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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츠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쏟아진 대규모 유상증자에 극심한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다행히 최근의 유상증자를 둘러싼 분위기를 보면 그 경험 자체가 준 학습효과는 상당히 컸던 모습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리츠들의 자산편입 행렬은 이어지고 있지만, 즉각적인 유상증자로 이어지는 사례는 제한적입니다.

실제로 리츠나 자산관리회사(AMC)에서도 지난해 경험을 되살려 신규 자산 편입 시에 가급적이면 선제적인 유상증자를 억제하고 있습니다. 한층 더 떨어진 시장금리, 자산재평가에 따른 여유 자금 확대(LTV 감소) 등으로 레버리지(차입) 여력이 증가한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KRX 리츠 TOP 10 지수, 출처:KRX

대표적으로 삼성FN리츠입니다. 한국리츠협회 IR에서 내년 신규자산 편입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서울 잠실권역의 잠실빌딩입니다. 당초 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유상증자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습니다(실제로 꾸준하게 유상증자 가능성이 대두된 곳이기도 했죠). IR 과정에서 밝힌 대로면 단기적인 증자 절차 없이 회사채, 담보대출 등 레버리지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FN리츠는 AA급 담보부 회사채 발행 시 2%대 조달이 가능한 곳이죠.

*삼성FN리츠의 편입 계획 자산, 출처:삼성FN리츠

지난 7월 자본확충 절차를 끝낸 SK리츠의 경우엔 주가에 큰 영향을 주는 공모가 아닌 사모 방식으로 조달을 완료했습니다. 과거 여러 차례 유상증자 공모 과정에서 주가 추이를 경험한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두고 여러 선택지를 고민을 해오다 사모 유상증자를 택한 곳인데요. 증자 전후와 이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단기간에 사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마친 판단은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SK리츠 사례를 통해 '3자배정 유상증자' 다시 보기

*SK리츠 올해 주가 흐름, 출처:SPI

현재 증자 절차를 밟고 있는 이지스밸류리츠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외형상 차입금 상환 등 재무개선 목적의 증자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지난해 편입한 삼성중공업 판교R&D센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달입니다. 지난해 바로 증자를 진행하기 보다는 우선 차입으로 해결한 뒤 적정 시점에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셈입니다(자체 공식 오피셜이기도 합니다). 이 역시 증자 피로감이 큰 주주를 배려한 결정이었습니다.

올해 가장 먼저 증자를 추진하고 완료한 ESR켄달스퀘어리츠는 다소 상이한 케이스이긴 합니다. 자산 편입 시점에 맞춰 증자를 추진했습니다. 다른 리츠들이 비교적 꾸준히 증자를 했던 것과 달리 ESR켄달스퀘어리츠는 5년여 만에 증자에 나섰던 만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일정 부분 불기파성과 타당성이 있는 조달인 셈입니다. 그전까지는 적극적인 캐피탈리사이클링을 통해 증자 없이 자산편입과 조달을 완료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흐름은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나타난 기류는 아닙니다. 올해 초부터 일종의 선 레버리지전략의 확대 가능성이 감지된 바 있습니다. 유상증자에 대한 피로감과 거부감이 큰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진행되는 시점에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자산편입을 통한 대형화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했지만 자금조달 자체는 복수의 선택지 중에 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습니다. 그러한 기류가 확산되는 셈입니다.

‘선 레버리지(차입)’ 전략으로 외형 키우는 K리츠들

물론 유상증자 없는 자산편입과 대형화는 한계가 명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언제든 과거 자산편입에 따른 후속 수순으로 유상증자에 나설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주가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의 증자와 어느 정도 회복 기반을 마련한 뒤 나서는 증자는 투자자들과 시장의 반응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2022년 고금리 이전 주가가 양호했을 당시의 주가 흐름을 보면 지금과는 상당히 분위기가 달랐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국내외 상장 리츠와 자산관리회사(AMC), 투자자들 그리고 시장 전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취재하고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