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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리츠도 성장주가 됩니다" 데이터센터리츠 대장주, 에퀴닉스(Equinix)

2025.06.12 17:53:13

에퀴닉스
데이터센터
코로케이션
대장주
성장주

프롤로그 #1. 큰 손들의 전유물에서 국민들의 ‘최애’ 노후 상품으로

프롤로그 #2. '2,000조원 빅마켓'이 가진 매력과 잠재력들

①"글로벌 물류 공룡, '프롤로지스'도 한때 배당컷을 겪었습니다”

프롤로지스로 대변되는 미국 물류 섹터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다소 부진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 직후엔 이커머스 시장의 활황을 업고 크게 날아오른 반면, 이후 고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직격탄을 맞았죠. 최근 역시 이커머스의 전망과 이에 기반한 물류 업황의 기대에도 계속해 숨고르기 국면을 맞이하는 섹터 가운데 하나입니다(물론 폭발적으로 성장한 만큼 조정기간이 당연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여러 평가를 차치하고 업황과 주가 흐름만 놓고 봤을 때 물류, 산업 등과 상이한 분위기의 섹터가 있는데요. 바로 데이터센터 섹터입니다. 데이터센터는 코로나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역사적 호황을 누리고 있는 자산입니다. 중간중간 잠시 꺾이는가 싶은 흐름도 있었지만, 최근까지 보여준 결과적인 흐름은 추세적, 그리고 대세적 상승 기조였습니다. 데이터센터 관련 종목들의 주가와 실적은 물론 여러 지표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출처:에퀴닉스

데이터센터를 쉽게 표현하면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서버들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초유망 산업의 비상, 이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급증과 함께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자산입니다. 데이터센터리츠는 이 데이터센터 자산으로 일으킨 임대수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리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데이터센터리츠를 대표하는 미국 리츠는 1위 에퀴닉스와 2위 디지털리얼티인데요. 에퀴닉스는 미국 리츠 대장주 3인방(프롤로지스, 아메리칸타워, 에퀴닉스)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에퀴닉스의 성장 과정, 배가하는 투자 매력과 가치


에퀴닉스는 다른 미국 리츠에 비하면 역사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회사 자체의 업력은 꽤 있지만 리츠로 출발한 시점은 10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1998 IT인프라 회사로 시작해서 2015년 리츠로 구조를 전환했습니다. 미국 역시 90% 이상 배당 시 법인세 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또한 리츠로 전환 시 자금조달의 유연성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을 고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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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에퀴닉스가 IT 인프라 기업을 표방할 때나 리츠로 전환했을 때나 데이터센터 비즈니스란 본질엔 변함이 없습니다. 에퀴닉스는 수많은 중소형 기업에 데이터센터와 같은 IT 인프라를 제공하는 핵심 비즈니스(리테일 코로케이션)을 넘어 대형 기업 중심의 홀세일 영역으로의 확장을 도모해왔는데요. 그만큼 데이터센터 기반의 자체 비즈니스의 경쟁력이 외형 성장의 주요한 엔진 임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한가지 더, 바로 경쟁력 제고과 외형을 빠르게 키울 수 있는 인수합병도 성장 공식 중 하나였습니다.

*출처:삼성증권

특히 에퀴닉스는 리츠 전환 전후로도 클라우드, AI 산업의 데이터 트래픽 급증 등 폭발적인 데이터 수요 덕분에 성장세는 꾸준했습니다. 물론 때때로 공급과잉 이슈와 임대료 하락 등의 변수에 고전하거나 주춤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우상향 실적 및 주가, 그리고 배당 곡선을 그렸습니다. 최근인 지난해와 올해초 역시 데이터센터 업황의 변곡점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1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이를 무색케 할 정도로 탁월한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에퀴닉스의 안정적인 실적 성장은 배당금에서도 나타납니다. 연간 배당성장률은 10%를 훌쩍 상회할 정도인데요.  시가배당률 자체는 2% 수준으로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리츠로 전환한 시점인 10년 전부터 꾸준하게 배당금이 증가한 점은 주목할 대목입니다. 시가배당률(배당금/주가)을 좌우하는 두 가지 변수, 배당금과 주가 추이가 낮은 배당률을 형성한 이유인데. 그만큼 배당금 상승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의 주가 상승이 이뤄진 결과이기도 합니다.

*출처:에퀴닉스
*출처:에퀴닉스

실제로 리츠라면 주가 흐름 측면에서는 퍼포먼스가 미미할 수도 있지만, 에퀴닉스를 비롯한 데이터센터 섹터들의 리츠는 퍼포먼스가 남달랐습니다. 배당수익률의 아쉬움을 주가수익률이 채워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 10년여간 주가 상승률은 255% 수준에 달할 정도입니다임대수익 기반의 단순한 배당금을 넘어 에퀴닉스가 영위하는 업(데이터센터)에 대한 오퍼레이션 역량 극대화, 그리고 자체의 성장성과 잠재력이 계속해 시장의 유효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에퀴닉스를 일반 주식의 성장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성장주는 사실 주식 시장에서 더 익숙한 용어인데요. 미래 가치와 수익성에 대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종목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큰 곳들을 말합니다. 미국 나스닥의 IT 기업들이 대부분 해당되죠.  에퀴닉스 역시 리츠를 넘어 일반 주식 종목에서도 가장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는 성장주로 평가받는 이유 역시 계속되는 폭발적 성장과 그 잠재력에 기인하는 바가 큽니다

한 기관투자자는 에퀴닉스는 5G, 클라우드, 생성형 AI 등 산업의 활황을 기반으로 고속성장해온 미국 데이터센터리츠의 상징이라며 다년 간의 실적과 배당 성장 등을 통해 경쟁력은 그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때로 공급과잉 우려, 지난해와 같은 딥시크 등장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 등으로 중간중간에 주춤한 구간도 있지만, 결국 이를 상쇄하는 상승 여력을 반복해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데이터센터 내외부 구조 예시(좌 삼성증권, 우 코람코자산운용)

 

에퀴닉스는 어떤 비즈니스를 하나요?


