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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Overview>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꾸준히 주유소 자산의 비중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올해 경기 안산중앙, 경기 포천대로, 강원 샘터, 대전 대전청사, 경남 김해대로 주유소를 매각하였고, 부산 우암로, 서울 양천, 부산 낙동로 주유소 역시 연내 매각을 종결할 예정입니다. 이를 토대로 장부가 대비 132%의 매각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종로 안국역 인근에 위치한 재동주유소는 개발사업이 착공되었습니다. 건축비는 200억 수준, '27년 10월 오픈 예정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1%의 호텔 포트폴리오의 비중이 점차 커지게 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아리랑, 비산현대, 연산셀프주유소의 밸류업(Value up)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CS프리미어호텔서울을 인수하였습니다. 향후 메리어트 브랜드 유치를 위한 공사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출처: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코람코다운'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린치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업의 주식을 샀을 때 '어떤 이유로 샀는지' 어린아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K리츠 투자자라면, 각 리츠를 한 단어, 또는 한 문장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할 것입니다. 가령,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이커머스와 물류센터의 성장', 신한알파리츠는 '서울 오피스의 강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쉽게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상장 이후, 회사의 정체성을 꾸준히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로 상장하면서 주유소가 정체성이었고, 이후 물류센터를 편입하면서 모빌리티로 범위를 확장하고, 언제부터인가 오피스 우선주와 호텔에 투자하면서 우리 삶의 인프라에 투자한다는 의미에서 사명을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로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토지 밸류 파인더(finder)'입니다. 투자자가 생각했을 때 코람코라이프인프라에 투자하는 이유를 설명하자면, 다른 리츠 대비 가장 토지의 숨겨진 가치를 잘 찾고, 숨겨진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것입니다. 주유소라는 다소 성장성이 떨어지지만, 하지만 입지는 좋은 자산을 용도전환하여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한 용도로 만들어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숨겨진 건폐율, 용적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가장 적합한 용도에 맞게 부동산의 가치를 높여, 더 높은 임대수익을 창출하고, 매각차익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흔히 감정평가나 부동산학개론에서 배우는 '최유효이용'을 가장 잘 해석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유효이용이란, 객관적인 양식과 통상의 능력을 가진 사람, 즉, 경제인이 부동산을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최고, 최선의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을 뜻합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지금까지 주유소를 세차장, 라스트마일 물류센터, 드라이브스루 매장 등으로 개발하였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이전 소유주가 미처 사용하지 않았던 용적률과 건폐율을 활용함과 도로의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합쳐 이와 같은 결과물을 도출하였습니다.
회사는 이번 IR행사에서 '26년 투자운용 방향을 제시하였으며, 수익성을 위한 매각 및 용도전환계획으로 서울 재동주유소, 서울 아리랑주유소, 경기 비산 현대주유소, 부산 연산셀프주유소에 대해 용도전환을 통한 밸류업(Value Up)을 계획하였습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가 가장 잘하는, 가장 코람코다운 플레이(Play)라고 생각합니다.
컨버전을 계획하고 있는 개별 주유소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아래와 같습니다.

