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금융, 투자라는 3가지 키워드에 재테커인 개인 투자자가 더해진 ‘부동산 금융 투자 시장’을 마케팅하기 위해 SPI 플랫폼 마케팅팀은 만들어졌습니다.
개인이 산업에 궁금한 점, 개인에게 말하고 싶은 점 등을 발굴, 개인과 기업을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통역자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시장의 이해도를 높이고, 개인과 기업의 자산 밸류업을 돕는 다양한 정보를 모아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여행이 곧 투자’로 이어지는 투어자(투어+투자) 콘텐츠를 기획, [도쿄 임장 리포트]를 선보입니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지금 일본에서 가장 트렌디한 곳이 어딘지 묻는다면, 대부분 모리빌딩의 에리어 매니지먼트 지역인 미나토구의 아자부다이 힐스를 이야기할 것입니다. 일본의 트렌드를 소개하는 여러 책이나 기사에 언급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모리빌딩이 '도시 속의 도시'를 제대로 구현한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곳은 연간 3,000만명이 방문할 것이라 기대되고 있죠. 모리빌딩의 츠지 신고는 도서 <도쿄대개조 2030>을 통해 "아자부다이 힐스를 모리의 집대성이 아니라 미래형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시대에 따라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이 더해지더라도 그 기반이 되는 조건 중 하나가 컴팩트하게 복합된 도시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모리빌딩 개발 방향과 미나토구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공간 역시 힐스의 미래형인 아자부다이 힐스인 셈이죠.
역사와 트렌드가 교차하는 거리, 미나토구
미나토구는 지요다구, 주오구와 함께 일본 도심 3구 중 한 곳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월세가 비싼 동네, 일본에서 평균 소득이 가장 높은 동네 등의 수식어를 가진 곳이기도 하죠. 아자부다이 힐스가 문을 연 이후에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있는 동네라는 수식어가 추가되었습니다. 또한 외국인 비율이 높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미나토구 전체 인구 중 외국인 거주자의 비율이 약 8%로, 도쿄 23구 중 상위 5개 구에 포함됩니다. 일본 전역의 외국계 기업 중 25%인, 약 800개 기업이 미나토구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롯폰기힐스에 입주해 있는 골드만삭스, 애플, 바클레이 등이 있죠. 일본 전체 대사관 수의 50%에 달하는 81개의 외국 대사관(2023년 12월 기준)이 몰려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미국, 캐나다, 대한민국 대사관도 미나토구에 자리합니다.
ⓒMinato City Internationalization Master Plan 2023
과거로 거슬러 가면 미나토구는 일본 철도의 발상지였습니다. 일본 최초로 신바시와 요코하마를 연결하는 철도가 개통된 지 152년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도쿄의 현관이라고 불린 신바시 역도 미나토구에 자리하고 있죠. 과거부터 현재까지, 미나토구가 도쿄의 ‘문’을 담당하는 중심지임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모리빌딩 ‘힐스’ 시리즈의 시작, 아크힐스
도쿄의 중심지 중 한 곳인 미나토구의 현재를 만들어 가는 디벨로퍼가 모리빌딩입니다. 모리빌딩이 미나토구에 자리를 잡은 것은 집념의 힘이었습니다. 선대 창업주가 미나토구에 토지를 일부 보유하고 있었으나, 점처럼 퍼져 있고 면적도 넓지 않아 개발이 쉽지 않았죠. 그러나 모리빌딩은 보유한 땅을 중심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주변 땅을 확보해 나갔습니다. 주민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모리빌딩의 직원들이 월 2회씩 소식지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하고, 사계절 이벤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처음 구입한 목욕탕은 마을 광장으로 만들고, 기부한 마을 회관에서는 영화 상영회도 열었죠. 모리빌딩에 집을 팔아서 빈 집이 된 곳에는 모리의 직원들이 입주했습니다. 그들은 매일 아침 동네를 청소하고, 동네 아이들의 취미 선생님이 되기도 했죠. 그렇게 모리빌딩은 미나토구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건물 하나를 개발하는 방향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개발부터 운영까지 진행하는 에리어 메니지먼트를 완성하기 위한 시작점이었죠. 그렇게 탄생한 것이 ‘힐스’시리즈입니다.
아크힐스 전경 ⓒ아크힐스 홈페이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모리빌딩의 첫 힐스는 1967년에 시작해 1986년에 완성된 아크힐스입니다. 무려 19년이 걸린 프로젝트였죠. 당시에는 민간에 의한 일본 최초의 대규모 재개발사업이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모리빌딩은 땅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언덕도시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힐스’를 브랜드화 하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오피스, 호텔, 문화시설, 상가, 주택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공간들을 한 번에 개발하는 복합개발을 시도합니다. 복합개발에서는 각자의 존재감과 편의성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통일성이 필요하죠. 그만큼 공간을 계획하고 구성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아크힐스를 통해 모리빌딩이 보여준 것도 공간의 기획과 구성, 그리고 운영 능력이죠. 일본 최초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산토리홀), 초고층 오피스타워와 호텔, 높이가 다른 주택 3개동, 계단식 밭 모양을 살린 7개의 정원 등을 통해 개별 상품의 편의성을 살리면서 힐스의 전체 컨셉인 수직정원도시를 완성했습니다.
