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호주 주거 섹터에 이어 이번 편에서는 좀더 구체적으로 '토지 임대(Land Lease) 커뮤니티'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호주 주거 시장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집을 소유하되 땅은 임대하는 구조가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토지 임대 커뮤니티가 어떤 모델이고, 왜 사업자와 거주자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읽히는지 그리고 스탁랜드(Stockland), 인지니아(Ingenia)와 같은 상장 리츠가 이를 어떻게 다르게 풀어내는지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1. 토지 임대 모델이 무엇일까요
호주의 토지 임대 모델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운영사는 땅을 사서 커뮤니티(주택 단지+생활 인프라)를 만들고, 집은 판매하되 땅은 계속 보유하면서 토지 임대료(site fee)를 장기적으로 받는 구조입니다. 즉 주택을 팔아 끝내는 개발이라기보다, 개발이 시작점이고 운영(임대료 현금흐름)이 목적지에 더 가깝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신규 개발부터 안정화까지 보통 5년 정도 소요되는데요. 당연히 좋은 입지의 랜드뱅크(앞으로 개발하거나 분양할 목적으로 미리 사두는 땅. 즉, 토지 재고)를 얼마나 선점했는지, 그리고 의료, 교통, 리테일 등 인프라 측면에서 얼마나 매력적인 생활권을 제공하는지에 모델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운영사와 거주자, '윈윈'이 가능합니다
운영사 입장에서 가장 큰 장점은 수익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일반 분양 개발은 인도 및 정산 시점에 이익이 크게 잡히는 대신, 사이클이 꺾이면 실적이 흔들리기 쉽습니다. 반면 토지 임대는 커뮤니티가 채워질수록 수취하는 토지 임대료가 쌓이면서 반복되는 운영수익이 커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의 질이 단발성에서 누적형으로 바뀝니다. 한마디로 ‘개발→판매’가 아니라, ‘개발→주택 판매→토지 운영’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장점이 있는 셈이죠.
거주자(입주자) 입장에서는 세제혜택 및 현금흐름 측면의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호주에서 토지를 포함한 주택을 매입하면 주정부 인지세(stamp duty, 일반적으로 자산 가치의 5% 수준) 부담이 생기는데요. 토지 임대 커뮤니티는 땅을 소유하지 않고 집만 구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많은 경우에 인지세 부담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깁니다. 즉 같은 예산으로 움직일 때 땅값+세금을 한 번에 떠안기보다, 초기 진입 비용을 낮추고 매월 또는 매주 내는 토지 임대료로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자산을 정리하는 다운사이저에게는 집을 팔아 나온 현금을 땅에 다시 묶기보다 생활은 유지하면서도 여유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동합니다.
여기에 조건을 만족하면, 거주자가 내는 비용 중 일부가 정부 임대보조(예: Commonwealth Rent Assistance)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 보조는 임대료를 내는 저소득층에게 추가로 지급되는 정부의 현금성 지원입니다. 세금공제 같은 절세와는 다르지만, 실질적으로는 가계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공적 지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지원 수준은 가구 유형, 소득, 지출 등에 따라 다르고, 보통 임대료가 기준을 넘으면 75%를 보조하되 상한이 있는 형태입니다.
정리하면, 토지 임대 커뮤니티는 운영사에겐 개발 이익에 더해 장기 반복수익을 쌓을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고, 거주자에겐 초기 비용(토지 비용, 인지세 등)을 낮추고, 필요에 따라 공적 지원과 연결될 여지도 있어 현금흐름이 유리해질 수 있는 선택지라는 장점이 큽니다.
