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view>
1. 이지스밸류리츠는 '24년 말 판교 삼성중공업 R&D센터를 편입하면서 판교업무권역(PBD)에 코어(Core) 자산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총 3차례의 신규 투자를 통해 올해 9월말 기준 자산 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상장 시점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2. 하반기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LTV는 61.2%로 하락하였고, 700억 가량 투자여력을 확보하였습니다. 이지스 측은 기관투자자와의 조인트벤처를 통해서 투자기회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3. 이천YM물류센터 매각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먼저 임대차 만기를 협의할 예정입니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이하 이지스밸류리츠)는 코람코와 더불어 실물 부동산을 개발-운용해본 경험이 있는 운용사를 AMC로 두고 있습니다. K리츠에서 코람코와 이지스의 운용방식은 조금 달랐습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주유소라는 다소 성장성이 낮은 자산의 입지를 살려내고, 용적률과 건폐율을 최대한 활용하고 용도전환하여 '토지'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는 Play를 보여주었고, 이지스밸류리츠는 '건축'의 관점에서 오피스빌딩을 리모델링하여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고, 새로운 기술을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태평로 빌딩 리모델링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또한, 이지스밸류리츠의 또 다른 장점은 IR행사, 투자자들과의 스킨십에 진심인 부분입니다. SK리츠는 출석률, 참여도의 측면에서 두드러진 곳인데요. 이지스밸류리츠는 가장 상세하게 설명하고 투자자의 궁금한 점이 없도록 탄탄하게 준비하는 곳입니다. 아마도 필자를 비롯한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이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소소한, 아주 소소한 바람이지만 IR자료의 해상도를 높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략
Core 자산은 CBD, 강남, 판교 등 핵심권역에 소재한 대형 부동산으로 안정적인 운영 배당의 재원인 동시에 신용도 높은 우량 임차인이 선호하는 자산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광화문 트윈트리타워, 태평로 빌딩, 삼성중공업 R&D센터, 북미데이터센터포트폴리오가 Core 자산에 해당합니다.
반면, +Alpha자산은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New economy sector' 자산이거나 미리 매입하거나 직접 개발하여 투자비를 절감하고, 전략적 투자자와의 협업을 통해 기회를 늘리고 리스크를 분산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이천 YM물류센터, 분당 Hostway IDC, 이수화학 반포사옥 등이 이에 속합니다.
회사가 목표로 한 자산별 비중은 7(Core)이상 : 3(+Alpha)이하이지만, '25년 9월 말 기준, 이지스밸류리츠의 자산별 비중은 Core 89%, +Alpha 11%입니다. 성장동력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New Economy 섹터의 투자는 긍정적입니다. 다만, 현재 비중을 감안한다면 실제 투자자들이 쉽게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가령,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스폰서의 자산은 장기보유하고, 외부자산인 나인트리호텔동대문(매각예정)은 단기로 매각하여 차익을 주주들에게 환원할 운용전략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 상장한 대신밸류리츠도 지난번 IR행사에서 대신343은 코어자산으로 보유하고 청담동, 강남역 등의 중소형 오피스를 매입해 일정기간 보유 후 적극적으로 매도하여 차익을 환원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지스밸류리츠에게 '+Alpha 자산' 역시 이들과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Alpha 전략 자산들은 주기적인 매각을 통해 매각이익을 특별배당하고 자산가치 상승분을 현실화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지난 상반기 +Alpha 자산 비중 감소 추세에 대해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향후 오피스섹터 비중을 조정하고, +Alpha 자산 일부 매각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고 새로운 +Alpha 비중 확대에 대해서 언급한바 있습니다.
'25년 상반기 이지스밸류리츠는 +Alpha 투자전략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개발사업 우선주 출자에 대해 밝힌 바 있습니다. 직접 개발보다는 리스크가 제한적이며, 안정적인 이자수취, 배당과 개발이익의 향유를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5년 하반기 회사는 +Alpha 자산은 유동성이 제한된 시기에 중소형 프리미엄(Premium Midsize) 오피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목표가 변경되었다면, 투자자들이 더 이해할 수 있고 납득할만한 부연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이지스밸류리츠의 약점 중 하나는 이천YM물류센터입니다. 이천 YM물류센터는 +Alpha 자산으로, 이미 수년 전부터 매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아직까지 쉽게 매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약점'인 자산에 대해서 일체 언급하지 않는 몇몇 타사와는 달리, 이지스밸류리츠의 정면돌파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매각가액에 대한 기준, 가이드라인을 언급한 것 역시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지스밸류리츠가 내세운 전략의 수정은 필요할 것입니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7:3이라는 자산 비중의 유지해야 한다거나 매각지연에 따라서 +Alpha 전략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Alpha자산의 선별 기준, 매각 시점 등을 점검할 필요성은 있을 것입니다.