<재동주유소>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재동주유소는 안국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번에 제시한 4개 자산의 개발계획 중 가장 기대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재동주유소는 북촌, 인사동, 익선동 등을 끼고 있으며, 광화문, 경복궁, 종묘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많은 곳입니다. 회사는 해당 자산을 개발하여 미드 스케일( mid-scale) 호텔로 탈바꿈할 계획입니다. 현재 주유소의 용적률은 29.21%, 건폐율은 약 20%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를 개발한다면, 용적률은 법정 최고한도(일반상업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인 600%에 가까운 599.02%수준으로 높일 수 있게 됩니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바로 회사가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키우고 있는 호텔자산의 확대라는 점입니다. 회사는 아늑호텔 홍대를 시작으로 지난 상반기 호텔 자산 2곳을 추가 매입하였습니다. 만약, 재동 주유소의 호텔로 탈바꿈된다면 총 4곳의 호텔을 보유하게 됩니다. 회사가 보유한 다른 자산들과 비교시, 아늑호텔 홍대만큼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기대되며, 현재 호텔시장의 관심도를 고려할 때, 다른 용도 대비 개발이익이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당 자산은 과거 임대주택으로의 개발을 계획했으나, 호텔로 계획이 변경되었습니다. 개발과정에서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는지 알 수 없으나, 결과론적으로 볼 때 임대주택보다는 호텔이 조금 더 입지와 용도에 더 적합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리랑주유소> 
서울 아리랑 주유소는 성북구 정릉동 정릉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이를 임대형 기숙사(레지던스)로 개발할 계획입니다. SK디앤디의 에피소드, 맹그로브 등 여러 Player들이 수도권 코리빙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최근에는 KKR,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투자회사들 역시 관심갖는 시장입니다. 전세사기가 늘어나고, 주택가격의 상승이라는 배경 역시 이들의 관심을 갖게 합니다.
해당 자산은 고려대, 성신여대, 한성대, 국민대 등 대학이 밀집한 성북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청년임대주택 정책 등을 고려할 때,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가속화가 우려됩니다. 역세권청년주택 등 정부 주도의 저가형 청년임대주택의 공급은 증가할 것으로 생각하며, 기초자치단체 주도의 '만원 주택' 등도 경쟁자로 볼 수 있습니다. 
 
<비산현대주유소>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세번째는 경기 안양에 위치한 비산현대주유소입니다. 회사는 해당 자산을 시니어 레지던스 섹터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비산현대주유소는 서울과 가까운 안양에 위치하고 있으며, 1기 신도시인 '평촌'입니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과도 가까운 것은 장점입니다. 
이미 미국(Welltower, Ventas 등)과 일본(Healthcare & Medical Investment 등)에는 시니어 헬스케어리츠가 존재하며, 한국에는 아직 없습니다. 다만, 엠디엠플러스가 화성 동탄신도시에 헬스케어 리츠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고령화 속도로 볼 때 시니어 레지던스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관리인력이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고독사를 막을 수 있고, 운동, 취미활동과 같은 각종 프로그램을 배우는 등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한국에서 이같은 실버산업은 필연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도적으로도 리츠가 실버타운을 설치하고 운영할 경우, '26년까지 유료 노인복지시설의 취득세 25%, 재산세 25%를 감면하는 등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일본과는 달리, 한국에서 시니어 레지던스가 실패했던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i) '입주'시 제시한(약속한) 서비스보다 질(퀄리티)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운영업체는 일정기간 운영 이후 exit를 하게 되는데, 새로운 인수자는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인수하였기 때문에 수익을 내야하며, 이 과정에서 서비스의 품질은 떨어졌습니다. 이후 시설의 노후화에 대해서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고, 프로그램의 질이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입주자들의 관리비 등은 오히려 상승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ii) 서비스는 유지되나, 매일 같은(비슷한) 식단이 나와서 지겹다거나 노인들만 있어서 분위기가 다운되는 등의 자체적인 문제도 있었습니다. 한 분 돌아가시면 분위기가 침울해지는 문제 등도 자주 발생합니다. 종합병원과의 접근성 등 도심과 멀수록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하였습니다.
iii) 보증금과 관리비의 문제입니다. 주택법상 오피스텔, 기숙사, 다중생활시설(고시원), 노인복지주택은 '준'주택입니다. 노인복지주택은 다른 곳들과는 달리, 관리하는 주무부처가 국토교통부가 아니며,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가령, 관리비 문제만 해도,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은 자체 규약 등을 통해서 해결하고, 50세대 이하의 주택단지에 대해서도 임대료에 관리비가 과다하게 부과되지 않도록하는 등 국토교통부의 관리감독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노인복지주택은 그렇지 않습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가 직접 이를 운용할 것이 아니라면, '신뢰도'가 높은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이 숙제입니다.
 
