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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형 리츠

미국 리츠 시리즈 초반 프롤로그 편에서 미국 리츠가 가진 여러 매력과 장점들을 소개했습니다. 그중 하나로 섹터와 자산의 다양성을 언급했는데요. 줄줄이 소개된 통신타워, 데이터센터, 셀프스토리지, 헬스케어 등의 리츠들도 모두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섹터이자 대형 플레이어입니다. 당연히 이들이 끝이 아닙니다. 아마 흥미로운 동시에 유니크 한 섹터가 많이 있습니다카지노와 리조트를 기반으로 성장한 비치프라퍼티스도 그중 하나입니다.

프롤로그 #2. '2,000조원 빅마켓'이 가진 매력과 잠재력들

②"리츠도 성장주가 됩니다" 데이터센터리츠 대장주, 에퀴닉스(Equinix)

⑧미국 리츠 대장주 등극한, 시총 158조원 헬스케어 공룡 ‘웰타워'

비치프라퍼티스는 미국리츠협회 기준 게이밍 리츠 섹터로 분류되는데요. IR에서는 체험형 부동산'이란 키워드를 강조합니다.  카지노, 리조트에 골프, 레저를 비롯한 다양한 엔터까지 사용자의 경험과 체험이 중요한 부동산으로 계속 확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객, 투자자, 시장과 밀접하고 친숙한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이유도 있습니다비치프라퍼티스는 라스베가스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 상징적인 자산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치프라퍼티스 홈페이지 첫 화면

사실 비치프라퍼티스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지는 7년 가량으로 역사가 짧은 편인데요지금의  화려한 모습 이면에 아픈 역사도 가지고 있습니다. 어려움 속에 시작해 카지노 리츠의 상징이 된 비치프라퍼티스를 소개합니다.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쳤는지(사실 대부분의 리츠 성장 방정식이 인수합병을 거쳤고, 비치프라퍼티스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그리고 이들을 위협하는 요인과 미래 성장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파산 기업 부동산을 리츠로 부활, 공격적 성장


비치프라퍼티스는 지금은 사라진 이름인 하라스 엔터테인먼트(Harrah’s Entertainment)’란 카지노·리조트 기업이 모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라스 엔터테인먼트란 곳은 2008년 사모펀드에 매각되는데요. 당시 사모펀드는 매수자금 상당액을 차입 방식(차입매수, LBO)으로 조달합니다. 인수자가 빚을 내 기업을 인수한 셈입니다. 이후 하라스 엔터테인먼트란 상호는 시저스 엔터테인먼트(Caesars Entertainment)로 바뀝니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합니다. 차입매수 방식에 의존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부채 리스크가 높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인수 이후 시점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시기였습니다. 경제 및 금융 위기 속에 카지노와 레저 산업은 극심한 침체기를 겪게 됩니다. 결국 돈을 벌지 못하면서 차입매수 방식에 따른 조달 구조는 부메랑으로 날아왔습니다. 시저스 엔터테인먼트(정확히는 자회사 'CEOC')가 2015년 결국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파산보호 신청(챕터11)을 하게 됩니다

파산보호 신청과 그 이후 구조조정 과정이 비치프라퍼티스의 탄생과 연결됩니다. 채권단이 파산신청 기업인 CEOC를 카지노와 레저 등 부동산 자산과 영업을 각각 담당하는 회사로 쪼개기로 하는데요. 바로 부동산 자산을 담은 회사가 리츠로 설립된 비치프라퍼티스입니다. 2017년의 일입니다. 19개 카지노 리조트와 4개 골프코스 등이 기반이었습니다. 이듬해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습니다. 상장 리츠 비치프라퍼티스의 첫발입니다.

*비치프라퍼티스 설립과 이후 진화 과정

상장 후 비치프라퍼티스는 폭풍성장 과정을 밟습니다. 다른 리츠처럼 대규모 인수합병을 연이어 단행한 결과입니다. 과거 극심한 위기를 딛고 일어선 비치프라퍼티스는 당시 경험이 약이 됐는지 팬데믹 시기에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빠르게 정상화를 완료했습니다. 2022년에는 카지노 및 리츠 운영사인 MGM 계열 리츠 MGP 172억 달러에 인수하는 초대형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카지노를 넘어 골프, 리조트, 테마형 엔터테인먼트 등이 주요 자산이었습니다.

