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사람, 도시의 움직임을 따라 투자의 관점으로 도쿄를 여행한 이야기를 나눴던 시즌1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산을 통해 완성되는 라이프 스타일에 집중했습니다. 타운매니지먼트는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디벨로퍼들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라이프 공식과 비슷합니다. 일본 디벨로퍼들은 자산을 만들고, 타운매니지먼트를 통해 자산의 브랜딩화를 진행해 사람들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깊숙하게 접근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도쿄는 브랜딩의 관점으로, 브랜드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입장으로 경험했습니다.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 공간을 방문하고 각 공간의 ‘운영’을 책임지는 담당자들의 이야기도 들어보았습니다. 디벨로퍼가 만든 도쿄 세계관에서 일하고, 놀고, 먹으며 느낀 도쿄의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합니다.
시부야의 다층 라이프 스타일 구조를 만들어 가는, 도큐부동산
이런 관점으로 도쿄 경험을 계획할 때 출발지는 시부야였습니다. 시부야는 다층적인 의미를 가지는 지역입니다. 우선 도쿄 어디로도 이동할 수 있는 교통 편의성이 도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뛰어나죠. 시부야 지하는 거미줄처럼 얽힌 교통의 핵심이자 허브입니다. 지상에는 ‘HOT’ 함과 ‘FUN’ 함이 공존합니다. 글로벌 관광객과 도쿄의 MZ들이 어우러지고, 엔터테인먼트적인 공간이 넘쳐납니다. 어반코어와 연결된 2~4층 사이의 육교는 시부야역 주변에서 보행자가 지하와 지상을 오갈 수 있게 편의성을 높여줍니다. 시부야역에서 지하철 환승을 경험하면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다 힘이 빠진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무려 7~8층의 높이를 오가야 할 정도이죠. 어반코어는 이런 이동을 조금 더 수월하게 하도록 도와줍니다. 시부야역을 감싸듯 개발된 건물들을 중심축으로 실내와 실외를 연결하고, 그 사이를 잇는 육교와 만나는 구조입니다. 덕분에 한창 공사가 진행되며 동선 확보가 안 되는 시부야역 1층보다 수월하게 시부야역 사방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긴자선 방향에 정비 중인 공중 덱(deck)과의 연결도 계획되고 있습니다. 시부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매일 이 공간을 지나며 일상의 라이프를 즐기는 구조입니다. 일터와 생활공간, 이동공간의 연결점인 것이죠.

시부야역 주변을 연결하는 육교. ⒸSPI 플랫폼 마케팅팀
여기서 잠깐! 타운매니지먼트 단계별 기본 활동 이해하기
1단계 / 내향적인 지역 매니지먼트
청소, 범죄, 교통 대책 등을 통해 지역의 활력 만들기를 시작한다.2단계 / 외향적인 지역 매니지먼트
방재, 재해저감, 환경, 에너지와 등의 연관 활동을 통해 새로운 사회동향 변화에 주목하며 공공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수행한다.3단계 / 지역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매니지먼트
지역에 뿌리를 둔 기존 산업과 더불어 지적인 교류를 통해 신기능과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고 신사업을 지역에 정착시키는 활동을 진행한다.* 고바야시 시게노리, 모리기념재단 편저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지역 매니지먼트> 참고
광역 시부야권 완성의 기초, ‘지하의 교통망’
모리기념재단이 집필에 참여한 도서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지역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타운매니지먼트는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고 합니다. 그 첫 단계는 ‘내향적인 지역 매니지먼트’로 청소, 범죄 예방, 교통 대책 등을 통해 지역에 활력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도큐부동산이 1927년 시부야 개발을 시작하며 철도를 깔고, 연선과 연결하는 과정 등이 이 단계에 해당합니다. 교통을 통해 시부야에 활력을 만들고, 지역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그로 인해 또 다른 연결이 이뤄진 것입니다. 이 도서는 타운매니지먼트가 정보 발신과 커뮤니티 만들기의 단계로 이어진다고 안내합니다. 실제 디벨로퍼들의 지역 ‘운영’을 살펴보면 이러한 과정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도큐부동산이 시부야 지역에서 진행하는 사업의 방향성 Ⓒ도큐부동산 홈페이지
도큐부동산 역시 동일한 방향으로 시부야 개발을 이어갑니다. 시부야역을 중심으로 한 반경 2.5km의 지역을 ‘광역 시부야권’으로 개발 중이죠. 시부야를 비롯해 하라주쿠, 오모테산도, 요요기, 다이칸야마, 에비스 등 고유한 문화를 가진 개성 강한 거리들이 인접해 있는 권역이라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도큐부동산은 사람을 중심으로, 새로움이 계속되는 라이프의 시작점을 시부야로부터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는 ‘시부야형 도시 라이프’ 구현을 목표로 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죠. 교통 인프라를 통해 사람들이 시부야로 모여들기에, 그다음 단계의 활동 또한 가능해진 것입니다.

