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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 유상증자를 둘러싼, K리츠의 깊어지는 고민들

2025.02.25 08:57:40

K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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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알파리츠

K리츠의 지속 성장과 팽창을 위한 숙명은 자산편입과 유상증자입니다. 일시적으로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자본확충(유상증자) 없는 자산편입은 불가능합니다. 단편적으로 차입금 증가에 따른 LTV(담보인정비율) 상승을 천정부지로 올라가게 놔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작은 규모의 정체된 리츠는 경쟁력과 역량을 확보하기 힘듭니다글로벌 리츠도 다르지 않습니다.

국내 리츠 투자자들에게 유상증자는 지난 2~3년 동안 좋지 못한 기억이 더 많습니다. 유상증자를 발표한 리츠들은 하나같이 주가가 10%~20% 이상 빠지는 것은 물론 다시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거나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수익률 둔화를 보면 기존 주주들이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이유가 억측이 아닙니다. 물론 저렴한 가격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 투자자들은 나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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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유상증자 행렬이 봇물을 이뤘는데요. 8개 리츠가 1조원을 훌쩍 넘는 유상증자를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주가 하락 여파로 조달 규모는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개별적으로는 30% 가깝게 하락폭을 보인 곳도 있었습니다. 특히 증자율(신주/구주 비율)이 높은 리츠들의 경우엔 기존 수준의 주가 회복이 요원합니다. 올 들어 유상증자 여진이나 후유증을 겪는 곳들도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KRX 리츠 TOP 10 지수, 출처:한국거래소

숙명이지만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는 유상증자는 K리츠와 운용사(AMC)들에 고민의 강도를 키울 수 밖에 없는 이슈입니다. 사실 현 시점에 리츠 증자는 타이밍의 문제일 뿐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필요성이 큰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존에 보였던 유상증자 리츠의 고전과 침체도 동시에 염두에 둘 수 밖에 없습니다. 완만한게 올라간 주가를 일시에 반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실제로 가장 큰 부담입니다.

하지만 여러 불안과 우려에도 올해 역시 리츠 증자는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정확히는 불가피한 액션이자 행보입니다. 특히 지난해 혹은 수년 간 증자를 하지 않았던 곳, 일시적으로 차입을 통해 자산을 편입한 곳들 등은 모두 증자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주주들에게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는 시점을 차선책으로 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중에서도 시장의 반응과 평가는 엇갈릴 수 있겠죠.

최근 흐름만 보면 유상증자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기계적 타격을 훌쩍 넘어섭니다. 증자 자체가 주는 단일 이슈(권리락, 할인율 적용에 따른 주가 조정)를 넘어 고금리 아래 부동산 시장 침체가 비우호적 심리를 더욱 가중시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결국 주가는 결국 회복하고, 정상화 궤도에 진입합니다. 일례로 신한알파리츠는 2018년 이후 상장 이후 2022년까지 세 차례의 증자를 거치는 동안에 부침 속에도 주가는 상승했습니다.

*신한알파리츠 상장 후 주가 흐름(2022년 기준선 빨간색)

한국리츠협회는 올해 주요 과제 중 하나로 K리츠의 유상증자 제도 절차 개선을 제시했습니다(수년 전부터 이에 대한 업계의 변화 요구가 큰 이슈였습니다). 올해 초에 용역발주를 통해 문제점과 해결책 등의 진단을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유상증자 절차 개선은 국토부(부동산투자회사법)뿐 아니라 기재부(자본시장법)와도 엮여 있는 문제인 만큼 단기적으로 해결될 이슈는 아니란 평가가 많습니다.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사람 만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 등에 더해 주요 플레이어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