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K리츠들이 쏟아낸 대규모 유상증자 행렬은 당시 시장 전체를 휘청거리게 만든 이벤트였습니다. 단적으로 리츠 지수는 전반기 대비 하반기 단기간에 무려 20% 가량 빠졌는데요. 다행히 올해 들어 완만한 회복 흐름 속에 일정 부분 하락폭을 만회하긴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유상증자 이전 전고점 대비 간극이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전체 리츠 시장이 아닌 개별 종목으로 들여다 보면 분위기 차이는 존재합니다. 증자를 실시했던 리츠 별로도 회복 정도나 속도가 다른 셈입니다. 리츠 별로 전략과 운영이 상이하고, 퍼포먼스 역시 달랐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결과인데요. 지난해 하반기 증자를 단행한 이들 K리츠들은 지금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요.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 스토리를 쓴 곳은 디앤디플랫폼리츠입니다. 증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10월 주가는 3,410원 수준에서 이후 하락이 거듭되면서 발행가를 2,725원으로 정했는데요. 올해 11월말 기준 주가는 3,600원대로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이미 증자 이전의 가격을 상회한 수치를 나타낸 셈입니다. 연말 증자가 완료된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에 30%를 훌쩍 넘는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증자 리츠들 가운데 단연 으뜸입니다.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주가 상승은 신규 투자자들에겐 확실한 투자 수익을 안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신규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배당수익률 6~7% 가량을 더하면 40%에 육박하는데요. 당시 일부 핵심 기관들이 자금 부족으로 참여하지 못하면서 이를 대거 받아간 국민연금의 경우엔 그 수혜를 온전히 누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재 예정된 주주환원 이벤트를 감안하면 증자 당시 불가피했던 배당 희석 부분도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구주주들 입장에서도 반길 만한 소식들입니다.
실제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주가 부양을 도모할 수 있는 이벤트들이 있습니다. 최근 핵심 자산인 세미콜론 문래(오피스) 매각 자금을 신규 자산에 투입하고, 차익에 해당하는 부분은 내년에 특별배당을 실시할 예정입니다(디앤디플랫폼리츠 첫 특별배당). 포트폴리오 전반적으로도 지난해 명동N타워 매입과 함께 올해는 종로수송타워 인수로 괄목할 변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리츠의 전략적 행보에 시장이 화답하는 등 빛을 발하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흐름을 시작한 모습입니다.
롯데리츠 역시 유상증자를 기점으로 큰 폭의 회복 흐름을 보인 곳입니다. 롯데리츠는 증자 발행가(3,200원)은 물론 증자 발표 직전의 주가(3,875원)을 회복한 ‘유이’한 곳인데요. 증자 발행가 대비 현재 주가 지표는 4,000원을 넘어서 약 2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1월1일부터 누적 기준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입니다(특수한 이벤트를 가진 코람코더원리츠 제외). 배당수익률까지 더하면 30%를 훌쩍 넘습니다.
롯데리츠는 디앤디플랫폼리츠와 함께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현실화하면서 시장의 우호적 평가를 받은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백화점, 마트 등 리테일 중심에서 호텔과 오피스 등 여러 섹터로 다양화하고, 그동안 충격을 줬던 고금리 리파이낸싱이 끝난 후 금리 하향과 함께 정상화 국면에 돌입했죠. 롯데리츠는 최근 증자 없이 L7 홍대 인수를 추진한다는 사실을 공표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은 주가로 화답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외에 한화리츠는 발행가(3,520원)를 훌쩍 상회하는 주가 흐름(4,120원)을 보이고 있지만 높은 증자율 탓에 급락한 주가로 아직 증자 직전의 주가(5,000원)와는 괴리가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신한알파리츠와 이지스레지던스리츠의 경우엔 발행가를 소폭 상회하는 선에서 주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외 6~8월 크지 않은 규모로 증자를 완료한 삼성FN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발행가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상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