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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R켄달스퀘어리츠가 유상증자에 ‘실권수수료’를 책정한 이유

2025.05.27 07:39:36

ESR켄달스퀘어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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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권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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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ESR켄달스퀘어리츠가 1,422억원(주가 조정으로 모집액 축소, 1차 발행가 기준) 유상증자에서 조달 도우미 역할을 하는 증권사 IB(투자은행)들에게  실권수수료를 배정했습니다. 기본 인수수수료 외에 실권수수료를 책정하면서 IB들의 공모 부담을 한층 덜어준 것인데요. 그렇다해도 실권수수료 책정은 리츠는 물론 일반기업 유상증자에서 흔치않는 경우인데요.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왜 실권수수료를 배정했을까요.

유상증자 실권수수료는 구주주 청약, 일반공모 절차 등에서 최종적으로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서 발생한 실권주에 대해 책정된 수수료입니다. 만약 1,000억원 유상증자에서 10억원이 미달이라면 10억원에 특정 요율을 적용해 증권사 IB에 지급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실권 발생 시에 추가적인 비용이 지출된다는 점에서 증권사 IB는 좋지만, 기업이나 리츠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방식이기 때문에 자주 활용되진 않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0곳에 가까운 유상증자 리츠 가운데 한 곳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대 100bp 가량의 인수수수료율(대표주관수수료 포함)이었는데요. 지금까지 20회 가량의 K리츠 증자에서 2022년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당시 코람코에너지리츠) 2022년 미래에셋글로벌리츠(당시 계획 발표 후 철회), 2023년 미래에셋맵스리츠 등만이 포함된 비용입니다. 이들의 실권수수료율은 300bp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실권수수료율(100bp)은 최소한인 셈이기는 합니다.

미래에셋맵스리츠 유상증자에 등장한 ‘실권수수료’는 무엇?

*유상증자 수수료율, 출처:각 사 취합

ESR켄달스퀘어리츠는 4%대의 할인율에 대한 반대급부로 파트너 증권사를 위한 실권수수료를 포함했습니다. 증권사 IB 입장에서는 내부 투심(투자심의원회)를 거쳐 유상증자 잔액인수가 의결되는 만큼 이를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입니다. 특히 지난해 봇물처럼 쏟아진 유상증자 가운데 가장 컸던 일부 리츠가 실권주가 발생하면서 장기간 증권사들이 보유했죠. 증권사 입장에서는 의도하지 않게 오랜 기간 실권주를 보유한 전례 탓에 추가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선 측면도 있습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최소한의 실권수수료를 적용하는 대신 증자 할인율은 관행적인 수준(5%) 보다 낮게 해 기존 주주들의 불만을 소폭이지만 해소하고, 가격 하락을 줄이는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무엇보다 증자가 성공적으로 종료될 경우엔 발생하지 않는 비용이라는 자신감도 반영됐습니다. 최종 할인율 자체가 ESR켄달스퀘어리츠와 증권사 IB 간 현 시점 기준 일종의 인수조건인 셈입니다

장고 끝 유상증자 카드 꺼낸 ESR켄달스퀘어리츠(feat. 할인율 & 증자율)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이번 증자에서는 인센티브 방식은 배제했습니다. 20214,420억원 대규모 증자를 추진했는데요. 대표주관사 3곳에 책정한 수수료 요율은 40bp로 낮지만, 계약서에 별도 성과보수 개념의 인센티브를 책정했습니다. 딜에 기여한 성과와 공에 따른 집행입니다. 다만 당시 대비 규모가 크지 않고,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이달 9 1,50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오피셜을 냈는데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지난 2021년 이후 두 번째 유상증자입니다. 조달 자금은 기존 1,509억원에서 주가 조정으로 줄어든 1,422억원입니다. 기존 주주 청약일인 구주주 청약은 7 3일과 4, 일반공모는 8일과 9일 실시합니다.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사람 만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 등에 더해 주요 플레이어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