이때 TV아사히와의 인연도 시작됩니다. 일본 4대 민영 방송사 중 하나인 TV아사히는 지금의 롯폰기힐스 지역에 본사 겸 방송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었으며, 새로운 본사 재개발을 계획 중이기도 했죠. 그러나 단독으로 재개발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기에 아크힐스 개발 소식을 듣고 모리빌딩에 제안을 합니다. 아크힐스에 임시 방송시설을 만들고, 이후 TV아사히의 롯폰기 부지에 모리빌딩과 본사 재개발을 함께 하자는 제안이었죠. 모리빌딩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아크힐스 지하에 방송스튜디오가 들어오게 됩니다. 제안 당시 TV아사히 건물이 현재는 롯폰기 모리빌딩이 되었죠. 그 맞은편에 TV아사히 건물이 있고요.
문화도심 컨셉을 명확히 구현한 롯폰기힐스
모리빌딩은 자신들의 타이틀을 스스로 깨기를 반복합니다. 2003년 민간에 의한 일본 최대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의 이름이 아크힐스에서 롯폰기힐스로 바뀝니다. 권리자만 500명을 설득한 끝에 약 11만m² 부지에 호텔, 영화관, 쇼핑몰, 방송국, 레지던스 등 10여 개 건물이 들어간 복합타운, 롯폰기힐스가 완성된 것이죠. 이곳은 매일 약 10만명이 방문하는 도쿄의 명소입니다. 이는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죠. 또한 롯폰기힐스는 도쿄의 변신을 알리는 신호탄 같은 역할도 했습니다. 롯폰기힐스의 성공을 통해 200m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복합단지 건설이 도쿄 도심 재개발의 새로운 공식이 됐죠. 도쿄미드타운, 긴자식스 등 잇따라 초고층 건물 중심의 개발이 어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롯폰기힐스 모리타워 ⓒSPI 플랫폼 마케팅팀
롯폰기힐스 앞 '마망' ⓒSPI 플랫폼 마케팅팀
다만, 모리빌딩의 복합개발에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은 단순히 초고층을 지어 올렸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모리빌딩은 경제논리 중심의 접근을 바꿔 공간의 컨셉을 명확히 선보였습니다. 롯폰기힐스는 ‘문화도심’이 컨셉이었죠. 영어로는 ‘Artelligent(Art+Intelligent) City’로 표현됩니다. 말 그대로 아트와 인텔리전트가 어우러진 복합타운을 목표로 한 것이죠. 모리빌딩의 모리 미노루는 문화도심 컨셉에 대해 “삶과 일, 그리고 쇼핑 사이에 가볍게 세계의 아트를 접하고 최고의 사람들에게서 배우고, 그 시점의 가장 핫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소와 기회와 시간이 있는 도시”라고 정의했습니다.
이에 앵커시설로 최고층에 기획전 중심의 현대미술관인 모리 아트센터를 열었습니다. 퇴근 후 언제든 방문할 수 있도록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고,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게 전망대와 함께 운영했습니다. 2018년 일본 전역 미술관 중 방문자 수 1~2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미술관 안에만 예술품을 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롯폰기힐스를 처음 대면하는 입구 앞에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마망’(커다란 거미 모형 조각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롯폰기힐스를 떠올릴 때 이야기하는 ‘그 거미’ 입니다. 처음 오는 사람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상징물인 동시에 마치 거미줄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많은 이들이 롯폰기힐스를 떠올리는 연결물의 역할도 하고 있죠. 실제 모리빌딩이 ‘마망’을 설치한 이유도 전 세계 사람들이 롯폰기힐스에서 거미줄처럼 서로 만나고 연결되어 새로운 것들이 탄생하길 바라는 의미였다고 합니다. 그 밖에 벤치, 버스정류소 등에도 현대미술품이 마치 생활에 함께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49층에 자리한 아카데미 힐스도 컨셉에 충실하죠. 임대회의실과 자기만의 서재 느낌의 회원제 라이브러리,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등과 연계한 강좌, 비즈니스와 경영코스 등이 포함된 자기개발 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회원제 클럽인 ‘롯폰기힐스 클럽’이나 ‘그랜드 하야트 호텔’도 라이프 스타일을 지원하는 커뮤니티이자 거점시설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롯폰기힐스를 방문했을 때 ‘문화도심’이라는 컨셉이 처음 느껴진 부분은 광장이었습니다. TV아시히 건물과 모리빌딩 사이에 마련된 광장에는 야외 미디어월을 통해 방송이 나오고 있었죠. 그 앞에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 방송을 보거나 개인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요. 퇴근 시간 무렵이었음에도 미디어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대로 관광객으로 롯폰기힐스를 찾은 이들은 한결같이 마망을 찍고 있었습니다. 20년이 지나 마망의 거대함은 줄어든 느낌이지만 여전히 롯폰기힐스를 찾는 전세계 인들의 랜드마크였습니다. 모리빌딩이 처음 마망을 롯폰기힐스 입구에 세웠던 의미가 20년째 이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리테일 브랜드에서도 ‘문화’ 키워드가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면 데님과 아메카지룩(아메리칸 캐주얼의 일본식 옷차림)에 진심인 브랜드 캐피탈(Kapital) 매장이 있습니다. 뉴진스가 입어 한국에서도 핫한 브랜드죠. 워낙 동양문화를 잘 담아 내 롯폰기힐스 캐피탈레그즈 매장은 민예관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났습니다. 민속의상이나 에스닉한 스타일의 제품이 예술작품처럼 느껴져 인상적이었죠.
