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R켄달스퀘어츠가 7월 최종 딜 클로징을 목표로 1,50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합니다. 조달 자금은 천안 물류센터 편입과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인데요. 지난 수일 동안의 주가 흐름을 토대로 산정한 신규 주식의 예정 발행가는 4,575원 가량입니다. 향후 50여일 간의 주가 흐름에 따라 1차 및 최종 발행가가 산정됩니다. 최종 조달 규모 역시 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많은 리츠들은 늘 유상증자 여부와 시기를 고심해오고 있는데요. 중심엔 우량 자산 편입과 이에 따른 중장기 성장 전략의 기반을 닦기 위함입니다. ESR켄달스퀘어리츠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올해는 물론, 지난해 역시 유상증자 선택지는 항상 고려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주가 흐름, 시장 유동성 등 여러 요인들에 기반한 주주가치 보호를 이유로 자제했습니다. 3년5개월여 만의 증자가 말해주듯 한파 속에 증자로 주주부담을 키우는 대신 자체 현금 여력과 대출 등을 토대로 중소형 자산을 편입해왔죠. 자산매각과 자산매입을 병행하는 이른바 ‘캐피탈 리사이클링’ 전략 역시 그 일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는 증자를 미룰 수 없다는 절실함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물류시장 수급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함이란 일차적인 배경 외에도 자본확충 없는 자산편입과 성장 전략은 효과가 제한적이고, 재무구조 등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 차례 언급했듯이 리츠의 대형화를 위한 자산 편입, 이를 위한 유상증자는 리츠 입장에서는 숙명에 가깝습니다. 증자 없는 대형화는 가능 보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K리츠 간판급이자 대형사들인 SK리츠(2회), 롯데리츠(2회), 신한알파리츠(5회) 등은 모두 유상증자를 2회 이상 단행했죠.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이번 증자에서 주목할 점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4% 수준의 할인율인데요. 통상 할인율은 유상증자에서 공모 절차를 밟는 과정, 즉 투자자 모집을 위해 기존 가격에서 일정 부분 할인된 가격으로 투자 매력을 제고하기 위해 적용됩니다. 증자 성패 난도에 따라 높이거나 낮게 적용합니다. 일례로 미래 기업 성장이 담보된다면, 그래서 투자자 모집이 원활할 수 있다면 할인율을 낮추는 경우도 많습니다. 단순하게 보더라도 증자 기업이 공모 시에 할인율을 낮게 적용한다면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 희석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일정 부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리츠 시장에서는 지난해 유상증자 공모 할인율의 경우 디폴트 값이 5%였습니다. 지난해 역시 어려움이 예상되는 특정 종목의 경우엔 크게 할인율을 높인 바 있습니다. 지난 2020~2021년 소위 ‘호시절’에 신한알파리츠와 ESR켄달스퀘어리츠가 2.5~3.5% 수준의 유상증자 할인율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발행가는 모두 6,000~7,000원대로 순항을 이어갈 때입니다. 보통 리츠와 다른 이유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일반 기업은 10~20% 등 비교적 높은 할인율이 적용됩니다(달리 말하면 자산편입이 수반되는 증자가 리츠이기 때문에 할인율이 높지 않은 편입니다).
여기에 15%대의 증자율 역시 주목할 만한 지점입니다. 증자율은 구주 대비 신주 발행 물량 비중을 의미하는데요. 비율이 낮을수록 기존 주주들의 필요자금, 지분희석 등 측면에서 부담이 낮음을 의미합니다. 참여 유인이 더 높아지죠. 또한 주가 흐름과 증자율, 그리고 할인율 등이 결합된 발행가격 산식 역시 낮은 증자율, 할인율은 증자 발행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게 됩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증자율 15.44%에 대해서도 최대한 시장과 주주들을 배려한 모습이 보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앞선 증자 사례를 감안해도 낮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조단위 시가총액을 가진 대형 K리츠 가운데서도 증자율 수치 자체는 매우 낮은 편입니다. 과거 300%에 달하던 증자율에 일부 리츠가 증자를 철회한 적(이후 소액으로 성사)이나 높은 증자율 탓에 공모 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 적도 있습니다.
많은 주주와 시장에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증자 종료 이후 배당 역시 기존의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매년 주당배당금을 소액이지만 늘려가는 그림을 그려왔는데요. 올해와 내년, 그리고 이후 흐름 역시 배당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올해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신규 자산을 편입하고, 이후 추가 자산을 매입하면 배당 성장 폭은 더욱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