에퀴닉스의 비즈니스에 대해 한발짝 더 들어가보겠습니다큰 틀에선 데이터센터 임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수익원인 임대료를 주주들에게 돌려주는데요. 데이터센터 비즈니스의 핵심은 코로케이션입니다. 실적의 70%를 차지하는 코로케이션은 다시 홀세일, 리테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대규모 용량 기반 하이퍼스케일의 존재감도 상당히 커졌습니다. 코로케이션과 함께 에퀴닉스의 '넘사벽' 경쟁력의 근간인 상호연결(인터커넥션)도 핵심 사업입니다. 단어자체가 주는 난해함은 있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코로케이션(Colocation)은 직역하면 동일 장소 배치를 의미합니다. 데이터센터 시장에서의 언어로 의역하면 데이터센터 안에 서버와 스토리지를 담을 수 있도록 해서 소수의 사업자 혹은 복수의 사업자를 한꺼번에 배치해 이를 운영하고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에퀴닉스는 리테일에서 시작해 홀세일, 하이퍼스케일로 확장한 셈입니다. 결국 상호연결 역시 완전히 별개가 아닌 연장선에 가깝습니다.

*출처:삼성증권
 
*출처:에퀴닉스

그중에서 리테일은 에퀴닉스의 그야말로 핵심 사업인데요. 하나의 데이터 센터 내에 여러 개의 임차인을 두어 시설을 대여해주면서 수익을 창출합니다. 현재 전세계 6대륙, 35개 국가, 70개 지역에 총 270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합니다.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을 비롯해 1만개 이상의 고객사가 포진할 수 있는 힘이기도 합니다. 리테일은 미국 데이터센터리츠 2위 사업자로 잘 알려진 디지털리얼티가 매우 약한 부분이기도 하죠. 디지털리얼티는 홀세일 부문에 강점을 가진 곳입니다.

홀세일은 흔히 아는 도매, 법인 비즈니스로 묘사될 수도 있는데요. 데이터센터를 특정 기업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리테일 방식과는 다소 상이한 비즈니스 방식입니다. 에퀴닉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홀세일 부문이 강하진 않았는데요. 점진적으로 홀세일 비즈니스도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에퀴닉스가 그 연장선으로 더욱 강력한, 초대형 데이터센터인 하이퍼스케일에 힘을 쏟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에퀴닉스의 하이퍼스케일 프로그램이 바로 ‘xScale(X스케일)’입니다.

동시에 에퀴닉스 비즈니스의 가치를 더하는 주요 포텐셜은 인터커넥션(Interconnection)’이라 불리는 상호연결입니다. 쉽게 묘사하면, 데이터센터 내에 여러 사업자의 통신망을 연결해 속도와 효율을 더하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비용은 줄고 수익은 높을 수 밖에 없죠. 인터커넥션 사업 역시 에퀴닉스가 형성한 '규모의 경제'가 전제 조건입니다. 지금 에퀴닉스의 비즈니스가 지금은 물론 미래에도 견고한 최상위 플레이어가 될 것이란 전망의 근간입니다.

*출처:에퀴닉스

실제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와 같은 '골리앗'급의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해저 케이블과 데이터센터를 늘리고 있지만, 전세계적인 트래픽 규모 자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에퀴닉스의 IT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상호연결 서비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에퀴닉스와 공조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에퀴닉스가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임대해주는 기업에서 이제는 고객사끼리 빠르게 연결시키는 역량이 고도로 집결된 플레이어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입니다.

에퀴닉스는 이외에도 성장 엔진 및 수익성 강화를 위해 전세계로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 시에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바로 굵직한 기관투자자와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데이터센터 개발에 적극 나서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2019년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때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와 함께 데이터센터를 개발한 일이 대표적입니다. 이후에도 활용 사례는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에퀴닉스, 그리고 데이터센터 비즈니스의 전망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클라우드, AI 등의 산업 수혜 등의 장밋빛 전망은 기본입니다. 바로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존 사업자의 경쟁력을 더욱 제고하는 요인이죠. 실제로 데이터 센터 구축 및 운영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 막대하고 상당한 자금 조달력이 요구됩니다. 또 전기시설, 냉각시설, 무정전 전원장치(UPS) 등 데이터센터에서 필수적인 핵심 기술 역시 영향을 줍니다에퀴닉스의 기술 지원이 탁월하고, 이는 후발 주자 혹은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갈 수 없는 부분들입니다.  

*2019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Equinix의 데이터센터(IBX)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사람 만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 등에 더해 주요 플레이어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