자연스럽게 이 곳의 운영을 여전히 모리빌딩이 직접 하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롯폰기힐스가 문을 연 2003년에는 유사 모델이 없었습니다. 롯폰기힐스가 문을 열 당시 일본 경제를 이끄는 회사들이 이 곳으로 모여들었죠. 야후 재팬이 4개층, 라쿠텐이 3개층, 골드만삭스가 6개층, 리먼브라더스가 5개층을 사용하는 등 IT와 금융관련 기업 40여개사가 입주했습니다. 층당 월 임대료가 3~4천만엔으로 인근 시세보다 2배 이상 비쌌지만 공실은 없었죠. 덕분에 롯폰기힐스 입주가 꿈인 IT 기업도 많았습니다. 입주 자체만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입주 프리미엄'이 존재했기 때문이죠. 이런 기조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 바탕에는 역시 모리빌딩의 ‘운영’이 있습니다.
<HILLS LIFE>라는 생활잡지 간행과 도시 육성 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힐스라는 브랜드를 꾸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컨셉을 정하고, 컨셉에 맞는 시설을 기획한 후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 것이야 말로 모리빌딩이 가진 운영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는 롯폰기힐스 <Beauti-Full Things>와의 인터뷰에서 “롯폰기힐스는 가족이나 친구를 데려와도 좋고, 해외 친구와 함께해도 기뻐할 장소라고 생각했다. 미술관과 영화관 등 즐길거리가 있고 다양한 이벤트도 개최되고 있다. 1년 내내 어느 타이밍에 와도 그때만의 즐거움이 있다. 여전히 모르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이 쌓였지만 낡은 공간이 되기보다 언제 와도 좋은 공간이자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공간이라는 것이죠. 출장 팀원들 중 한 명은 롯폰기힐스가 문을 연 무렵에도, 6년 전에도 이 곳에 왔지만 다시 와도 지루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브랜드는 어떤 새로움을 만들었고, 새롭게 생긴 브랜드는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게 되기도 했고요. 마망 뒤편에서 보는 도쿄타워의 야경도 여전히 멋있었습니다. 익숙함과 새로움,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모두 갖춘 곳, 여전히 도쿄의 랜드마크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죠. 처음 문을 열 당시보다 ‘핫함’은 줄어들었지만, 삶의 일부가 된 듯한 모습입니다. 기획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컨셉을 유지하는 운영이 더해졌을 때 공간이 삶에 스며드는 것 같습니다. 또한 죽은 공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공간이 되죠. 여전히 한해 4,000만명이 찾는 도쿄의 명소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지역의 중심지를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킨, 오모테산도 힐스
모리빌딩의 힐스 시리즈는 시부야구에도 있습니다. 오모테산도 힐스입니다. 과거의 오모테산도는 넓은 가로수길을 가진 주택가였습니다. 그것도 기존의 일본식 목조건축물이 아닌 서구식 아파트단지가 있었죠. 3층 높이 10개동으로 지어져 1927년 완공된 '도쥰카이 아오야마아파트'가 주인공입니다. 이 아파트는 근대적 도시 주거 문화의 상징이자 동경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후 도쿄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도 튼튼한 구조 덕분에 살아남아 오모테산도 거리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약 70년의 세월이 흐른 1997년, 더 이상 재개발을 미룰 수 없는 상태였기에 이 곳의 권리자들은 모리빌딩을 선정해 본격적인 재개발에 들어갑니다.
