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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위 파이'로 성장한 K리츠 ETF 시장(feat. 미래&삼성의 하드캐리)

2025.06.23 09:34:10

상장 리츠
ETF
1조원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K리츠 ETF 시장이 마침내 순자산 1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사실 K리츠 개별 종목들이 올해 상반기 완만한 주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신규 자금 유입은 제한적인 상황인데요(리츠 시장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죠). 그런 점에서 리츠 ETF 시장의 확장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특히 리츠 시장을 외면하는가 싶던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행렬이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리츠 ETF 이기도 합니다.

K리츠 ETF의 시작은 2019년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제 막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시작한 K리츠에 특화된 ETF를 론칭하면서 처음 나왔습니다. 당시만 해도 리츠 수가 제한적이다 보니 여러 부동산 상품과 고배당 종목을 동시에 투자했습니다. 상품명이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이었던 이유였습니다(이후 2022년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로 변경). 2020 K리츠 ETF로는 유일했고, 순자산 규모 역시 6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았습니다.

2022년에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등장하면서 플레이어 수가 셋으로 늘어났는데요. 고금리 여파로 주춤하는가 싶었지만, 비교적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K리츠 ETF 순자산은 2022년말 2,000억원, 2023년말엔 3,000억원으로 꾸준히 불어났습니다. 이후 2024년에 ETF 강자 삼성자산운용이 K리츠 시장에 등장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커졌습니다. 그해 7,000억원을 넘어 다시 6개월여 만에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삼성’발 K리츠 ETF 지각변동 예고, 그리고 관전포인트

팽창하는 리츠 ETF 시장의 키워드,‘투자자 눈높이’와 ‘운용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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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의 등장은 외형 성장 측면에서만 두드러졌던 것은 아닙니다. 총보수율을 0.1% 아래로 책정하면서 타 ETF들이 줄줄이 보수율을 최저 수준으로 인하했습니다. 또한 월배당으로 출시되면서 이후 K리츠들의 월배당 변경에 불을 지피기도 했습니다. 현재 수익률 역시 연간 9% 안팎에 달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주기, 수수료나 수익률  측면에서 그만큼 우호적인 변화였고, 개인들 자금 중심으로 ETF 시장으로 더 유입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2025 6 20일 현재 기준, K리츠 ETF 시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중심의 견고한 양강 체제입니다. 1조원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6%(6,609억원), 삼성자산운용이 32%(3,299억원)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리츠부동산 2024년 론칭해 200억원 수준에서 올해 무려 3,200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지난 1년여를 분석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절대적이었습니다(미래에셋도 유사).

*출처:한국거래소

일부에서는 K리츠 시장 전체 규모(8조원)에 비해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특정 ETF로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체 시장 대비 단순 비중이 10%를 훌쩍 넘어서고 있는데요. 일반 기업으로 보면 핵심 주주 중 하나로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존재감 탓에 리츠 ETF의 리밸런싱은 개별 종목 주가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합니다.

‘6월의 K리츠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부제:ETF 리밸런싱)

물론 개별 종목이 아닌 리츠 ETF로의 과도한 집중이 완전히 반가울 수만은 없는 흐름입니다(가령 편입 미대상 리츠 소외). 하지만 서두에 언급한대로 현 시점에서 ETF 시장의 성장이라도 없었다면 리츠 시장 전반의 부진은 더욱 클 수 있는 상황입니다. 개별 리츠로의 자금 유입은 그 자체로 문제를 개선해야 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리츠 ETF로의 쏠림이나 다양성 부재 등의 이슈 역시 그 이후에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사람 만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 등에 더해 주요 플레이어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