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츠 시장에서 활용되는 유상증자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다른 하나가 제3자배정 구조입니다. 크게 보면 각각 공모 방식과 사모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먼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기존 주주에게 먼저 신규 주식을 우선 확보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실권이 발생할 경우 불특정 다수 대상의 일반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프로세입니다.
3자배정은 주주와는 상관없이 제3의 신규 주주, 그중 소수의 기관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입니다. 기존 주주들 중 일부일 수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기관을 유치하는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모두 해당됩니다. 주주배정과 달리 짧은 기간 등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필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점이 있습니다.
물론 각각의 방식은 상황에 따라, 그리고 시기에 따라 적절한 특장점이 있습니다. 그만큼 장단점이 명확한 방식입니다. 최근에 SK리츠가 3자 배정 증자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4월 K리츠 콥데이를 통해 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검토 사실을 알리기도 했죠. 그 결과물이 최근 나온 것입니다. 이날 이사회 이후 관련 사실을 공표했습니다. SK리츠의 3자 배정 증자는 처음이고, 유상증자 전체로는 2년여 만입니다.
SK리츠는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485억원을 조달합니다(주당 발행가 4,650원). 조단위 시가총액 대비 4% 미만에 불과한 규모인데요. 그만큼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주주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판단이었습니다. SK리츠는 과거 2022년과 2023년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의 증자에서 조달한 규모가 총 5,000억원을 상회합니다. 그 여파로 추가적인 증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컸죠. SK리츠가 섣불리 동일 방식의 증자에 부담감이 컸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SK리츠는 할인율을 ‘제로(0)’로 맞춰 딜을 클로징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별도 할인율 없이 SK리츠의 특정 기간 주가 흐름 만으로 매수단가를 책정한 셈인데요. 주주배정 방식에서 5% 안팎의 할인율이 일반적이란 점을 감안하면 신규 주주 유입에 따른 지분희석도 경감됩니다. 기존 주주들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 만큼, 관련된 우려를 상쇄하는 선택지였습니다.
SK리츠는 자본확충을 통한 부채축소 계획과 별개로, 앞서 예고한 자산재평가 등의 영향으로 재무부담이 추가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4월 삼성증권 콥데이 행사 당시에 자산재평가 효과를 구체화해서 제시했습니다. 65%대 수준의 LTV가 59.1%로, 230% 수준의 부채비율이 166% 수준으로 학한다는 내용이 골자였습니다. 이러한 재무개선은 결국 향후 있을 신규 자산 편입 등에서 부담도 줄어드는 요인입니다.

이번 증자에서 투자자로 참여한 곳은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코람코 앵커리츠, 한화손해보험 등입니다. 이중 이지스자산운용과 앵커리츠 등은 모두 연기금을 비롯한 굵직한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받아 위탁운용하는 곳들이죠. 주요 투자처 중 한 곳이 K리츠입니다. 이들은 오랜 기간 K리츠 프리IPO, 유상증자 및 메자닌, 유통물량 등 여러 방식으로 리츠에 투자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