당시 일본의 두 부동산 회사인 미쓰이부동산과 모리빌딩은 이 아파트의 일부를 매입해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미쓰이부동산이 더 많은 세대를 확보하고 있었죠. 그럼에도 모리빌딩이 사업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부분입니다. 급성장 중이던 오오사키 지역의 소유부지를 맞교환 형태로 미쓰이부동산에 주며 오모테산도 개발에 집중했죠. 활성화된 지역의 가치를 좀 더 끌어올리는 복합개발을 통해 패션중심지지만 패션쇼가 불가능할 정도로 작은 건물과 주거 기능이 약화되는 등의 지역과제를 해결하고자 했죠.
아오야마 아파트가 가진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리면서 새로운 상업 시설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를 해결해줄 인물로 모리빌딩은 안도 타다오를 선택합니다. 그에게 설계를 의뢰했죠. 그는 복합시설 내 주거 공간 확보, 가로수길이라는 특징을 살릴 수 있도록 건물 높이의 제한, 오모테산도 지역과의 연결성, 기존 건축물의 보존 등을 주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해 기대를 충족시켜 줍니다.
오모테산도 힐스 내부 전경 ⓒSPI 플랫폼 마케팅팀
오모테산도 힐스 입구ⓒSPI 플랫폼 마케팅팀
오모테산도 힐스는 소호(SOHO) 주택을 컨셉으로 해 상층 2개 층에 38세대를 구성했습니다. 모든 세대에서 가로수길이 보이는 구조이며, 출입부를 완전히 분리해 주거의 편의성을 높였죠. 건물 높이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지하 공간을 상업화하고 내부에 언덕길을 만들어 리테일 공간을 연출했습니다. 건물 속에 또 다른 거리가 만들어지는 구조가 완성된 것이죠. 수직으로 이어진 계단이 인상적인 중앙 공간은 광장형으로 풀어냈습니다. 매 개발마다 하나의 동네를 만들듯,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광장의 역할은 살리면서 오모테산도 지역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했습니다. 오모테산도 힐스의 남측 입구에 옛 아오야마 아파트도 복원했죠. 이로써 모리는 '미디어십' 컨셉의 지하 3층, 지상 3층으로 구성된 저층형 복합개발의 새로운 모델을 완성했습니다.
'미디어십' 컨셉은 건물 전체가 사람과 지역, 세계를 이어주는 미디어로서 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패션, 아트, 라이프스타일을 발신하는 공간이죠. 패션의 중심지인 오모테산도의 특성을 살려 패션 감도가 높은 사람들을 주요 타겟으로 했습니다. 특정 브랜드를 리테일로 입점시키기 보다 편집숍 중심의 구성을 꾸민 것도, 워낙 다양한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오모테산도 거리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습니다. 오모테산도 힐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 또는 상품을 만들었죠. 골프, 건강 등 사람들의 취미나 일상적인 라이프에 필요한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가 많습니다. 특히 남성과 여성 용품을 한 번에 판매하는 곳들이 대부분이었죠. 기존 쇼핑센터처럼 동일 브랜드에서도 라인을 구분해 매장을 운영하기보다 한 매장에서 전반적인 구매가 가능한 구조였죠. 전체 공간이 높거나 넓지 않고 생활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생각한 운영인 것 같았습니다. 또한 피부과학에 따라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 스킨케어 브랜드 오사지, 현대 정장에 슈퍼 같은 합리성을 살리겠다는 포부로 문을 연 패션 브랜드 K-3B 등 명품브랜드가 아닌 일본 고유의 브랜드들도 많이 보였죠. 애견용품샵, 꽃집, 피트니스 센터, 메디콤 토이 플러스와 같은 취미숍 등 생활 공간에 있을 법한 매장들도 있었습니다. 시즌에 맞춰 이벤트 매장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올 여름은 일본 전역의 특징있는 재료를 활용해 일본스러움이 넘치는 빙수를 모은 <일본을 여행하는 어른의 빙수> 매장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약 20년이 지난 현재도 오모테산도 힐스의 미디어 역할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2022년에는 조말론에게 지하 전시 공간을 단기 임대하고 중앙부에 1만 4,000여개의 작은 풍선으로 이어진 9미터 높이의 플로팅 트리 '데이지 벌룬'을 설치했습니다.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건물의 가장 구석까지 트래픽을 유도하며 유입이 가능하게 만든 것이죠. 이밴트도 매년 주기적으로 진행합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상점들이 넘치는 오모테산도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위한 브랜드가 유독 많고, 그들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여는 것은 지속성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오모테산도 힐스가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을 보러 한 번 오는 곳이 아니라 자주, 쉽게 찾는 생활 공간으로 여전히 파워를 가지고 있는 모습이어서 반가웠습니다. 문을 열 당시 중앙 계단을 보면서도 “우와”를 외쳤다면 지금은 디테일하게 숨겨진 공간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핫플레이스였던 곳들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별로인 곳이 되기 쉽습니다. 처음의 놀람이 강한만큼 쉽게 지루해지죠. 그렇기에 공간은 꾸준히 사람들에 맞춰 변화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발길을 유지하는 힘이 여기서 나오는 것이죠. 오모테산도힐스는 개발부터 운영되는 현재까지 그 지점을 잘 공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페셔널 보헤미안들의 공간, 도라노몬힐스
도라노몬힐스는 ‘글로벌 신도심,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컨셉으로 합니다. 외국계 기업 본사를 도쿄로 오게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된 도시재생 대상지였습니다. 그렇게 2002년부터 개발에 들어가서 2014년 도라노몬 모리타워, 2020년 비즈니스 타워, 2022년 레지덴셜타워, 2023년 스테이션타워까지 차례로 문을 엽니다. 글로벌 신도심이라는 키워드에 맞게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일과 삶을 지원하는 리테일 시설들이 들어섭니다. 프로페셔널 하지만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보헤미안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진 공간을 완성한 것이죠.
