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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월말과 4월초, 한화리츠와 삼성FN리츠는 차례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습니다. 고금리 파고 속에 지난한 공모 과정을 거치면서 상장을 완료했습니다.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모집 과정에서는 기대 이하의 결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당시엔 삼성과 한화란 브랜드가 아니었다면 상장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K리츠 시장의 한파는 최정점에 달했고,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여파를 그대로 받았습니다.

당시 두 곳에서는 공통적으로 외쳤던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치솟던 시점에 상장했던 만큼 점진적인 금리안정화와 비용축소, 그리고 수익증대 효과였는데요. 삼성FN리츠와 한화리츠는 높은 이자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수익, 즉 배당 책정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었습니다. 앞서 상장한 대다수 K리츠가 저금리 시절 상장했던 만큼 출발점 자체가 달랐습니다. 최근 흐름만 보면 두 리츠가 기대했던 효과는 현실로 나오고 있습니다.·…

*2023년 상장 당시 IR 자료(좌 한화리츠, 우 삼성FN리츠)

실제로 2023년 상반기 미국의 기준금리는 5%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1년 새 300bp(3%) 이상 올랐습니다. 지난해 이후 차츰 내려오던 기준금리는 현재 4.25%~4.5%대 수준에 형성되었습니다. 그 사이 국내외 채권금리와 대출금리는하락세가 완연했습니다. 4%~6%대에 달하던 담보대출, 브릿지론 등의 금리는 3%~4% 수준으로 내려왔고, AA급 회사채는 2%대 중후반입니다. 한화리츠와 삼성FN리츠의 담보부사채(회사채) 역시 2%대 후반에 조달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조금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최근의 흐름을 살펴보겠습니다. 한화리츠는 7~9월에 걸쳐 총 7,700억원 규모 차입금 리파이낸싱을 완료했는데요. 먼저 7월에 1,1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조달 금리는 2.97% 가량입니다. 이어 8월과 9월에 여의도 한화손해보험, 장교동 한화빌딩의 담보대출 리파이낸싱(올인코스트 기준 고정 및 변동금리 3%대 후반)을 연이어 마무리했습니다. 상장 당시 차입 금리가 4%~6% 수준(담보대출, 브릿지 등)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큰폭의 비용절감이 이뤄졌습니다. 한화리츠가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2024 9월말 기준 4.74%에서 리파이낸싱 이후 약 3.75%로 낮아졌습니다. 연간 71억원 가량이 절감된 셈입니다.

한화리츠는 어떻게 ‘2%대 차입금리'가 가능했을까요

올해 한화리츠의 주가가 계속해 반등하는 부분 역시 이와 맞물려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급락한 주가는 과도한 규모의 자본확충이 부메랑이 됐는데요. 올 들어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3,300원대까지 추락했다가 최근 4,000원 선을 회복하는 모습입니다. 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증자 후유증을 딛고 조달비용 절감, 그리고 배당증가 가능성 제고를 이어가는 만큼 향후 주가 흐름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화리츠 1년 주가 흐름, 출처:한화리츠

삼성FN리츠 역시 금리인하 국면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상장 당시엔 4%~6%대의 조달이 불가피했습니다. 이듬해는 조달금리가 6%대까지 치솟기도 했죠.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부터 차츰 낮아져 현재는 3%대 후반 수준의 평균 차입금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하락에 따라 조달 비용 축소, 수익 증대 등의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삼성FN리츠의 조달금리는 드라마틱하게 안정을 되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삼성FN리츠 금리하락 추이, 출처:삼성FN리츠 10월 IR 자료

삼성FN리츠는 주가에서는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은 채 평탄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대신 금리하락 효과가 신규 자산 편입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은 LTV를 유지해오면서 투자 버퍼(여력)을 키워왔는데요. 금리하락 효과까지 더해져서 최근 삼성생명의 잠실빌딩을 신규로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주주와 시장들의 반발이 큰 유상증자 없이 레버리지로 완료하겠단 계획입니다. 저금리 회사채 역시 일환입니다.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국내외 상장 리츠와 자산관리회사(AMC), 투자자들 그리고 시장 전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취재하고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