도큐부동산이 기획, 개발 중인 광역 시부야권 지도 Ⓒ도큐부동산
글로벌 관광객과 도쿄 MZ가 노는 동네를 구현한, ‘지상 엔터테이닝’ 기능
정보 발신도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시부야 지역에서만 가능한 체험 가치를 만들고, 도시 자체를 거대한 미디어라고 인식합니다. 시부야 교차로에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이고, 시부야 지역 오피스에 글로벌 워커들이 모이도록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것도 이런 시도의 일환입니다. 자연스럽게 사람이나 기업과의 접점을 높여 다양성도 강화합니다. 시부야 지역에 구조적으로 창조 발신의 장을 만들기 위해서 모이는 사람의 다양함, 시부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가치, 도시가 가진 발산력을 강화할 타운매니지먼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창조 발신의 장을 만들어 가는 시부야 지역. 다양한 사람이 모이고, 이 지역만의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타운매니지먼트 활동과 연결된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시부야역을 둘러싸고 다양한 상업시설이 문을 열면서 도쿄의 MZ들도 시부야로 모이고 있습니다. 미야시타 파크와 하라주쿠까지 이어지는 패션 브랜드들의 거리, 시부야역을 둘러싼 오래된 맛집과 신생 트렌디 레스토랑의 조화 등이 MZ세대의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시부야역 주변에서 1층 높이의 상점들을 보면, 대부분 타깃이 MZ 또는 관광객입니다. 시부야 교차로를 건널 때면 전 세계인이 라이브 방송을 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글로벌 관광객들의 촬영과 환호가 이어집니다. 도로에서는 카트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이 손을 흔들고, 빼곡한 맛집에서는 이들이 함께 어우러집니다. 전통적인 도쿄의 꼬치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골목과 잘 정돈된 대형 자산 상권이 만나, 도쿄 MZ부터 글로벌 관광객까지 모두에게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화려한 패션 매장과 소박한 길거리 음식 트럭이 공존하는 곳. 1층 레벨에서는 시부야의 엔터테이닝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세계 최초 크래프트 콜라 전문점 '이요시 콜라'. 시부야에는 MZ세대와 SNS에서 주목을 받는 여러 리테일 매장들이 자리잡고 있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여기에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지키며 시부야 바이브를 이끌었던 공간들도 연결됩니다. 시부야 109와 파르코는 글로벌 팝업이 열리는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더현대와 협업을 통해 K패션을 알리는 발신지 역할도 하고 있죠. 시부야 거리 곳곳에서는 K뷰티, K식품 등 여러 주제의 팝업 매장이 하나둘 생기고 있습니다. 단일 브랜드의 이벤트 팝업도 진행됩니다. 이렇게 엔터테이닝 기능이 강화된 덕분에 시부야 거리는 어떤 계절, 어떤 시간, 어떤 요일에 가도 늘 사람으로 붐비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시부야의 엔터테이닝 기능 강화에도 도큐부동산의 타운매니지먼트가 반영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장난스럽게, 시부야를 움직여라'라는 테마 아래 사무국 역할을 자처하며 지역 매니지먼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타운매니지먼트에서 이벤트로 통칭되는 활동은 ‘상업·산업 진흥 서비스’에 가깝습니다. 지역 축제나 자원봉사, 청소 활동, 이벤트 등 시부야 거리를 더 활기차게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활동이자 타운매니지먼트의 다음 단계인 셈이죠.
