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라는 금융상품의 중심엔 발행 주체인 운용사가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등 운용사의 ETF 브랜드가 상품명 맨 앞에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달리 말하면 운용사의 자산 규모와 역량, 브랜드 파 등은 ETF 상품의 성공과 흥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실제로 국내 1,2위 자산 규모를 보유한 삼성과 미래에셋이 ETF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각각 39~40%, 31~32%)의 기반입니다.
물론 그 사이를 파고드는 중소형 플레이어들의 새로운 시도도 존재니다. 리츠 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ETF 시장의 중소형 플레이어인 우리자산운용이 지난 2024년 4월 30일 론칭한 리츠ETF도 그중 하나입니다. 우리자산운용은 운용사 규모나 업력 면에서 ETF 시장 내 존재감이 미미할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ETF 수탁고(투자자가 펀드에 투자 규모)는 지난해 크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10조원 아래 수준입니다. 때문에 리츠ETF 출시 소식이 전해졌을 때 ‘소형 ETF 운용사가 왜 리츠를?’이라는 의구심도 많았습니다.
관성 깬 ‘선택과 집중’ 전략
우리자산운용의 ‘WOORI 한국부동산 TOP3 플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점입니다. 보통 리츠뿐 아니라 ETF의 경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개별 종목의 시가총액에 따라 고루 비중을 담는 게 일반적인데요. 특히 '패시브' 구조라면 더욱 두드러집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ETF가 세부 비중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는 차이점이 없는 이유기도 합니다. 우리자산운용은 이러한 관성을 깨고 보다 유연한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주지했듯이 우리자산운용의 리츠ETF는 기초지수 산정에 AI 분석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저평가 우량 리츠를 선별합니다. 일례로 해외 자산을 기초로 하고 있는 리츠들을 대거 배제했습니다. 이는 우리자산운용 ETF가 처음 시도한 결정입니다.
과거 시가총액 기준 3위까지 올랐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경우엔 대다수 리츠 ETF에 편입된 종목이지만, WOORI 한국부동산 TOP3 플러스에서는 배제돼 있습니다. KB스타리츠 역시 마찬가지죠. 두 곳 모두 벨기에 오피스와 영국 및 미국 오피스를 담고 있습니다.
지수 추종하는 패시브 ETF, but 높은 수수료
WOORI 한국부동산 TOP3 플러스 상품은 운용사의 운용 역량을 가미하는 액티브 전략이 아닌 패시브 상품이지만 0.25%의 총보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대형 리츠 ETF의 보수율이 0.1%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입니다(일정 부분 비우량 리츠를 제외하는 등 적극적인 운용에 나서곤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패시브 상품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엔 ETF 상품이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인 만큼 고보수에 대한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ETF의 확장성과도 닿아 있는 부분이죠. 그렇기에 수수료가 가장 큰 위협 요인입니다.
후발 주자로서 ETF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아직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앞부분에서 설명한 것처럼 ETF 시장에서는 운용 보수와 함께 브랜드 간판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 측면에서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리자산운용의 운용업계와 ETF 시장 내 위상을 감안하면 뚜렷한 기대감을 갖기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론칭 이후 2년여가 지난 현 시점에서는 우려 해소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초기 100억원 가량의 순자산은 사실상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신규 자금 유입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셈입니다. 다른 대형 리츠 ETF가 자금몰이에 성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종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리츠 섹터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골이 리츠 ETF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부분은 분명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자산운용의 리츠 ETF 경쟁력은 예나 지금이나 AI를 기반으로 한 수익률 차별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감한 종목 배제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적중할 수 있을 지가 큰 이슈입니다. 동시에 우리자산운용의 모회사 격인 우리금융지주 계열사들의 지원사격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에서 ‘신탁’ 투자기구(vehicle)를 활용해 우리자산운용 ETF를 담는 상품을 내놓는다면 고객 자금이 계속해 유입될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