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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리츠 시장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역할이나 퍼포먼스가 압도적이었습니다. 그야말로 하드캐리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유동성이 말라 가는 리츠 시장에 막강한 지원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실제로 K리츠 리츠 ETF는 올해 1조원을 훌쩍 넘어 어느덧 2조원 고지를 넘보는 영역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 K리츠의 빠르진 않았지만 꾸준한 회복 흐름엔 ETF가 중심에 있었습니다

'조단위 파이'로 성장한 K리츠 ETF 시장(feat. 미래&삼성의 하드캐리)

물론 리츠 시장의 성장이 달리 표현하면 개별 리츠가 아닌 ETF로의 자금유입이 가팔랐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도 있을 수 있습니다.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로 ETF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단행할 경우 전체 리츠 주가가 크게 출렁인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요 주주 가운데 홀로 맹활약(?)하며 회복 흐름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축소하긴 힘듭니다. 리츠 시장이 길고긴 터널을 완전히 빠져 나올 무렵엔 아쉬웠던 2%가 채워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K리츠 ETF 순자산 1,7000억원대, 4년여 만에 10배 성장


K리츠 ETF의 12 3일 기준 순자산 규모는 17,000억원대로 집계됐습니다1년도 채 안된 지난해 말 7,000억원 가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새 140% 이상 성장한 셈입니다. 불과 4년 전엔 2021년말 2,000억원대 규모와 비교하면 무려 10배 이상 시장이 커졌습니다. 그 중심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가 있습니다. 각각 1조원대, 5,000억원대 순자산 규모를 돌파했습니다. 전체 5개 ETF(채권혼합형 제외) 중 두 곳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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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리츠 ETF 시장엔 사상 첫 이탈(청산) 상품과 함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규(론칭) 상품이 있었습니다. K리츠 ETF 시장의 원조 액티브 상품인 키움자산운용의 히어로즈 리츠이지스액티브가 중소형사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청산했습니다. 동시에 하반기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K리츠 ETF 시장의 개척자란 명성을 증명하듯이 추가로 2개 상품을 내놨습니다. 증자 등 리츠 개별 변수를 제어하고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기 위한 액티브 ETF 2종으로 모두 새로운 콘셉트입니다. 현재는 채권혼합형을 포함하면 총 7개의 ETF가 존재합니다.

첫 상장폐지 사례 나온 'K리츠 ETF' (부제:소규모 ETF의 한계)

K리츠 ETF에 진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K리츠 ETF가 고속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개인투자자들의 호응과 지지가 절대적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대신 ETF에 넣어 보다 다양하고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선택지를 취한 셈입니다. 실제로 ETF의 매수 주체는 기관투자자보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기류가 월등히 앞섰습니다. 증권사 위탁계좌뿐 아니라 연금저축, IRP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개인자금의 유입이 이뤄졌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리츠 ETF에 자금을 넣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올해 코스피가 급등할 때 소외받는 기류가 강했는데요. 다만 강점인 배당수익률 측면에서는 상당히 견조한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특히 그동안의 주가 하락 여파로 저점 매수가 가능했습니다. 올해 내내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등 배당수익률이 9%를 훌쩍 넘기도 했죠. 또한 트렌드를 주도하는 월배당을 지급하는 점도 컸습니다.

 ‘고배당·월배당’에 개인자금 밀물, 파죽지세의 K리츠 ETF

사실 리츠 입장에서는 ETF 보다 개별 종목 유입이 아무래도 선호될 수 밖에 없는 선택지인데요. ETF로 들어와서 여러 곳으로 분산되는 만큼 직접 투자보다는 효과가 적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개별 종목과 ETF 간 거래량 차이가 커지면서(ETF 증자, 개별 종목 감소) 리츠들의 부담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리츠 시장이 고금리 이후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ETF로라도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만큼 다행스러운 분위기이기도 합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형 리츠 핵심 주주 등재, K리츠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


ETF 시장의 급성장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K리츠에 가지는 영향력은 계속 막강해지고 있습니다. ETF 편입 대상이 아닌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 리츠를 제외한 대형주와 중형주에 대거 핵심 주주로 편입되어 있습니다리츠 별로 10%를 훌쩍 넘는 지분을 보유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일반 기업으로 가지 않더라도 가늠할 수 있죠. 스폰서 리츠에선 2대 혹은 3대 주주, 비스폰서 리츠에서는 최대주주로 등재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막강한 영향력은 겉으로 드러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먼저 외형상 드러난 일들은 지난 12월과 6월에 진행된 ETF의 리밸런싱입니다. 이들이 기초지수를 추종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경우에 단행 되는 리츠 매매는 전체 주가를 크게 흔들고 있습니다. 물론 ETF의 자연스러운 운용 방식이자 전략이지만,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기마다 반복되는 대형 악재로 해석됩니다. 

수면 아래에서 감지되는 이들의 파워는 바로 리츠 운용과 방향성에도 크게 영향을 주는 대목입니다. 아주 작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올해 배당 기준일과 산정일 등 프로세스 개선에 대해서 다수 리츠들에게 전환을 요청한 일이 있었는데요. 물론 요청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과거엔 보기 드물었던(심지어 만남 자체도 전무했던) 일입니다. 또한 이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리츠나 리츠AMC들 입장에서도 일찌감치 이들의 눈높이나 요구 사항 등에 맞춰서 주식 매도 등의 불상사를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ETF 운용사와의 스킨십과 접점을 늘려가는 리츠들의 액션 역시 연장선입니다.

‘6월의 K리츠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부제:ETF 리밸런싱)

리츠 입장에서는 ETF 운용사와 펀드매니저의 전략과 행보에 보다 신경쓸 수 밖에 없습니다. 공식적으로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인 만큼 운용 주체의 개입이나 자의가 크지 않을 것 같지만, 최근 ETF 시장에서는 패시브일지라도 운용 방식이 전향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흡사 액티브형 패시브 ETF로 보이기도 합니다(사실 리츠 ETF 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기초지수 설계와 변경에 보다 개입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입니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이후 침체기를 딛는 정상화 국면에서 일부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개별 종목과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른 선택이 양적 그리고 질적 발전을 기대할 수 있고 그 효과가 클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꽤나 오랜 기간 물려 있던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들이 정상화 흐름 속에 자금 버퍼가 확보된다면 빠르진 않더라도 서서히 개별 종목으로의 자금 유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국내외 상장 리츠와 자산관리회사(AMC), 투자자들 그리고 시장 전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취재하고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