자산과 일상의 시부야 라이프 연결 핵심, 공중 육교
지하 교통 인프라가 지역 활성화를 이끌고, 1층의 엔터테이닝 요소로 글로벌 관광객과 도쿄 MZ들의 관심을 높여 사람들 모았다면, 시부야의 공중 육교는 시부야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합니다. 이 육교는 시부야역을 중심으로 주변 오피스 건물로의 이동을 돕는 역할입니다. 편리한 동선을 완성해 주죠. 도큐부동산이 소유한 전체 오피스 자산의 36%가 시부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시부야 내 20층 이상의 대형 오피스 건물 중 12곳이 도큐부동산 소유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편의성까지 고려한 설계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2024년 7월에 오픈한 '시부야 아쿠슈'. 건물 1층 안팎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쉴 수 있는 시설이 눈에 띈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재개발 이전의 모습이 남아있는 시부야역 동쪽의 보도교. 뒤쪽으로 '시부야 스트림'과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건물들이 보인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리테일도 타깃에 맞춰 달라집니다. 1층이 흥미와 관심을 끄는 데 주력한 매장들로 집중 구성됐다면, 2층부터 4층까지는 주로 생활용품 매장들이 주를 이룹니다. 핵심 자산에도 사람들이 자주 가야 하거나,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들이 겹치지 않게 포진해 있습니다. 시부야 후쿠라스 건물에 자리 잡은 도큐플라자에는 아코메야 식당과 상점이 함께 입점해 있습니다. 실제 시부야에 있는 동안 2번이나 이곳을 찾았습니다. 집밥 같은 한 끼 식사를 하고 싶을 때, 간단한 간식을 사고 싶을 때, 생필품을 사야 할 때 유용합니다. 사쿠라 스테이지에 있는 칼디 커피팜 역시 요즘 관광객이 많이 찾긴 하지만, 현지인들의 생필품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그 뒤쪽에는 일반 슈퍼마켓이 자리하고 있어 퇴근길 장보기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동선입니다.
시부야 후쿠라스 건물에 위치한 아코메야 매장의 식당에서는 집밥 같은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육교를 따라 걷다 보면 시부야의 대표적인 오피스 거리도 만나게 됩니다. 1층으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들입니다. 여기에서는 퇴근 후 한 잔을 즐기는 일본 직장인들의 라이프가 펼쳐집니다. 스탠딩 바에서 간단한 음식과 맥주 한 잔을 즐기거나, 건물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 잔의 휴식 시간을 보냅니다. 이런 곳들은 시부야역 1층에서는 만날 수 없는 일상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도큐부동산 역시 자산 개발 과정에서 이런 지점을 고려합니다. 시부야 사쿠라 스테이지 개발 시 “역과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다층적인 보행자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직장인, 주민, 방문객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거점을 조성하고, 다이칸야마와 에비스 등 배후 지역과의 연계를 실현할 것입니다”라는 의미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의도가 현실에서 구현되는 모습을 확인하니, 디벨로퍼의 계획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사람을 중심에 둔 개발 계획이 왜 중요한지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FUN 엔터테인먼트’ 내세운 MZ 스타일의 마루노우치를 그리다
타운매니지먼트의 마지막 단계는 ‘지역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활동’입니다. 기존 산업에 신사업 정착을 더해, 지역의 또 다른 기능과 콘셉트를 만들어 가는 것이죠. 실제 시부야에서 도큐부동산의 최근 활동은 IT 산업 활성화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2025년 1월 사쿠라 스테이지에 Global Innovation Hub 「SAKURA DEEPTECH SHIBUYA」를 열었습니다. 도큐부동산은 “세계에서 활약하는 딥테크(deeptech)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큐부동산이 지원하고, MIT ILP(산업협력 프로그램, Industrial Liaison Program)를 비롯해 도쿄대학, 경제산업성 등의 파트너와 협력하면서 세계에 임팩트를 주는 글로벌 규모의 과제 해결에 도전합니다.”라고 포부와 역할을 밝혔습니다. 이는 곧 시부야에 신기능을 추구하는 활동이며, 글로벌 워커를 더 많이 모아 시부야를 글로벌 IT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2023년 기준 시부야구의 산업 구조. 가장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산업군은 IT 및 정보통신업군이다. Ⓒ도쿄상공회의소
시부야는 이미 글로벌 관광객과 도쿄 MZ들이 모이고 새로운 정보가 끊임없이 발신하는 지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구글과 같은 IT 기업이 롯폰기 힐스에서 시부야로 일본 지사의 본사 이전을 결정한 배경이기도 할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정보가 발신하고,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비즈니스 확장의 기회도 커지기 마련이죠. 여기에 미래를 만들어 갈 신사업 기능을 확장하고 더 많은 기업과 사람을 모으겠다는 계획도 명확합니다.

