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시장 '큰 손' 중 한 곳이 미래에셋글로벌리츠의 지분을 폭풍 매입하고 있습니다. K리츠 시장에서는 IPO(기업공개) 이후 주요 주주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지분매입을 크게 늘린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데요. 바로 국내 간판 리츠 ETF, '타이거리츠부동산인프라'의 운용사이자 미래에셋글로벌리츠의 자산관리회사(AMC)이기도 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인데요. 해당 리츠의 AMC이자 굵직한 투자자의 지분 매입 흐름인 만큼 자연스레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주가뿐 아니라 거버넌스 변화, 운용 방향 등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월배당 ETF의 간판 ‘타이거리츠부동산인프라’, 차별된 전략의 ‘히어로즈 리츠이지스액티브’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률 ’28.96%’
지난해 연말 증자 공모+추가 매수로 압도적 지분율 확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 2021년 상장 직후입니다. 상장 전 주요 출자자 명단엔 없었지만 IPO를 거치면서 5% 이상 주요 주주로 공개됐습니다. 직접 수요예측에 참여했거나 이후 장내매수를 진행한 셈입니다. 그해 최대주주였던 KB증권(당시 9.5%)는 물론 하나캐피탈, NH투자증권(각각 6.88%)와 비교하면 지분율이 의미 있게 큰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이듬해(2022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매입 행보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금리 급등 직전 인 상반기에 지분율을 9% 가량으로 높였습니다. 이때까지는 주요 매입단가가 5,000~6,000원대에 육박했습니다. 주가가 크게 하락한 하반기 역시 매수와 매도를 병행했지만 지분확대는 유효했습니다. 연말 최대주주의 반열에 오르는 것을 비롯해 10%를 넘었습니다. 이 무렵 그동안 가장 많은 지분을 들고 있던 KB증권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이뤄졌죠. 주가 급락에 따른 ‘손절’을 감내하더라도 매도가 낫다는 판단을 내리며 절반 가량을 팔았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행보와는 달리 핵심 주주 한 곳이 여러 이유와 상황을 감안해 지분을 정리하기 시작한 셈입니다. 현재는 지분 대부분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츠 시장에 본격적인 한판가 들이닥친 2023년에도 지분매입은 계속 됐습니다. 특히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상반기에만 5%p, 하반기 역시 10%p 가까운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습니다. 지난해 대부분 주가가 2,000~3,000원대에 머문 점을 감안하면 해당 가격에 지분을 대거 사들인 셈입니다. 특히 잡음이 많았던 유상증자 과정에 주요 주주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과 비중을 책임지기도 했습니다. 증자 공모 참여를 비롯해 이후 장내매수 등을 통해 지분 규모를 늘렸습니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펀드 자금을 통해 유상증자에 참여했습니다. 결국 2023년말 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지분은 24.02% 수준입니다.

기대 반 우려 반, 공존하는 이슈들
미래에셋자산운용 입장에서는 미래에셋글로벌리츠에 대한 지분 매입이 외형상 저평가된 리츠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겠단 전략일 수 있습니다(미래에셋자산운용 리츠 실무자들은 IR 자리에서 항상 ‘저평가’란 키워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죠). 동시에 AMC 중심의 의사결정과 전략 등을 강화하기 위한 측면도 엿보입니다. 과거 유상증자와 자금조달 등을 위한 주주총회에서 주주 반발이 많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분구도 상 기존 불안 요인도 커졌다고 볼 수 있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의 일방향적 운용 방식이 시장 호응을 얻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더욱 소통을 외면한 의사결정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는데요. 또한 고객(펀드) 자금을 자사 리츠에 계속해 투입하는게 적절한 지에 대한 의문도 남습니다. 주가 침체가 가중된 미래에셋글로벌리츠에 대한 지원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은 이유기도 하죠. 냉정하게 저평가 투자 관점에서만 본다면 20개 K리츠 가운데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지분이 과도하게 많을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코람코자산신탁, 마스턴투자운용 등의 경우에 자사 펀드를 통한 자금 투입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사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아직까지 시장의 평가가 우호적이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정확히는 비판적 시각이 많죠. 그만큼 여러 이슈와 잡음이 많았고, 이를 키운 측면도 적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시장과의 스킨십에 매우 소극적이란 평가가 많았죠. 상장 리츠가 아닌 기존 부동산 사모펀드 비즈니스를 상장 리츠를 통해 한다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AMC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흡하지만 소통 측면에서 과거와 다른 작은 변화를 주고 있고, 이런 점이 감지되고 있는 점만큼 다행스럽고 개선된 대목으로 보입니다. 확실하고 단단한 우군의 지원을 업은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시장의 호응과 우호적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