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과 실제는 다른 것일까요. 올해 K리츠는 지지부진한 듯한 모습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아쉬움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괄목할 퍼포먼스를 보이는 코스피와 비교하면 그 아쉬움은 더 커지는데요. 반등하는가 싶다가 금리에서부터 물가, 환율, 관세전쟁 등 다양한 매크로 변수가 영향을 미치면서 발목이 잡히는 인상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역시 같은 환경 노출(직접적 변수는 다소 상이하지만)에도 비상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감이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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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체감 수치와 실제 수치는 다소 간극이 있습니다. 9월에 리츠 시장은 올해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하는 ‘KRX 리츠 TOP 10’ 지수는 9월 중순 800포인트를 넘었습니다. 올해 처음입니다. 이후 일정 부분 조정을 거치면서 하락하긴 했지만, 리츠 지수만 보면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코스피가 부진했던 지난해라면 상대적으로 리츠가 돋보일 수도 있지만, 올해와 같은 분위기에선 상대적 부진이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9월 리츠 시장은 올해 2월을 제외하면 월간 기준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상반기 꺾여 버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고 국내 증시에 훈풍이 면서 K리츠 역시 그 수혜를 받았습니다. 정확히는 리츠 시장의 침체라기 보다 지수 폭등에 투자 수요와 유동성이 코스피로 쏠린 영향이 더욱 크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와 달리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던 유상증자가 드물었다는 점도 리츠 시장의 부담을 줄였습니다. 또한 발목을 잡아왔던 해외 자산 기반의 K리츠들이 회복세를 보이는 곳과 바닥을 다지고 있는 곳들이 다수 나타났습니다.
올해 TOP 10 지수는 특정 종목이 이끌어가는 흐름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편입 종목들이 고루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흐름이었습니다. 최대 규모의 SK리츠와 조단위 시가총액으로 복귀한 롯데리츠 등 대형 리츠들이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해 바닥을 다진 한화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등이 지수 상승의 주 요인이었습니다. 올해 드라마틱한 주가 상승세를 보인 코람코더원리츠는 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종목이기도 하죠.

리츠 가운데 가장 단연 인상적인 곳은 코람코더원리츠입니다. 주요 투자자이자 임차인인 하나투자증권의 매수선택권 행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인데요. 올해 50%를 상회하는 주가 급등 역시 매수선택권 행사에 대한 기대를 업고 이뤄진 결과입니다. 자산 매각과 리츠 청산 등의 현실화 시에 예상되는 잠재 수익과 현 주가 사이의 차이 안에서 상승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 있습니다. 다만 확률은 높지 않지만 옵션 행사가 없을 시에는 주가는 반대 방향으로 크게 출렁일 전망입니다.
'뜨거운 감자' 코람코더원리츠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이제 리츠 시장과 투자자들의 관심은 과연 연말의 주가 방향성입니다. 연말 리츠 시장의 분위기는 예측 불가의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2022년 고금리 환경 속에 레고랜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태까지 터지면서 주가는 그야말로 급전직하했다가 11월과 12월 주가는 크게 반등했습니다. 지난해 연말은 전혀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K리츠 절반이 증자 물량이 쏟아지면서 극심한 한파를 겪었습니다. 현재 고용과 경기 분위기, 물가 안정 등을 감안하면 연말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물론 변수는 계속해 상존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