<부산 연산셀프 주유소>
마지막 부산 연산셀프 주유소의 부지는 현재 HD현대오일뱅크 주유소, 맥도날드, 스피드메이트가 사용 중입니다. 회사 측은 해당 자산을 공동주택으로 개발할 계획이며, ▲인허가 완료 후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 ▲인허가 완료 후 프로젝트리츠를 활용해 직접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부산은 ▲흔히 외지인들이 잘 알고 있는 동부산과 ▲신평장림산업단지 등 공업지역 및 창원, 김해 등에 가까운 서부산으로 나뉩니다. '노인과 바다'라고 불리는 등 광역시 중 고령화율이 가장 높고 청년들이 떠나는 지역이지만, 한편으로는 인근 울산, 김해, 창원, 양산 등 공업도시 및 베드타운으로 이주한 사례도 많기 때문에 부산, 울산, 경남을 하나로 묶어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해운대, 광안리 등이 분포한 해수동남연진(해운대구-수영구-동구-남구-연제구-부산진구), 기장군 등이 ▲동부산이며, 영화 대사 "느그서장 남천동 살제?"로 잘 알려진 남천삼익비치 등의 재건축과, 구도심의 재개발이 주택시장의 키워드입니다. 
반면, 노후된 공장과 명지신도시가 위치한 사하, 사상, 강서 등이 ▲서부산입니다. 서부산은 명지신도시, 에코델타시티의 공급 및 김해, 창원 등 배후 도시의 공급 및 경기에 영향을 받습니다. 
부산 연산셀프 주유소는 동부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23년 이후 금리는 꾸준히 내려가는 추세이며, '인플레이션'에 지속함에 따라, 신축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서부산 대비 동부산의 주택시장은 양호합니다. 지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매매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등의 호재도 남아있습니다. 
다만,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가 프로젝트리츠를 활용해 직접 개발한다면 인플레이션으로 늘어날 공사비의 영향을 받으며, 이 경우 리츠의 사업이익은 감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선반영하여 분양가를 확정하지만, 분양가는 가까운 미래에 확정됩니다. 분양과 준공 사이 인플레이션이 크게 증가하고, 중대재해법 등에 따라 시공사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등 공사기간이 길어진다면 당초 기대했던 수익보다 줄어들 수 있습니다.

호텔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지난 상반기 IR에서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호텔자산 2곳의 신규 인수를 발표하였습니다. 
i) 해당 자산들의 '입지'측면에서 기존 회사 측이 인수했던 아늑호텔 홍대나 K리츠들이 인수한 다른 호텔 자산들 대비 아쉬웠습니다.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만한 입지는 아니었습니다.
ii) 호텔리츠에서 제시되어야할 세부적인 운영지표인 평균객실요금(ADR), 객실점유율(OCC) 등을 알 수 없었습니다. 
필자는 이번 IR에서 위와 같은 사항에 대해 보완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에 대한 언급이 없어 다소 아쉬웠습니다. 정기 IR 자료를 통해 알 수 있었던 점은 CS프리미어호텔서울이 아늑호텔 신림점으로 바뀌었으며, 약 3개월의 리뉴얼 후 메리어트 브랜드 도입으로 해외 방문객 수요를 흡수할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세부 운영지표의 미공개 뿐만 아니라, 매리어트 Bonvoy 멤버십 제휴가 지표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 간의 유의미한 관계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면 하였습니다. 
가령, 개인관광객들은 호텔예약 시 부킹닷컴, 트립닷컴 등 OTA를 많이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매리어트 브랜드는 어느 정도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입지가 좋지 않은 자산을 찾아가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리어트 Bonvoy 멤버십을 활용하면 몇 박 당 하루의 무료숙박을 제공하기 때문에 입지가 다소 좋지 않지만, 고객들의 유입이 늘 수 밖에 없는 구조라거나 패키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메리어트 브랜드가 유리하기 때문에 장기숙박으로 이어진다거나 하는 등의 해석이 부족했었습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가 인수하기 전에는 하루 평균 OCC가 X%였는데, 인수 후 메리어트 멤버십 도입으로 Y%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현재 해당 자산의 임대차 구조는 최소보장임대료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아늑호텔 홍대점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기대한다는 정도의 설명이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김고양

김고양

개인투자자

필명을 사용해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리츠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에서 부동산을 관찰하고 탐구합니다. "야, 너두 건물주 될 수 있어"라는 모토로, 어려운 부동산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e(I)NTP #지적호기심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