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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글로벌 물류 공룡, '프롤로지스'도 한때 배당컷을 겪었습니다”

2025.05.22 17:21:50

프롤로지스
미국
리츠
글로벌
물류
공룡

프롤로그 #1. 큰 손들의 전유물에서 국민들의 ‘최애’ 노후 상품으로

프롤로그 #2. '2,000조원 빅마켓'이 가진 매력과 잠재력들

글로벌 상장 리츠 가운데 가장 막강한 존재감과 위상을 가진 곳은 어디일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프롤로지스(Prologis)를 생각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글로벌 공룡’, ‘골리앗등 대형 플레이어를 일컫는 수색어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리츠 중에서도 최상위 규모의 경제’, 즉 대형화를 달성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기준(현지 5 20일 기준) 시가총액은 1,034억달러, 한화로 140조원대에 달합니다.

프롤로지스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수 차례의 인수합병을 거쳤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대목 중 하나인데요. 대표적으로 가장 최근인 2022년 업계 라이벌인 듀크리얼티를 인수(당시 인수가 230억 달러)하면서 외형은 다시 한번 크게 확대됐습니다.  사실 인수합병 효과는 단순한 확장 그 이상입니다. 프롤로지스로 편입되는 자산 모두 미국 리츠 중 최상인 신용등급(S&P 기준 ‘A’) 효과를 그대로 누린다는 사실에서 이익, 비용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배가되는 점이 단적입니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 프롤로지스가 대규모 배당컷을 겪은 사실을 알고 있으신가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에 대규모 배당컷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미국 리츠는 높은 담보인정비율(LTV)이 일종의 관행처럼 유지되었는데요. 부동산 문제가 진원지였던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와 이에 따른 금융위기 여파로 실적과 배당에 타격을 받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낮게 형성된 주당배당금(DPS)도 십수 년 이상의 연속 배당성장을 가능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부터 프롤로지스와 미국 물류 시장에 대해 본격적으로 소개해드립니다.

*프롤로지스 지난 15년 간 주가 추이, 출처:프롤로지스

 

프롤로지스가 속한, 미국 물류 시장과 전반적 동향


미국 물류 시장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드라마틱하게 급변한 분위기를 경험하는 섹터 중 하나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반대급부로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그 수혜를 물류 강자인 프롤로지스가 고스란히 누렸는데요. 물류센터의 임대료와 자산가치는 크게 올랐고, 공실률과 임대료 역시 역사적 저점을 찍었습니다. 모든 호황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하지만 2022년 고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우울하게’ 바뀌었습니다. 미국 물류 시장과 프롤로지스는 금리 인상과 맞물려 변동성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고점을 직던 분위기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공급 과잉 이슈를 비롯해 악재 속에 주가가 널뛰기를 시작했습니다 공실률, 임대료, 자산가치 등 많은 지표들이 기존과는 다른 기류들이 포착되었습니다.

*순실질임대료 추이와 자산가치 추이, 출처:프롤로지스

점차 개선될 기미를 보이며 기대감이 커지던 올해의 경우엔 미국의 관세 전쟁 여파로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금리 변수와 경기민감도가 높은 물류섹터의 특성상 외풍에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는 셈인데요. 현재 주가는 역시 코로나 고점 대비 40% 가량 하락했습니다. 물론 프롤로지스의 경우 주가 부침과는 별개로 상대적으로 안정적 영업실적을 이어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꾸준한 배당성장 역시 궤를 같이 합니다. 그 배경엔 '규모의 경제' 효과를 이야기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물류 플랫폼 넘어 다양한 비즈니스 전개


보다 정확히 미국에서는 프롤로지스의 경우 미국에서는 산업(Industrial) 섹터로 통용됩니다. 물류, 창고 외에도 공장과 같은 자산을 담고 있는 섹터를 산업용 섹터라고 부르는데요. 물론 그냥 물류섹터라고 해도 크게 무방하지 않습니다. 프롤로지스 역시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 분야가 아마존, 페덱스 등이 사용하고 있는 물류센터입니다.

*프롤로지스 물류 고객사, 출처:프롤로지스

현재 프롤로지스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광범위한 지역에 물류 자산을 보유하면서 여러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습니다. 본업(물류 외 플랫폼 비즈니스 포함) 외에 데이터센터 개발과 매각, 펀드 비즈니스를 통한 추가 수익원 창출, 태양광을 비롯한 에너지 사업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비교적 연관성이 높은 비즈니스를 엮어서 핵심 사업의 부침을 일정 부분 커버하고, 신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지속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프롤로지스는 미국 리츠 가운데 가장 시가총액이 크고(현재는 데이터센터 및 통신탑 리츠들과 경합중), 물류 자산 거래에서 큰 손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 더욱 유명세를 떨치는 리츠입니다. 자산 규모가 큰 만큼 높은 신용등급(최상위인 ‘A+’)에 기반한 자본시장에서 여러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국내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SK리츠가 회사채 발행을 통해 2년물을 2%대에 조달했는데요. 유일한 AA급 신용등급(국내와 해외 신용평가사 간 등급 체계는 다름) 덕분에 가능했던 결과입니다. 프롤로지스의 경우엔 글로벌 신용등급사로부터도 리츠 업계 최상인 'A' 신용도를 보유한 곳입니다. 당연히 조달 과정에서 여느 플레어이들과 대비했을 때 유리한 조건에 조달이 가능합니다.

