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츠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한화리츠는 예고대로 4,7000억원대 규모 유상증자 공모 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지난달 13일 관련 공시 이후 선방하던 주가는 보름 뒤 1차 발행가 발표(26일)를 전후로 급락하고 있습니다. 당시 5,000원 안팎이던 주가는 4,600원대에 이어 4,300원대, 4,100원대까지 계속 하락했습니다.
한화리츠의 주가 흐름은 앞선 증자 리츠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5개 리츠 가운데 낙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선 리츠들은 대부분 1차 발행가를 전후로 10%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죠. 모두 저점은 1차 발행가 수준이었고, 차츰 회복세가 나타났습니다. 반면 한화리츠는 하락률은 20%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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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화리츠의 현재 주가(4,100원대)는 1차 발행가(4,340원)를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사실 기존 주가 대비 예정 및 1차 발행가도 타리츠 대비 큰 폭으로 하향조정 됐는데요. 이는 높은 증자비율(신주/구주 비율)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아래 1차 발행가 산식 참고). 다른 리츠와 마찬가지로 20~30% 수준의 증자율이라면 1차 발행가는 4,600원대에 형성될 수 있습니다. 많은 리츠들이 증자율을 적정 수준으로 맞추는 이유 역시 잠재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보통 높은 증자율은 그 자체로 부담스러운 요인입니다. 한화리츠는 기존 주식 수가 7,060만주인데 반해 신주 물량은 1억 900만주에 달합니다. 가뜩이나 리츠 증자가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하는 패턴을 이어왔는데 물량 마저 크다면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죠.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도 부담은 확대됩니다. 지난 2022년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300%에 달하는 증자율과 시장 한파 탓에 증자(4,600억원)를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미래에셋글로벌리츠(해외 물류 편입)와 직접 비교는 힘듭니다. 2022년 당시는 고금리 시대의 초입이기도 했죠. 한화리츠의 경우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오피스 자산을 담기로 했기 때문에 리츠에 대한 잠재적 기대감은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실제 소화 물량도 스폰서(한화생명보험)가 절반 가량을 책임지기 때문에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동시에 리츠의 가장 유효한 성장 수단 중 하나가 대형화란 대의명분도 유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자에 영향을 미칠 한 가지 변수가 더 있습니다. 바로 배당금 변동인데요. 배당 수준을 중요시 하는 주주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는 자산입니다. 자산편입과 유상증자 마무리 이후에 기존 배당금이 줄어들게 되는데요. 실제로 한화리츠는 IPO 당시 6%대의 배당률(공모가 기준)을 약속한 뒤 이를 이행했지만, 신규 자산 편입에 따라 내년부터는 5%대로 떨어지는 배당률을 새로 제시했습니다.

한화리츠 입장에선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10월 한 달과 11월 초반 주가 흐름이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1차와 2차 발행가 중 더 낮은 가격이 최종 가격으로 확정되는데요. 11월 초반이 2차 발행가 결정에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주가로는 더 낮은 수준이 불가피하죠. 이는 8,080억원의 자산편입 자금조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추가 차입과 비용 발생도 따를 수 있습니다.
한화리츠는 이날(10월2일) 전쟁 이슈를 비롯한 여러 악재가 터진 증시 기류 속에 장중 2% 가깝게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