아래는 최근에 비치프라퍼티스가 최근 인수 추진 사실을 공개한 자산입니다. 골든엔터테인먼트의 자산들입니다. 거래 규모는 11억6,000만 달러 수준입니다. 해당 자산들은 라스베가스가 위치한 네바다주에 포진돼 있습니다.  과거 MGM 계열 리츠를 인수한 방식과 유사합니다. 모회사는 주요 클라이언트로 얻고, 핵심 자산을 사들이는 방식입니다. 일종의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비치프라퍼티스는 신규 자산과 우량 고객을 한꺼번에 확보하면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비치프라퍼티스의 2025년 인수 자산

비치프라퍼티스는 현재 시가총액 약 320억 달러, 원화 기준 40조원을 훌쩍 상회하는 큰 회사로 성장했습니다(자산규모 450억 달러 상회). 게이밍 섹터의 간판 리츠입니다. 주요 임차인은 모두 비치프라퍼티스와 여러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이들입니다. 대표적으로 임차인이자 운영 회사들은 과거 분리된 시저스, 인수 자산의 운영사였던 MGM 등입니다. 모두 카지노와 리조트 자산들로는 잔뼈가 굵은 빅 플레이어들입니다.  이들이 비치프라퍼티스의 핵심 임차인으로 두면서 리스 평균 잔여 기간 40년 이상의 최우량 리츠로 자리잡았습니다.

 

비치프라퍼티스의 투자 매력과 미래 전략


비치프라퍼티스의 강점은 안정성과 수익성입니다핵심 인차인인 시저스와 MGM과는 모두 트리플넷리스구조의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비치프라퍼티스가 이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 이들이 세금, 보험, 유지보수 등의 관련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비치프라퍼티스 입장에서는 철저한 비용 관리로 임대수익 안정성을 보다 제고할 수 있는 셈입니다. 과거 리얼티인컴이 안정성을 추구하는 방식이 트리플넷리스구조이죠.
*비치프라퍼티스의 라스베가스 주요 개이망 자산들
수익성 역시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언급했듯 금융위기의 경험을 약으로 삼으며 리스크를 잘 관리하고 있는데요. 수익성 측면에서의 성과는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리츠가 임대수익으로 꾸준히 일으키는 이익, 즉 FFO(경상적영업이익)의 경우엔 코로나팬데믹 이후 꺾이기도 했지만 2023년 이후 반등에 성공해 최근 가장 높은 지표를 보이고 있습니다 . 40년 이상의 평균 임대차 만기는 안정적 수익의 기반입니다.

이는 비치프라퍼티스의 배당금 추이에서도 나타납니다. 분기배당 리츠인 비치프라퍼티스는 2018년 이후 7년 연속으로 연간 배당금을 인상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주가가 큰 부침을 겪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배당수익률이 6%에 육박하는 대목입니다. 성장성 리츠라는 평가를 받는 곳들의 배당수익률이 2~3%, 상대적으로 배당매력이 높은 리츠들이 5%대 중반을 제시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치프라퍼티스가 두드러진 대목입니다. 특히 배당성장률 측면에서도 비교우위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치프라퍼티스의 배당성장 흐름

사실 비치프라퍼티스의 약점이라고 하면 선뜻 떠올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바로 경기침체로 인한 카지노와 레저산업 등의 불황입니다. 쉽게 보면 국내 리츠 가운데 호텔과 리테일 리츠들이 경기민감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떠올리면 됩니다. 비치프라퍼티스 역시 과거 겪은 파산의 단초가 된 일이기도 하죠. 다만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위기를 겪었지만, 이후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단 점에선 일정 부분 감안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비치프라퍼티스의 인수합병 이면에는 신규 투자 한계(매물 제한)로 성장 동력이 제한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요 지역인 라스베가스가 이미 포화상태시장란 평가가 나오고 있기도 하죠. 또한 강점으로 지목되는 부분이 시장 변화에 따라 위기를 부를 수 있습니다. 시저스와 MGM에 쏠린 임차인 구조와 비중(총 70%)이 마냥 안전하다고 보긴 힘들기 때문입니다물론 비치프라퍼티스는 금융위기와 팬데믹 등의 시기를 지나 쌓은 경험으로 다양한 우려와 변수들을 제어하고 있습니다. 부채 부담을 해소하는 동시에 부지 확보와 개발 역량, 그리고 포트폴리오 다양성을 제고하는 노력도 일환입니다.

*비치프라퍼티스의 임차인 구성

 

서두에 언급했듯이 비치프라퍼티스의 청사진은 바로 체험형 부동산(Experiential Real Estate)’ 리츠입니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내걸 정도로 경험과 체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지역에 걸쳐 체험형 부동산 콘셉트를 통한 확장 전략을 가속화해왔는데요. 스포츠와 골프 등의 확장 역시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또 캐나다 등 해외 시장 확장도 지속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비치프라퍼티스가 전면에 내세운 '체험형 부동산' 기반의 리츠는 미래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RMZ:S&P 500,  SPX:리츠지수(MSCI US REIT Index)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국내외 상장 리츠와 자산관리회사(AMC), 투자자들 그리고 시장 전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취재하고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