '인구는 내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는 그 고민에 대해 인구학자의 관점으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조영태 교수는 "현명한 경영자라면 인구 추세 속에서 새로운 기회의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합니다. 가령 '아이가 줄면 아동 시장도 줄 것'이라는 직관과 달리 한국의 유아·아동용품 시장은 출산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역설적 현상은 인구구조의 변화가 단순한 수의 게임이 아님을 시사합니다.
 
 
골드키즈와 프리미엄 소비 트렌드
이 현상의 배경에는 '골드키즈'와 '텐 포켓' 소비 트렌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녀 수는 줄었지만 한 아이에게 부모와 조부모, 친척들까지 투자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입니다. 그 결과 국내 유아·아동용품 시장은 2018년 대비 45%나 성장해 2023년에는 거래액이 5조 2,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결혼과 출산이 선택적인 고소득 계층의 결정으로 변모하면서 신혼부부를 겨냥한 프리미엄 가전 시장도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습니다. 삼성전자는 혼인 건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스포크와 같은 고급 라인업을 강화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인구의 질적 변화에 주목한 기업이 양적 축소 시장에서도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수한 전략가는 고객층의 연령 분포, 가구 구성, 소득 계층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여 수요가 축소되는 분야에서도 프리미엄화와 틈새시장 개척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잘파' 세대와 시장의 통합
인구 구조 변화는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세대 교체와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조영태 교수가 주목하는 'Z세대와 알파세대'를 아우르는 '잘파 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국경을 초월한 가치관과 소비 문화를 공유한다는 사실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들은 음악, 패션, 게임, 음식 등 다양한 영역에서 취향의 글로벌 동기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잘파 세대가 좋아하는 것이 미국과 중국의 잘파도 그대로 좋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조 교수의 분석은 기업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이는 더 이상 각 국가 시장을 별개의 취향으로 분리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젊은층 사이에서 성공한 콘텐츠나 제품은 이제 별도의 현지화 없이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잘파 세대의 등장은 국내 기업에게 세계 시장으로의 자연스러운 확장 기회를 제공합니다.
동시에 국내 시장만을 주시하는 기업에게는 세계 각국의 경쟁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입할 위험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선견지명이 있는 기업이라면 초기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감수성을 내재화하고 시장 전략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인구 통찰을 경영 전략에 활용하기
이제 인구 통찰은 경영 전략의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인구전망 없이는 사업전략도 없다는 말처럼 인구 구조 분석은 미래 시장 환경을 예측하는 기본 작업입니다.
인구 변화는 느리지만 강력한 흐름으로 한번 방향이 정해지면 향후 10년의 경영 환경을 상당 부분 결정합니다. 이미 태어난 인구수를 통해 10년 후 특정 연령층의 규모를 예측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인력 구성과 소비층 변화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조영태 교수는 "국가만 대비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개인도, 기업도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이를 경영에 적용하는 구체적인 방향으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있습니다.
①제품·서비스 포트폴리오 재점검
핵심 고객층의 인구 변화에 맞춰 제품 믹스를 조정합니다. 젊은층 감소 추세라면 시니어 시장이나 1인 가구를 위한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글로벌 잘파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는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시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합니다.
②인력 및 조직 관리
노동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해 인력 운용 전략을 재편해야 합니다. 젊은 인재 채용 경쟁이 치열해지므로 사내 교육으로 기존 인력의 생산성을 제고하거나 고경력 시니어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합니다. 또한 자동화와 AI 도입을 통해 인력 부족을 보완하는 투자도 인구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합니다.
③시장 진입 타이밍과 지역 다변화
국내에서 인구 감소로 성장 한계가 예상되는 업종은 인구 구조가 양호한 해외 시장을 조기에 탐색해야 합니다. 반면 지금은 작게 보이는 틈새 시장이라도 인구 구조 변화 추세상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고령친화 기술, 헬스케어, 간편식 등)에는 선제적으로 투자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핵심은 기존 관행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인구가 정해 놓은 미래에 맞춰 변화를 주도할 것인지를 경영진이 결단하는 것입니다. 인구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정부 정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CEO의 선제적 대응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것입니다.
 
 
미래를 읽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인구는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거대한 지도입니다. 이 책은 이 지도를 해독하는 지혜를 알려주며 경영자에게 귀중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인구 변화에 담긴 메시지를 읽어낸 기업은 불확실성의 바다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다가올 10년, 20년의 고객 구성과 시장 규모, 소비 패턴의 변화를 예견하고 대비하는 경영자만이 격변의 시대에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정된 인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만이 지속가능한 성장 경로를 설계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지금의 결정을 통해 미래를 디자인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에 끌려갈 것인가? 그 답은 인구 변화의 흐름 속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현명한 기업 리더라면 인구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함으로써,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전환하는 지혜를 발휘할 것입니다.
 『인구는 내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 조영태 저
 
김정은

김정은

SPI 대표

2018년부터 SPI(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SPI는 상업용부동산의 투명하고 올바른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전문 플랫폼으로, 깊이가 다른 상업용 부동산 아티클과 시장에 특화된 데이터 리서치 및 애널리틱스를 기반으로 출판,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람과 비즈니스를 연결합니다. 더 나아가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우리가 사는 도시를 더 좋게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