가령, 이지스밸류리츠는 데이터센터를 포트폴리오에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이 주춤하는 이유 중 하나는 AI버블입니다. 이처럼 일각에서 AI버블을 걱정하지만, 필자는 AI버블이론에 동의하지 않으며, 현재 AI산업 및 시장에 대한 성장성 등을 감안할 때, 데이터센터의 성장 역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분당 Hostway IDC의 경우, 도심형 IDC라는 점에서 볼 때 접근성이 양호합니다. 다만, 작년 상반기 IR자료에서 분당 Hostway IDC는 '25년 펀드 만기에 따라 매각할 계획이었습니다. 투자자가 과거시점에 생각했던 것보다 현재 시점 AI산업의 성장성이 기대되기 때문에 펀드의 만기를 연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펀드만기 연장도 좋고, 예상 시점 대비 매각을 늦추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해당 산업의 성장과는 달리, 부동산은 조금 다르게 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코로나 시기에 물류산업이 끊임없이 성장할 것 같았고, 실제 쿠팡, 알리, 테무 등은 이커머스 시장을 꾸준히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이커머스의 성장세와는 달리, 이천YM물류센터는 지금까지 매각하지 못하였구요.
분당 Hostway IDC의 펀드 만기는 30개월 연장되었습니다. 만약, 향후 수년간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나온다면, 이는 상대적으로 신축이며, 성능이 더 좋을 것이고, 전력소모의 측면에서 더 효율적일 것입니다. 현재 보유 자산은 '20년 매입을 완료하였습니다. 이미 5년이 지났기 때문에 신축 자산 대비 상대적으로 노후화, 감가될 것이며, 유지보수를 꾸준히 했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질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단순히 구축과 신축 간 임대료(대여료)의 차이만 발생할 것인지(임대료는 다소 낮으나 매각이나 임대는 가능할지), 구축의 수요 저하로 인해 이천YM물류센터처럼 또 다시 매각 지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또한, 이지스밸류리츠가 투자 중인 다른 자산들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리츠 또는 수익증권(부동산펀드)의 지분이므로, 자산운용과 관련된 정보 취득이 원활할 것입니다. 하지만, 분당 Hostway IDC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아닌, 코람코에서 '코람코127호 펀드'를 통해 투자 중입니다. 정보의 취득 측면에서도 양사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는지, 또는 '이지스'만의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수년 동안 해당 자산 역시 목표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CBD
현재 이지스밸류리츠의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은 광화문 트윈트리타워와 태평로 빌딩입니다. 두 자산은 모두 코어 자산으로 안정적인 운영 배당의 재원입니다.
태평로빌딩과 트윈트리타워의 가장 큰 약점은 두 자산이 위치한 지역인 CBD의 오피스가 꾸준히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25년 상반기 IR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운/을지로/공평 권역에 약 41만평, 서소문/서울역 권역에 약 34만평, 기타 CBD권역에 약 14만평이 공급될 예정입니다.
첫째, Core자산으로 판교 삼성중공업 R&D센터를 편입하면서 전체 포트폴리오 및 코어자산 중에서 CBD의 비중을 줄였습니다.
둘째, 이지스밸류리츠는 자산 가치 상승을 위한 'Flight to quality' 전략의 일환으로 태평로빌딩의 리모델링을 추진하였으며, 광화문 트윈트리타워 1층의 주유소를 매입하여 구분소유를 해소하였고, 리테일로의 용도전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3년 하반기 이지스밸류리츠는 태평로빌딩의 리모델링을 통해 '29년 NOI는 '23년 대비 약 24~3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였고, (Cap.rate 4.0% 가정시) '23년 대비 매각가액이 약 1,113~1,601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24년 제시한 IR자료에 따르면, '30년 기준 NOI는 '24년 대비 약 40~43% 증가, 매각가액은 1,971~2,106억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아쉬운 점은 올해 '25년 상반기, 하반기 삼성증권 콥데이, 25년 9월 한국리츠협회 IR행사에서는 이와 관련한 업데이트가 빠졌다는 것입니다. 즉, 올해 태평로 빌딩의 예상 NOI, 예상 매각가액은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23년 자료와 '24년 자료를 비교해보면 NOI의 측면에서도, 매각가액의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리츠 뿐만 아니라, 부동산펀드 등을 운용해온 이지스자산운용의 경험과 포지션을 생각한다면, '25년에는 전년 대비 또 다른 데이터가 도출되었을 것입니다.
'25년 상반기 기준 태평로빌딩의 WALE(가중평균임대만기)는 3.4년(트윈트리타워는 3.8년)입니다. 일각에서는 28년 CBD의 공실률이 12%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공교롭게도 태평로빌딩, 트윈트리타워의 WALE이 끝나는 시점과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PF대출 연체율 등으로 인해 예상보다 오피스의 준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바라보는 낙관적인 관점도 있습니다.
한편, 신한L타워, 그레이츠청계(대일빌딩), 그레이츠숭례(와이즈타워), HSBC빌딩, 씨티스퀘어 등 CBD에 여러 자산을 보유 중인 신한알파리츠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임대계약을 재계약하였습니다. '신축', '코어'자산이란 측면에서 볼 때 이지스밸류리츠가 보유한 자산들의 공실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임대료'의 관점에서 볼 때, 적극적인 대응방안이 있었으면 합니다. 선제적인 임대계약을 추진할 수도 있고, 임대기간을 늘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이지스밸류리츠는 '26년 임대차 만기가 도래하는 임차인의 재계약 또는 임차인 교체를 통해 임대수익을 높일 계획입니다. '26년 만기가 도래하는 주요임차인은 태평로빌딩의 삼성전자(241평), 광화문트윈트리타워의 샤프에비에이션(491평) 등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