프롤로지스는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가장 많은 규모와 비중으로 담고 있는 종목입니다. 미국 현지 운용사인 뱅가드(Vanguard, Vanguard Real Estate ETF)를 비롯해 굴지의 운용사 ETF에 프롤로지스는 단연 최상위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국내 리츠 ETF의 간판인 미래에셋 타이거MSCI미국리츠코덱스미국부동산리츠등에서 5% 이상의 비중으로 최상단에 위치합니다.

 

적극적 인수합병 통해 대형화, 배당컷 경험도


서두에 언급했듯이 프롤로지스의 성장엔 코로나 팬데믹이 결정적인 트리거로 작동했습니다코로나로 인한 셧다운은 온라인 및 모바일 시장의 무한 확장을 유발했는데요. 이커머스의 핵심인 물류, 특히 덩치가 컸던 프롤로지스 역시 그 수혜를 톡톡히 누렸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당시 단기적으로 실적과 주가가 급락했지만, 이커머스 시장의 확장과 함께 결국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뤘습니다.

프롤로지스는 사실 단일 종목의 꾸준한 성장과 확장을 통해 커지진 않았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물류 플레이어들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웠는데요. 최근 가장 크면서 상징적인 거래는 바로 업계 2위 듀크리얼티입니다. 2022년 당시 인수 가격만 230억달러에 달했습니다. 프롤로지스는 직전 2020년에도 인더스트리얼 프라퍼티와 리버티 프라퍼티를 각각 40억 달러, 130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프롤로지스의 2010년 이후 주요 인수합병 사례들, 출처:프롤로지스

 

프롤로지스와 관련된 흥미로운 과거가 하나 있습니다. 과거 배당컷이라 불리는 배당 삭감이 단행된 적이 있다는 사실인데요. 지난 2008년 미국이 부동산 발인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롤로지스가 상당한 실적 타격을 받았습니다.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은 불가피했습니다. 당시 주당 0.5달러 수준의 배당금은 0.28달러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사실 상장 리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배당컷에 대한 공포가 상당합니다. 국내 역시 고금리 장기화로 올해 하반기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배당컷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한 곳이라면 롯데리츠는 이미 배당컷을 단행한 후 이를 만회하는 흐름이죠. 반대로 배당 방어에 성공하거나 오히려 상향한 곳들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프롤로지스는 금융위기 이후 배당금 흐름이 어떻게 됐을까요. 재무건전성 제고와 외형 확장을 이어오며 배당금 상향도 10년여 이상  달성했습니다. 정확히는 지난 2014년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 배당금이 증가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배당금이 크게 떨어진 기저효과란 평가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꾸준히 배당금을 상향하는 흐름 자체가 또 한번의 정상화와 도약을 이룬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롤로지스의 2009년 금융위기 당시 배당금 vs 2025년 최근 배당금 현황 
*프롤로지스의 실적과 배당 성장 지표들, 출처:프롤로지스

 

프롤로지스의 지금과 포텐셜


프롤로지스의 적극적인 IR과 포럼 등을 통해서 나타나는 지표와 데이터는 건재합니다. 현재 프롤로지스는 20여개국 150개 시장에서 물류를 비롯한 보유 자산을 운용, 관리, 개발하고 있는데요(상단 표 참고). 데이터센터, 벤처투자,  태양광 발전, 에너지 저장 등 대부분이 순항을 이어가고 있기도 합니다. 실질적인 리츠의 수익을 의미하는 FFO(경상적영업이익) 지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언급했듯이 배당금 상향은 진행형입니다

또한 프롤로지스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전세계 핵심 아젠다 중 하나인 ESG에 최적화 된 플레이어란 점입니다. 사실 프롤로지스는 IR에서 항상 ESG 관련 메리트를 굉장히 강조하고 있는데요. 프롤로지스가 현재 쌓고 있는 ESG 입지는 후발 주자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무형의 포텐셜중 강력한 한가지입니다

*프롤로지스의 '퓨처프루핑' 자산들, 출처:프롤로지스

물론 대형 종목이 가진 아쉬운 지점들도 있습니다. 여유자금을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일들이 많습니다. 사실 이는 프롤로지스 뿐 미국 대형 리츠의 공통된 현상인, 높은 변동성의 주 요인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단기적으로 부침을 겪을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반인 물류산업, 그 기반인 이커머스 산업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전제하면 여전히 낙관론이 우세한 섹터이기도 합니다.

장기간 글로벌 리츠, 특히 미국 물류센터를 분석한 한 기관투자자는 프롤로지스는 규모의 경제에서 나오는 막강한 파워, 그 자체가 강력한 무기인 곳이라며 실제로 여러 비즈니스 진출, 자금조달 이점, 실적에서 증명되는 견고함이 탄탄합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수합병과 배당컷 등 오랜 기간 축적된 레코드와 저력도 그 기반이라며 최근 미국 물류 섹터가 부침을 겪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적 성장에 수렴한다는 전망엔 이견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프롤로지스도 그 중심에  있습니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롤로지스의 핵심인 물류 비즈니스 현황, 출처:프롤로지스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사람 만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 등에 더해 주요 플레이어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