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오피스리츠가 결국 상장 계획을 접었습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가격산정 절차)에서 예상치를 밑도는 수요만을 확인하며 남은 절차를 포기했습니다. 개별 종목 자체의 투자 매력도를 넘어 리츠 시장의 극심한 양극화 흐름, 시장 내의 제한된 유동성 풀(Pool) 등에 따른 우려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전쟁 이슈에 따른 주가, 금리 등 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K리츠의 자본시장 공모 딜’은 괜찮을까요 (feat. 전쟁 이슈)
하나오피스리츠가 IPO 절차를 포기하면서 현재 유상증자 공모 단계를 밟고 있는 KB스타리츠의 부담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IPO와 유상증자란 다른 방식이지만, 본질적으로 주식자본시장 공모란 점에서 유사한 만큼 시장의 분위기가 투자자 모집 변수나 영향력이 다르지 않습니다. KB스타리츠가 주주배정 방식, 특히 KB금융 계열사들(지분율 약 50%)의 대규모 참여가 예정돼 있긴 하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좋지 않은 분위기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가, 금리 등 조달 환경 악화...하나오피스리츠 결국 철회
하나오피스리츠는 26일 상장 철회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습니다. 철회인 만큼 구체적인 수요예측 결과를 공표하진 않았는데요. 하지만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부진한 기관 참여로 강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직전 리츠 IPO였던 대신밸류리츠(7대1),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38대1) 등이 저조한 경쟁률에도 최소한의 유효 수요가 유입된 덕에 IPO를 완주했지만, 이번에는 이마저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실 하나오피스리츠의 IPO 공모 절차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일찌감치 제기됐습니다. 2월초에 신고서를 낸 이후 세일즈를 거쳐 본격적인 투자자 모집을 진행할 1개월 동안(2월말~3월말) 중동 전쟁이 진행되면서 K리츠는 물론 국내외 증시가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주가 방향성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공모가(5,000원) 투자는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특히 금리 방향성 역시 비우호적이었습니다.
동시에 최근 리츠 시장 내 부정적 기류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올 들어 국내 자산과 해외 자산 리츠 간 주가 양극화를 넘어 국내 자산 리츠들 간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높은 변동성 국면에도 SK리츠, 롯데리츠, 삼성FN리츠, 한화리츠 등이 선전하고 있는데요. 대기업 스폰서 리츠들로 금리 효과를 확실히 누리고 있기도 하고 운용을 통해 시장의 검증을 마친 곳들이기도 합니다. 모두 1회 이상의 유상증자를 통해 덩치를 불리기도 했죠.
결국 검증 받은 리츠들에 대한 시장의 우호적 평가가 이어지는 상황이 강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5,000원의 가격으로 투자자들의 모집에 나선다는 점 자체가 하나오피스리츠에겐 악재였습니다. 5,000원이라는 가격 자체를 동등선에서 비교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주식 시장에서 단순한 비교 가격이 주는 영향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과거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가 사상 처음으로 3,000원대 가격으로 공모가를 책정했던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성공 사례는 아니지만, 그만큼 가격도 중요한 지점입니다.
악화된 외부 변수 그대로, KB스타리츠의 남은 15일
시장에서는 하나오피스리츠의 결과에 부담감이 커지고 있는 KB스타리츠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KB스타리츠는 여러 커뮤니케이션과 IR을 통해 유상증자의 필요성과 명분, 그리고 성장 잠재력 확대를 어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30% 이상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주가 급락이 수반된 증자는 발행가와 조달 목표액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청약에 성공하더라도 당초 자금운용 계획이 틀어지고, 추가 비용 발생을 피할 수 없습니다. 또한 비용뿐 아니라 KB스타리츠를 보는 현재 시장의 평가가 더욱 뼈아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해외 자산 리츠들의 부동산 자산 부실 및 환헤지 정산 이슈에 대해 도매금으로 취급받는 시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르다’고 메시지를 보낸 효과도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전쟁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는데요. 공모(구주주 청약 4월 15~16일)까지는 보름여 기간이 남아있습니다. 전쟁을 비롯 여러 변수들이 과연 드라마틱하게 바뀔 수 있을까요. 아니면 부정적 기류가 큰 변화 없이 직전 주식 공모의 전철을 밟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