구글 재팬의 메인 오피스가 위치한 시부야 스트림 빌딩. ⒸProject Kei, Wikipedia
시부야 개발에서 반복되는 또 하나의 주요 콘셉트는 ‘재미’입니다. 시부야 후쿠라스에 들어선 도큐플라자는 ‘어른들이 즐기는 시부야’가 콘셉트입니다. 도큐가 그리는 라이프랜드 시부야에는 이 지역만의 즐거움이 담겨있습니다. MZ들은 재미있는 곳을 찾기 마련이죠. 이런 점들이 모여 재미있는 시부야, 장난스럽게 움직이는 시부야를 완성해 가는 중입니다. ‘FUN 엔터테인먼트’를 내세운 MZ 스타일의 마루노우치야말로 시부야의 미래 모습이 아닐까요?
타운매니지먼트를 통해 고객 경험 설계를 강화하는 도쿄의 디벨로퍼들
디벨로퍼의 도시 개발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공간을 완성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 말은 무수히 많이 들었고, 또 반복해서 말했죠. 그런데 말로 하는 것과 현실에 구현된 공간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은 달랐습니다. 소비자는 건물을 인식하기보다 그곳에 있는 브랜드를 찾습니다. 복잡한 시부야 한복판이었지만, 아코메야로 향하는 길은 지도를 보지 않았고, 우연히 발견한 인상적인 맛집으로 발길이 자연스럽게 향했습니다. 관광객으로 왔을 때는 그 유명한 교차로를 건너며, ‘몇 명의 휴대폰 카메라에 내 얼굴이 찍혔을까’를 생각했지만, 일주일간 매일 같은 길을 오가다 보니 가장 빠르고 편리한 공중 육교의 동선을 찾게 되었습니다. 편의점보다 슈퍼를 찾고, 스크램블 스퀘어의 스카이 전망대보다 미야시타 파크 공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시퀀스 호텔에서는 시부야를 대표하는 도큐부동산의 자산들이 잘 보인다. 미쓰이 자산에서 보는 도큐부동산의 자산들이 흥미롭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시부야 세계관에는 관광객을 위한 곳도,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맞춰진 곳도 모두 존재합니다. 시부야 라이프를 개발하는 도큐부동산은 타운매니지먼트를 통해 이 같은 소비자 고객 경험을 다양하고 치밀하게 설계했습니다. 한 번 온 사람은 또 오고 싶게, 매일 오는 사람은 편리하게 시부야를 경험합니다. 각 자산별 브랜딩을 통해 취향과 니즈에 맞춰 자산을 방문하게 합니다. 그래서 관광객에게는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가 각인되고, 현지인에게는 후쿠라스의 도큐플라자가 익숙합니다. 도쿄의 디벨로퍼는 도시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방식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맞춰진 생활을 펼쳐냅니다. 그리고 지역을 브랜딩해서 활기를 유지합니다. 지역의 활기는 사람과 브랜드를 다시 모으는 역할을 하죠. 이렇게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일본 디벨로퍼들의 타운매니지먼트가 아닐까요?
라이프 시나리오를 반영한 개발 기획이 필요해
타운매니지먼트의 핵심은 소비자에게 회자되기 위해 얼마나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지에 있습니다. 매력적인 콘텐츠 생산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라이프 시나리오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겠죠. 점차 도시 개발, 자산 개발을 리드하는 디벨로퍼들에게도 이러한 능력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게임을 하나 만들 때도 상황별 유저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시나리오를 짭니다. 세계관을 창조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존재하죠. 잘 만들어진 영화에서도 탄탄한 세계관을 구성하는 시나리오 작가의 역할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성공한 브랜드에는 제품 기획부터 판매 전략, 스토리텔링, 고객 경험 설계까지 고민하는 브랜드 매니저가 존재합니다.
자산과 도시도 동일합니다. 일단 짓고, 그다음에 마케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부터 라이프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고객 경험 설계를 함께 기획해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바로 타운매니지먼트의 포인트입니다. 도쿄 모리빌딩에서 다양한 자산 개발과 지역 개발까지 경험한 야베토시오 고문은 “다 만들어진 것을 마케팅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기획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부동산을 영화로 치환해 생각해 보면 시나리오 없는 영화는 불가능하듯, 기획이 없는 부동산은 생명력과 가치가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기획 단계에서 시티 프로모션까지 고려한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도시와 자산은 만들고 나면 되돌릴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만들기만 해서는 가치를 가지지도 않습니다. 사람이 방문하고, 사용하고, 친숙해져야 궁극적인 가치 상승이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하드웨어만 고려해 일단 짓는 것을 반복하는 것에서 벗어나 기획부터 타운매니지먼트를 적용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앞으로의 개발은 이 지점에서 가치의 차이, 결과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