보헤미안 라이프의 핵심 시설 중 하나로 글로벌 브랜드 안다즈 호텔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도라노몬힐스 1층은 누구나 앉아서 쉴 수 있고, 짧은 일도 가능한 호텔 로비와 비슷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공간이 명확하게 나눠져 있어 인상적이었죠. 세계와 도쿄 도심을 연결하는 새로운 현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통 기능도 강화했습니다. 약 1,000m² 규모의 버스 터미널을 만들어 공항이나 도심과 연결합니다. 공항 리무진 버스를 통해 하네다 공항에 바로 접근 가능하도록 했으며, 히비야선과 긴자선을 지하 통로로 연결해 교통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도라노몬힐스 외부 전경 ⓒSPI 플랫폼 마케팅팀
이 밖에도 새로운 가치와 체험, 정보를 발신하는 정보 발신 거점 ‘TOKYO NODE’, F&B 집결지 ‘T-Market’, 일하는 사람을 위한 리테일 매장들에서도 이 건물이 가지는 컨셉이 드러납니다. 결절점을 의미하는 ‘TOKYO NODE’는 도라노몬힐스의 앵커 시설로, ‘메모리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도쿄에 왔을 때 기억에 남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었죠. 기억을 강화하기 위해 도쿄에서 발신되는 여러 정보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구성했습니다. 도라노몬 스테이션 타워 8층과 45-49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갤러리와 홀, 실험실, 레스토랑, 카페, 옥상 인피니티 풀과 정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8층은 ‘TOKYO NODE LAB’으로 기업과 크리에이터가 협업해 도시 체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3D 영상의 녹화, 편집, 배포가 가능한 최신형 스튜디오가 자리하고 있죠. TOKYO NODE CAFE에서는 ‘몸과 환경 모두에 맛있는 음식’을 키워드로 친환경 식자재로 만든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지상 250m에 위치한 인피니티 풀도 놓칠 수 없는 곳이죠. 도쿄의 거리와 하늘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바로 앞 황궁의 모습이 한 눈에 담기는 장소입니다. 아시아인 최초로 프랑스에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고바야시 케이 셰프의 새로운 레스토랑과 미슐랭 1스타를 받은 키타무라 케이타 셰프의 프렌치 레스토랑도 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도라노몬힐스 T-Market ⓒSPI 플랫폼 마케팅팀
Urban-Famima ⓒSPI 플랫폼 마케팅팀
도쿄에서 만난 힐스족이자 인플루언서인 쿠라라가 추천한 공간도 도라노몬힐스에 있습니다. 도쿄 메트로 히비야선의 도라노몬힐스 역과 거리 전체 개발을 통해 만들어진 지하광장 ‘스테이션 아트리움’입니다. 개찰구를 나오자마자 만나게 되는데 지하임에도 충분히 밝아 외부 공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 27개의 다양한 F&B 매장과 사람들이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된 ‘T-Market’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와 나무 소재의 가구, 획일적이지 않은 원형 공간 구성 등으로 마치 유럽의 마켓을 연상시킵니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즐기는 공간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도라노몬 힐스의 리테일 구성도 컨셉에 충실해 비즈니스 플레이어들을 위한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그 중 눈에 띄었던 곳은 ‘Urban-Famima’입니다. ‘Urban-Famima’는 패션잡화 브랜드 어반리서치와 훼미리마트가 결합한 공간입니다. 들어서는 순간 입고, 먹고, 생활하는 것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죠. 편의점과 패션의 만남을 통해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한 공간을 완성했습니다.
