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
상장 리츠
10조원대
첫 진입
재도전
훈풍

지난해 K리츠 시장은 역사상 처음으로 10조원 시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완만한 주가 회복 흐름 속에 복수 리츠들이 자본확충을 추진하면서 이르면 연말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자본확충은 결국 부메랑이 돼서 돌아왔고, 시장 분위기는 싸늘하게 식었습니다. 연말 KRX 리츠 10 TOP 지수는 20% 가량 하락하는 등 그야말로 급락했습니다. 사실상 1조원에 육박하는 자본확충 효과를 모두 잠식했습니다.

가시권에 들어온 ‘K리츠 시가총액 10조원 시대’

올해는 다행히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습니다. 한때 7조원대로 주저앉기까지 했는데요. 올해 차츰 회복해 9조원대를 넘어섰습니다. 현 시점 기준 9조6,000억원대를 넘어섰습니다. 주가 회복이 전체 시가총액 증가를 이끈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대형주들의 선전이 해외 리츠의 하락률을 상쇄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신규 리츠인 대신밸류리츠(시가총액 2,500억원 가량)의 가세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지난해 시장을 좀먹던 유상증자 역시 상하반기 분산된 흐름으로 4개 리츠(3자배정 포함, 총 2,500억원 가량)에 그쳤습니다. 

*출처:SPI

최근 다시 10조원 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군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올해 전반의 기류가 11월과 12월에도 계속 이어진다고 전제하면 충분히 기대해볼 만한 이정표입니다. 특히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수순으로 흘러가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대형 이벤트가 없다면 배당성향이 강한 종목들의 자금유입이 원활한 대표 종목이 리츠이기도 합니다. 22개 전체 K리츠 가운데 절반 가까운 10곳이 12월말을 배당기준일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12월 초반이긴 하지만, 온기는 퍼지고 있습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에서 최종 제외된 점을 감안하면 우려를 해소하며 완만한 회복 기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수한 이벤트를 가진 코람코더원리츠를 제외하더라도 SK리츠와 롯데리츠 등 대형주 중심의 선전과 신한알파리츠와 디앤디플랫폼리츠 등 중형 규모의 K리츠들도 회복세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다만 해외 자산 K리츠들의 침체는 아쉬운 대목입니다(이제 일정 부분 바닥을 찍은 만큼 내년에 힘을 보태주길 기대합니다). 

대규모 유상증자 러시 1년 후, 이들 K리츠의 모습은?

사실 10조원의 시가총액이 주는 의미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쓰나미급 악재로 주가가 급락하며 시장의 외면을 받은 K리츠 시장이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 이후 꾸준히 외형 확장 가도를 달렸다는 점만큼은 유의미합니다. 2022~2024년 고금리 여파에 주가 급락이란 상처를 안기도 했지만, (여러 부정적 혹은 비판적 평가를 차치하고서라도) 사그라지지 않고 외형을 키워온 점은 분명 시장 성장 가능성의 반증입니다.

물론 K리츠 시장이 10조원을 달성하더라도 여전히 글로벌 시장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이 2,000조원에 육박하는 리츠 최강국, 뒤를 잇는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이 모두 100조원대 시장을 형성하며 리츠 선진국으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영국을 비롯한 복수의 유럽 지역 리츠 역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도와 브라질은 발전이 한창 진행중인 곳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다수가 리츠 시장의 발전이 초기 단계인 곳들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성장할 여지가 더 많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프롤로그 #1. 큰 손들의 전유물에서 국민들의 ‘최애’ 노후 상품으로

프롤로그 #2. '2,000조원 빅마켓'이 가진 매력과 잠재력들

①‘잃어버린 30년’, '자산유동화'에서 싹튼 일본 리츠 시장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국내외 상장 리츠와 자산관리회사(AMC), 투자자들 그리고 시장 전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취재하고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