3. 주거 리츠 스탁랜드(Stockland)의 토지 임대 커뮤니티
스탁랜드는 'Halcyon'이라는 브랜드로 토지 임대 커뮤니티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구조는 위에서 설명한 것과 동일합니다. 스탁랜드가 커뮤니티를 개발해 집을 거주자에게 팔고, 집이 올라가는 땅은 스탁랜드가 계속 보유합니다. 그리고 거주자는 그 땅을 쓰는 대가로 토지 임대료를 내죠. 단, 'Halcyon'은 시니어층 다운사이저(50세 또는 55세 이상)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스탁랜드는 'Halcyon'이라는 브랜드로 토지 임대 커뮤니티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구조는 위에서 설명한 것과 동일합니다. 스탁랜드가 커뮤니티를 개발해 집을 거주자에게 팔고, 집이 올라가는 땅은 스탁랜드가 계속 보유합니다. 그리고 거주자는 그 땅을 쓰는 대가로 토지 임대료를 내죠. 단, 'Halcyon'은 시니어층 다운사이저(50세 또는 55세 이상)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Halcyon'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메시지는 은퇴촌(retirement village)과는 다른 모델이라는 것입니다. 은퇴촌은 보통 주택을 완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권을 보유하는 형태입니다. 입주 시 입주권과 서비스 및 관리비를 포함한 요금을 내고 퇴거 시점에 정산 요금(exit fee, 또는 Deferred Management Fee(DMF))을 내는 구조가 흔합니다. 정산 요금의 경우 거주기간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입주-거주-퇴거' 전 과정에 걸친 수수료 정산 구조가 상대적으로 복잡하다고 할 수 있죠. 스탁랜드의 'Halcyon'은 은퇴촌과 달리 주택을 구매하여 완전 보유하는 형태며, 주택 매각 시 정산 요금이 없고 자본이득이 거주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강조해서 상품 포지셔닝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은퇴촌은 계약 구조에 따라 서비스 또는 케어 제공 항목들이 달라지고, 모든 은퇴촌이 서비스 및 케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것저것 따져볼 것이 많죠. 반면 토지 임대 커뮤니티의 경우 서비스나 케어는 별도로 없지만, 토지 임대료로 커뮤니티 내 모든 편의 시설(도로, 공원, 리테일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모델이라 단순명료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스탁랜드의 토지 임대 커뮤니티 실적은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25년 12월 말 기준 반기 순판매가 493채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고, 커뮤니티 입주 문의(enquiries)도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합니다. 현재 16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주택 판매를 진행 중이며, 개발 예정인 커뮤니티는 23개입니다. 작년 말 퀸즐랜드주에서 'Halcyon Yandina'와 'Bayside'를 론칭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빅토리아주의 'Halcyon Groves' 런칭도 예고되어 있습니다.
4. 인지니아 커뮤니티 그룹(Ingenia Communities Group)의 비즈니스
스탁랜드는 지난번 소개한 바와 같이 주거, 리테일, 오피스, 물류 등 다양한 섹터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 인지니아는 주거 섹터를 회사의 정체성으로 가져가는 플레이어입니다. 인지니아의 주거 커뮤니티는 세 갈래로 나눠져 있으며 각각 'Lifestyle(토지 임대, 50세 이상 대상)', 'Rental(주택 임대, 전 연령)', 'Gardens(시니어 임대 빌리지)'로 불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지니아 가든스(Ingenia Gardens)는 시니어 임대 빌리지(Seniors’ rental villages)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렌탈과 유사한 사업 모델에 연령 기준을 시니어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즉 '은퇴촌식 입주금+퇴거정산 모델'이 아니라 시니어가 임대로 거주하는 단지입니다. 주택 구매 부담 없이 들어가고 싶은 시니어 수요를 겨냥해, 상대적으로 시니어 친화적인 거주 환경과 커뮤니티 운영을 제공하는 형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운영사 수익 구조도 기본적으로는 임대료 기반의 운영수익이 중심입니다.
5. 마무리하며
토지 임대 커뮤니티는 전통적인 의미의 BTR과 구조가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BTR이 보통 운영사가 주택을 보유하고 임대로 운영하는 모델이라면, 토지 임대는 대체로 거주자가 집을 소유하고 운영사가 토지를 보유해 토지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두 모델 모두 개인 임대인이 주도해 온 호주 주거 시장에서 기관 또는 기업이 운영하는 주거 모델이라는 점에서 함께 비교되는 축이기도 합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호주의 일반 주거 임대시장은 역사적으로 개인 임대인의 비중이 높았고, 기관형 임대주거(BTR)는 최근 들어 제도 개선과 함께 성장 단계로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BTR의 임대수익률은 지역별 편차가 크지만, 대체로 3~4%대 수준입니다. 이런 수준의 수익률은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다소 낮다고 평가될 수 있죠. 반면 토지 임대 커뮤니티는 캡레이트(Cap rate)가 5%대 초반으로 제시되고 있고, 커뮤니티가 채워질수록 운영 마진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최근에는 토지 임대 사업에 진출하는 사업자가 많아 경쟁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이미 좋은 입지의, 주변 인프라가 잘 형성되어 있는 토지를 확보한 사업자, 글에서 언급한 상장 리츠들이 경쟁력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호주의 일반 주거 임대시장은 역사적으로 개인 임대인의 비중이 높았고, 기관형 임대주거(BTR)는 최근 들어 제도 개선과 함께 성장 단계로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BTR의 임대수익률은 지역별 편차가 크지만, 대체로 3~4%대 수준입니다. 이런 수준의 수익률은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다소 낮다고 평가될 수 있죠. 반면 토지 임대 커뮤니티는 캡레이트(Cap rate)가 5%대 초반으로 제시되고 있고, 커뮤니티가 채워질수록 운영 마진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최근에는 토지 임대 사업에 진출하는 사업자가 많아 경쟁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이미 좋은 입지의, 주변 인프라가 잘 형성되어 있는 토지를 확보한 사업자, 글에서 언급한 상장 리츠들이 경쟁력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