일본 하이엔드 라이프의 끝, 아자부다이 힐스
아자부다이 힐스는 지금까지의 힐스 시리즈를 잇는 마침표이자 미래형 힐스의 시작점입니다. 미나토구 내에서도 낙후 지역으로 꼽히던 곳을 모리빌딩이 34년에 걸쳐 개발했죠. 모리빌딩의 츠지 신고는 “주택, 호텔, 녹지, 문화시설, 오피스 등 공간이 모여 있는 곳에 사람과 자본이 끌린다. 그것이 자력 있는 거리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자력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 필요한 필수 공간을 모두 구현해 낸 것이죠. 특히 훌륭한 오피스만으로 글로벌 기업이나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 집중해 그들이 살 수 있는 주택, 어린아이를 키울 수 있는 교육환경과 의료시설, 꾸준히 자극을 제공하는 문화시설 등 종합적인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국제학교인 ‘브리티시 스쿨 인 도쿄’, 게이오 요시토 대학 치료센터, ‘아자부다이 힐스 마켓’ 등이 들어섰습니다.
아자부다이 힐스 전경ⓒSPI 플랫폼 마케팅팀
아자부다이 힐스의 첫 인상은 압도적인 외관이었습니다. 사실 높이보다는 수평형 공간이 주는 넓이에 압도되었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입니다. 빌딩이 아니라 거리, 동네, 대규모 공원이 이어진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다른 힐스 시리즈의 공간들은 빌딩 또는 건물이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모리빌딩이 동네 만들기를 컨셉으로 했다는 건 알고 있었음에도 동네가 아니라 건물이 보였죠. 그런데 아자부다이 힐스는 동네가 보였습니다. 그 이유가 가운데로 길게 뻗은 도로와 그 주변을 둘러싼 녹지의 영향이었던 것 같습니다. 위로 높은 건물들이 서 있지만 명확하게 보이는 녹색의 공간들이 모든 것을 감싸 안아 하나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았죠.
지금까지의 힐스와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찾아보니 실제 아자부다이 힐스의 녹지 면적이 훨씬 넓었습니다. 롯폰기힐스가 전체 면적의 10분의 1이 녹지라면, 아자부다이 힐스는 3분의 1을 녹지에 활용했습니다. 더욱이 건물을 먼저 짓고 경관을 만든 것이 아니라 광장을 중심으로 경관을 구성하고 그 안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건물을 배치했다는 차이도 있었습니다. 이런 차이가 아자부다이 힐스를 마주하는 첫 인상에서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녹색으로 둘러싸인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광장’과 같은 도시, Modern Urban Village를 컨셉으로 Green과 Wellness라는 키워드가 녹여져 있죠. 결국 도시는 ‘사람이 모여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곳’이라는 개념을 아자부다이 힐스로 보여주었습니다.
힐스의 미래형, 아자부다이 힐스는 무엇이 다를까?
모리빌딩이 생각하는 컴팩트 시티의 모습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특히 모리빌딩의 모든 개발에서 주요 타겟이 글로벌 플레이어임을 고려하면,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삶에 무엇이 필요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죠.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힐스 시리즈와 아자부다이 힐스는 조금씩 차이를 가집니다. 공간 구성은 공통적이지만, 그 안을 채운 브랜드와 의미는 조금 더 발전했죠.
자누 도쿄 ⓒSPI 플랫폼 마케팅팀
첫 시설은 호텔입니다. 아크힐스의 ANA인터컨티넨탈 도쿄, 롯폰기힐스의 그랜드 하야트 도쿄, 도라노몬힐스의 안다즈 하야트에 이어 아자부다이 힐스에는 아만 호텔 앤 리조트의 새로운 브랜드인 ‘자누’의 첫 호텔이 들어섰습니다. 자누 도쿄의 다른 수식어는 웰니스 끝판왕입니다. 모리빌딩이 아자부다이 힐스에 키워드로 잡았던 웰니스의 연결점이죠. 자누 도쿄에 있는 웰니스 센터에는 도쿄에서 가장 큰 체육관이 있습니다. 온천치료와 수치료까지 가능하죠. 아만 에센셜 부티크는 아만 리조트 이외의 공간에 독립형으로 문을 연 첫 매장입니다. 오직 아자부다이 힐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또 다른 시설은 문화 시설입니다. 문화도심을 컨셉으로 했던 롯폰기힐스의 모리 아트센터, 공간 자체가 미디어의 역할을 하며 문화 발신지가 된 오모테산도 힐스의 확장형이 아자부다이 힐스입니다. 모리빌딩은 ‘거리 전체가 뮤지엄’이라는 테마로 아자부다이 힐스 갤러리를 만듭니다. 예술,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담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죠. 지하에는 이미 많은 이들을 사로잡은 '모리 빌딩 디지털 아트 뮤지엄 : 엡손 팀 랩 보더리스'가 이전했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작품이나 일본에 공개되지 않은 작품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아자부다이 힐스 곳곳에 자리한 예술품 또한 의미를 담고 있어 하나씩 찾아 보는 재미가 있죠.
