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츠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연말 배당락이 대거 몰린 12월과 중동 전쟁 여파로 시장이 휘청인 올해 3월을 제외하면 모두 훈풍이 돌았습니다. 대표적으로 '거래소 리츠 TOP 10 지수'는 나머지 7개월 모두 월별 기준 플러스 흐름을 보였습니다. 2022년 고금리 시대에 접어든 이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회복 추세입니다. 금리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드디어 K리츠 시장도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는 모습이었습니다.
[3월] 전쟁 영향 불가피 -> 빠르게 '원복’ (부제 : 주가 방어력 보인 K리츠)
1년여 가까이 K리츠 시장의 회복을 주도해온 리츠들은 어디일까요. 일주일 전에도 언급했듯이 지수와 개별 리츠 단순 평균은 모두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양극화를 넘는 삼극화 흐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승세를 주도하는 곳은 대기업 스폰서 리츠들로 이는 올해뿐 아니라 지난 1년여 간으로 시간을 확대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특수한 이벤트를 제외(코람코더원리츠)하면 이러한 현상은 뚜렷합니다.
대기업 스폰서 리츠의 특성은 안정과 성장(+잠재력)에 힘이 실리는 종목이란 점입니다. SK리츠, 삼성FN리츠, 한화리츠, 롯데리츠 등 상승세를 이끈 이들 리츠의 시가배당률은 당연히 주가가 올라간 만큼 낮은 상태인데요. 보다 직접적인 수익률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공모가 기준 배당수익률 역시 연간 5% 안팎에 불과합니다. 또한 지금까지 투자자들이 열광하는 의미있는 특별배당이 실시된 적이 없습니다(SK리츠는 개별 주유소 매각으로 소규모 단행). 롯데리츠의 경우엔 오히려 배당컷 여파로 배당수익률이 공모가(5,000원 기준) 3~4% 수준으로 떨어진 적도 있었습니다.
대기업 스폰서 리츠가 가진 안정과 성장의 기반은 우량 신용등급(AA급 채권)에서 시작되는 자금 조달 경쟁력, 대규모 계열사 인력 중심의 임차 수요, 유무형의 그룹 간판 및 브랜드 효과 등인데요. 이들은 2022년 고금리 국면 이후에도 꾸준한 외형 확장을 일궜습니다. 단적으로 자산규모 5조원대를 넘어선 SK리츠는 금리와 별개로 홀로 고속성장을 이루기도 했죠. 때로는 유상증자도 있었고, 필요 자금을 수시로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해가면서 담보대출 대비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공실 리스크가 제거된 계열사 오피스, 호텔 등은 물론 최근에는 시장에 나온 딜에도 경쟁력 있는 플레이어로 참여해 물건을 확보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역시 결국 조달 경쟁력과 딜 클로징 역량 등과도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대기업 스폰서 리츠의 최근 분위기는 해외 자산 기반의 K리츠에 대한 신뢰 상실의 반대급부란 평가도 있습니다. 해외 자산 리츠의 하락세가 바닥을 모르고 심화되면서 이탈 자금이 보다 안정적이고 잠재력을 갖춘 대기업 리츠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해외 자산 리츠에서 이탈한 자금들이 대기업 스폰서 리츠 혹은 고배당과 월배당이 가능한 K리츠 ETF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K리츠 ETF에선 비중 상위권이 대부분 포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리츠 시장의 꽃이라고 배당 효과는 어땠을까요. 일반적으로 특별배당 이야기가 나오고 집행이 될 때까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배당기준일이 지나고 나면 차츰 원래 주가로 빠르게 회복하는 패턴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별배당이 아닌 일반배당이 높은 곳 역시 기대 이상의 주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곳은 드뭅니다. 아직까지는 배당 기반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가 주가에 온전히 녹아들진 않는 모습입니다. 이들 리츠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