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리츠의 배당가능이익 산출 구조를 살펴보며, 실제로 배당 여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영업수익(임대수익)과 금융비용(이자비용)이라는 점을 짚어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리츠가 활용하는 차입 구조를 중심으로, 차입금 관리 방식이 배당 여력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리츠의 배당 경쟁력을 '정확히' 보는 기준들 ①임대차 구조
유사한 자산을 담고 있음에도 어떤 리츠는 배당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반면, 어떤 리츠는 금리 환경 변화에 따라 배당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차입 구조입니다.
리츠의 자금 조달 방법
리츠는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하는 구조상, 신규 자산을 편입할 때 내부에 충분한 유보 현금을 쌓아두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추가적인 외부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며, 자금 조달 방식은 크게 자본 조달과 차입 조달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국내 리츠는 차입 조달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글로벌 리츠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LTV를 활용해 온 만큼, 금리 인상기에는 금융비용 증가와 자금 조달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며 실적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① 차입 형태
리츠가 활용하는 차입 형태는 다양하며, 그 형태에 따라 금리 수준도 달라집니다.
1) 담보대출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입니다. 은행이나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조달하며, 실물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만큼 비교적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합니다.
2) 회사채
회사채 발행 역시 주요 차입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회사채는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리츠의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금리가 결정됩니다. 발행 시점의 시장 금리 환경, 수급 여건, 담보 설정 여부 등에 따라 조달 금리 수준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담보 회사채는 리츠 자체의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금리가 결정되는 반면, 담보부사채는 담보로 제공되는 부동산 자산의 가치와 안정성이 함께 반영됩니다. 일부 리츠의 경우 담보부사채를 통해 회사 신용등급보다 높은 채권 신용등급을 부여받기도 하는데, 이는 담보 자산의 회수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예를 들어 롯데리츠는 담보부사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리츠인데요. 기업 신용등급은 A+이지만, 담보부사채 신용등급은 AA-로 1노치 상향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조달 금리 역시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신용등급은 리츠의 시가총액, AUM, LTV, 임대차 구조, 스폰서 안정성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여됩니다. 이 때문에 규모와 안정성을 갖춘 스폰서 리츠일수록 회사채 발행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 전자단기사채, 전환사채 등
전단채는 단기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되며, 발행 절차가 간편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만 만기가 1~3개월 수준으로 짧아 잦은 차환이 필요하며, 금융시장 환경 변화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전환사채는 일정 조건에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차입과 자본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조달 수단입니다.
② 차입 금리
차입 구조를 구성하는 또 다른 핵심 요소는 차입금리 유형입니다. 차입금리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로 구분됩니다.
1) 고정금리
고정금리 구조는 차입 시점에 확정된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되는 방식으로, 금리 변동이 금융비용과 배당에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중장기 배당 흐름의 예측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즉각적으로 누리기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2) 변동금리
반면 변동금리 구조는 시장 금리 변화가 이자비용에 비교적 즉각 반영됩니다. 국내 리츠의 경우 CD금리에 연동되는 사례가 많으며, 기준금리나 금융채, 국고채 금리에 연동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함에 따라 올해 다수의 리츠가 변동금리 구조를 택했는데요, 금리 하락 시에는 이자비용이 줄어들며 배당 여력이 확대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금리 상승 시에는 이자비용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습니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을수록 배당은 금리 환경 변화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③ 차입 만기
차입 만기 역시 배당 변동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단기 차입 비중이 높은 경우, 차입금 만기 도래 시점마다 차입 조건이 재조정되며 이자비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시장 금리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만기가 짧은 전단채 차환 과정에서 리츠의 차입금리 상승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리츠는 금리 환경에 영향을 받지만, 금리에 투자하는 상품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금리 수준 자체보다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이자비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겠죠. 이는 결국 AMC의 차입 구조 설계와 운용 역량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국내 리츠는 주요 권역 중심 자산 보유, CPI 연동 임대료 구조, 장기 임대차 계약 등을 통해 임대수익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편입니다. 이처럼 수익 구조가 안정적인 경우, 배당 여력의 차이는 자금 조달 경쟁력에서 나타나기 쉽습니다. 결국 유사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차입 구조에 따라 배당의 안정성과 흐름을 달라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