아자부다이 힐스 마켓 ⓒSPI 플랫폼 마케팅팀
아자부다이 힐스 마켓 ⓒSPI 플랫폼 마케팅팀
마지막은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상업시설입니다. 힐스는 하나의 목적만 가진 공간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집이고, 누군가에게는 여행지이며, 누군가에게는 회사죠. 그럼에도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F&B 영역입니다. 먹는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으니까요. 모리빌딩은 이 부분을 호텔과 백화점의 장점을 섞어 완성했습니다. 백화점의 슈퍼마켓 운영 방식을 모리빌딩 스타일로 풀어내 직접 운영하는 곳이 아자부다이 힐스 마켓입니다. 생필품도 팔지만 도쿄를 대표하는 34개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끕니다. 34개 브랜드의 면면은 모두 일본 최고라는 평이 아깝지 않습니다. 도쿄 메구로에 본점이 있는 토리시키는 미슐랭을 받은 도쿄 1위 야키토리 전문점입니다. 타베로그 댓글에는 전화를 1000번 해서 예약에 성공했다는 내용이 있을 정도로, 도쿄 사람들도 가기 어려운 레스토랑이기도 합니다. 이 곳이 아자부다이 힐스 마켓에 있습니다. 하루에 5번 닭꼬치 구이가 나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죠. 그 옆에 문을 연지 100년도 넘은 닭고기 전문점 토리토가 있습니다. 여기서 엄선한 닭고기를 사용해 요리를 하는 것이죠. 닭고기에만 진심인 것은 아닙니다. 일본 최고라 불리며 유명 스시집에 생선을 제공하는 생선가게 야마유키도 있습니다. 이들이 판매하는 생선을 식재료로 살 수도 있고, 바로 먹고 싶으면 초밥이나 요리로 즐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모든 가게에는 장인이 있어서 소비자가 원하는 요구를 바로 실현해 줍니다. 초밥을 먹고 싶다면 일본을 대표하는 스시야 스시 사이토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이토의 생선을 책임지던 곳이 야마유키죠. 이렇듯 식재료부터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요리된 도시락까지 모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문조리가 가능한 시스템이죠. 모르고 지나치면 일반적인 백화점 식품관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을 대표하는 곳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교토에 본점이 있는 청과 전문점 야오이치, 1912년 문을 연 정육점 HIYAMA WAGYU, 100년 역사를 가진 전통 쌀집 스미다야 등 어떤 부분에서도 빠지지 않는 음식의 총집합을 경험할 수 있죠.
약 150 곳의 점포들로 구성된 상업시설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매장 하나에도 아자부다이 힐스에 있어야 할 의미가 담긴 느낌입니다. 1942년 아사쿠사에서 창업해 단 2종류의 빵(식빵, 롤빵)으로 사람들이 멀리서도 찾아오는 가게가 된 빵집 ‘펠리칸’. 이 브랜드는 지역에서 사랑받는 가게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점포의 수를 늘리기보다 장인을 키우고, 상품의 질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그럼에도 첫 출점을 아자부다이 힐스에 '펠리칸 카페'로 한 것은 “건물을 지어 끝이 아니라 거리를 만들자는 모리빌딩의 자세에 공감했기 때문” 입니다. 현재 4대째로 브랜드를 이끄는 와타나베 리쿠 전무는 인터뷰를 통해 “모리빌딩의 직원들이 몇 번씩 찾아와 설득하고, 이해시켰다. 그 과정에서 신념 없이 이익만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아자부다이 힐스 개발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고, 이 사람들이라면 뭔가 함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매일 먹을 수 있는 밥 같은 빵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기 위해 매일 오후 2시 공방에서 갓 생산한 빵을 가져와 한정 수량으로 판매합니다. 다만 기존과 다른 아자부다이 힐스 고객 분위기에 맞춰 약간의 변화도 추구합니다. 유명 요리사와 콜라보레이션 한 샌드위치 2종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도쿄를 방문하기 전, 펠리칸의 브랜드 스토리를 바탕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펠리칸 베이커리>를 보며 이 곳의 빵을 꼭 먹어보겠다고 생각했기에 아자부다이 힐스에서 브랜드를 만나 참 반가웠습니다. 도쿄에서 식빵 1위 브랜드라고 하니 당연히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솟아났죠. 그러나 이미 많은 이들이 줄을 서 있어 아쉽게 발길을 돌렸습니다. 도쿄를 다시 찾을 때 도전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죠.
알케미 ⓒSPI 플랫폼 마케팅팀
타임지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뽑은 세계 탑10 비건 식당인 플랜트 베이스(식물성) 레스토랑 ‘알케미’도 첫 출점이 아자부다이 힐스입니다. 건강뿐 아니라 다양한 식재료의 조리법을 통해 먹는 재미까지 추구하는 브랜드답게 직접 원하는 재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30여 가지의 토핑으로 구성된 샐러드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길티 프리 디저트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이 매장 역시 모리빌딩이 키워드로 삼은 그린&웰니스에 부합하기도 하죠. 1층에 있는 제철 재료에 어떤 것도 넣지 않은 건강 주스를 판매하는 ‘도쿄 주스’, 전국 60여 개 생산자가 정성스럽게 기른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라신 등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다양합니다. 이밖에도 교토에서 출발한 커피 브랜드 아라비카의 첫 도쿄 출점 매장, 오사카에서 인기를 얻은 프렌치 레스토랑 리에종의 첫 도쿄 출점 매장 등 처음 도쿄에 소개되는 매장들도 많이 입점했습니다.
아라비카 ⓒSPI 플랫폼 마케팅팀
로마 교황이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향수 제조소 칼투지아, 퀄리티가 다른 타월브랜드 트루 타월, 관리 영양사가 상주하며 이너 뷰티를 분석해 고객 맞춤형 지도를 해주는 건강 브랜드 Esthe Pro Labo, 주얼리 브랜드 MIO HARUTAKA의 세계 유일 직영점,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인 콘란샵 등도 입점해 있습니다. 더 잘 살기가 웰니스를 의미한다면 브랜드 운영에 있어서도 아자부다이 힐스가 웰니스의 측면이라고 한 펠리칸 와타나베 전무의 인터뷰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것처럼 아자부다이 힐스에 위치한 브랜드는 모두 잘 사는 것에 진심인 곳들로 느껴집니다.
이 모든 것의 중심, 모리빌딩의 타워매니지먼트
다른 회사에 없는 타워매니지먼트라는 조직을 운영하며 공간의 컨셉 구현과 운영에 진심인 모리빌딩다운 구성이죠. 모리빌딩은 짓고 분양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 100% 운영 관리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렇기에 공간을 활용하는 사람들, 타겟으로 정의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심사를 더 상세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아자부다이 힐스의 주차 서비스 운영 관리만 봐도 알 수 있죠. 힐스앱을 활용하면 한 개인이 차량 5대, 공유 사용자를 4명까지 등록할 수 있습니다. 등급에 따라 주차 요금 할인도 차등 적용되고 스마트폰으로 결제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등급은 힐스에서 사용하는 연간 사용액에 따라 4단계로 나눠지고요. 힐스의 모든 매장이나 시설을 이용하면 힐스 포인트가 쌓이는데, 이 포인트는 다시 힐스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불편한 주차로 인해 차량을 가지고 쇼핑센터 또는 백화점을 방문하기 어렵던 도쿄 사람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며, 힐스로 오는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것이죠. 어떻게 생각하면 사소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공간에 지속적인 트래픽을 만들고 신규 유입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섬세한 운영 노하우 중 하나이기도 하죠.
이만큼 거대한 재개발이 이뤄지면 거리와 도시,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한번 개발된 공간은 50년 이상 유지되고요. 모리빌딩은 에리어 매니지먼트를 통해 한 거리 전체, 또 하나의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에 명확한 컨셉, 컨셉을 구현하는 공간 디자인에서 그치지 않고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죠. 그 고민은 리테일 운영과 특성을 살린 이벤트 프로모션 등으로 나타납니다. 저희가 주요 리테일에 집중해 아자부다이 힐스를 둘러본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자부다이 힐스는 ‘유일’과 ‘첫’ 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모두가 트렌드하고 핫하다고 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해 또는 화제를 일으키기 위해 선택한 브랜드들이 아닙니다. 도쿄의 음식을 글로벌 플레이어들에게 알리겠다, 이 곳에 사는 이들에게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제공하겠다, 이 곳을 이용하는 이들이 최고의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하겠다는 가치를 품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력이 있는 거리를 만들어가죠. 이것이 모리빌딩만의 차별점이자, 그들이 생각하는 미래형 힐스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모리빌딩 힐스 시리즈 개발 및 운영 요약]
ⓒSPI 플랫폼 마케팅팀
3화 ‘힐스족에게 듣다’에서는 실제 힐스에서 일하고, 쇼핑하는 힐스족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모리빌딩이 추구한 컨셉과 가치는 어떻게 소비자에게 닿고 있는지, 소비자들은 힐스를 이용하며 어떤 점들을 느끼고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모든 공간은 사람의 삶을 위한 곳이고,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가 중요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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