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K리츠 시장의 주요 이슈와 키워드를 돌아보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앞서 ETF의 급성장과 막강한 영향력, K리츠의 변화된 운용 전략과 개선된 환경과 시선 등을 다뤘는데요. 세 번째는 리츠 간 양극화입니다. 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국내 자산와 해외 자산을 각기 보유한 리츠들의 엇갈린 모습들입니다. 지난해 뚜렷하게 포착되기 시작한 이러한 흐름은 올해 더욱 극단적으로 펼쳐졌습니다. 올해 사실상 K리츠 시장의 회복과 반등을 주도한 리츠는 국내 자산을 기반으로 운용되는 종목들이었습니다.
[4월]올해 주가 수익률만 10%, 온기 퍼지는 '국내 자산 K리츠'
삼성증권 “국내 자산 담은 K리츠, 향후 리파이낸싱 여파 충분히 감내”
리츠 시장의 첨예한 양극화 흐름은 국내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처한 환경 차이에 기인하는 바가 큽니다. 단적으로 국내 자산은 가장 많은 섹터를 차지하는 오피스의 경우 역대급에 수렴하는 최저 공실률을 기록해왔는데요. 그만큼 주요 수입원인 임대수익은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금리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고전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비교우위의 성과를 올린 점은 분명합니다. 금리하락기에는 회복에 더욱 탄력을 받았습니다. 미국, 유럽 자산 기반의 K리츠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K리츠 회복세 이끈 주역 국내 자산, 오피스와 리테일 중심
K리츠는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인덱스 기준(KRX 리츠 TOP 10 지수) 약 11.1% 가량 상승했습니다. 지수가 대부분 국내 자산 K리츠으로 구성된 만큼 대세적 회복 흐름은 뚜렷했습니다. 다만 KB스타리츠와 같은 일부 해외 자산 리츠의 부진은 지수 회복을 잠식하기도 했는데요. 지수가 아닌 개별 전체로 넓히면 22개 리츠 가운데 국내 자산 중심 17개 리츠의 올해 평균 주가상승률은 같은 기간 13.42%입니다. 22개 전체의 단순 평균이 9.1%란 점을 감안하면 국내 자산 리츠들의 역할이 컸던 셈입니다.
올해 주가 상승률 1~9위를 형성한 리츠 역시 모두 국내 자산을 담고 있는 리츠들입니다. 그중 특수한 이벤트를 가진 코람코더원리츠(96.45%)를 제외하면 최상위권을 형성한 롯데리츠(29.34%), SK리츠(28.59%), 디앤디플랫폼리츠(18.17%) 정도입니다. 대기업 계열 리츠의 선전이 두드러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연말 변동성이 높아지곤 있지만 큰 틀의 변화는 없을 전망입니다(상승률 수치 축소는 불가피).
특히 국내 자산 리츠 가운데 오피스 섹터의 선전이 두드러집니다. 롯데리츠 정도를 제외하면 SK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등이 모두 오피스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주요 권역 오피스를 편입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뒤를 잇는 곳들 역시 오피스 중심인 곳들이 많습니다. 리테일 중심의 롯데리츠와 이리츠코크렙도 시장 전반의 회복에 기여했습니다.
‘대장주 찍고 주도주 반열로’, SK리츠의 따뜻한 2025년
[10월] 보합 장세 속 돋보인 ‘오피스 K리츠'의 선전
서두에 언급했듯이 이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고금리 시대 이후에도 이어진 오피스 섹터의 호황으로 이들을 보유한 리츠들도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특히 금리인하 기조가 확연했던 지난해와 올해 이들 리츠는 크게 부각됐습니다. 주가 회복 역시 이들 중심으로 이뤄진 기반입니다. 사실 이는 올해 호텔 업황 개선으로 다수 리츠들이 관련 자산에 투자하는 흐름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합니다.
물론 내년 이후 전망은 단언하기 힘듭니다. 현 회복 시점에서 더욱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오피스 섹터의 훈풍이 계속 될 수 있을 지 등은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단적으로 오피스 섹터는 이미 고점론, 공급과잉 이슈 등 다양한 전망 속에 갑론을박하는 섹터이기도 합니다. 특히 내년 금리인하 여부와 강도 등 매크로 이슈 역시 확대될 전망이기도 하죠. 다만 올해 상승의 최대 공은 오피스 자산이란 점은 부인하긴 어렵습니다.
바닥 찍는가 싶던 해외 자산 K리츠, 시간차 두고 고전 지속
반면 해외 자산 K리츠는 온도차가 뚜렷합니다. 지난해 제이알글로벌리츠와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가 고전했다면 올해는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KB스타리츠의 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일정 부분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국내 자산 리츠가 올해 평균 13.42% 상승률을 보인 반면 해외 자산 리츠 5곳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5.72% 가량입니다. 하반기 약세는 진정되는가 싶었지만 연말 막판 다시 요동치는 모습입니다.
해외 자산 K리츠 역시 국내 자산 리츠와 마찬가지로 해외 부동산 업황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습니다. 대형 리츠는 미국 맨해튼과 벨기에 브뤼셀 지역의 오피스들이 주요 자산이고, 중소형 리츠들은 미국과 유럽의 개방형펀드를 비롯해 물류와 오피스 자산을 투자하고 있는 펀드들인데요. 두 유형의 결과엔 큰 차이가 없을 뿐 리파이낸싱 혹은 결산 시점에 따라 시간차만 있을 뿐입니다. 덩치가 큰 곳들 가운데 지난해 풍파를 겪었던 곳인 제이알글로벌리츠라면 올해 KB스타리츠가 크게 휘청거리는 모습입니다.
다행인 점은 조단위 시가총액을 바라보던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다행히 낮은 수준의 회복 흐름을 보이는 등 일정 부분 반등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부분입니다. 가장 먼저 자산가치 하락, 리파이낸싱에 따른 금리 상승 등의 직격탄을 맞았던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저점을 딛고 올해 3,000원을 살짝 상회하는 주가 흐름을 보였습니다. 물론 올해 역시 차입금 만기 및 자본확충 등 다양한 자금 이슈가 상존한 점은 향후 주가 향방의 변수로 지목됩니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역시 바닥을 다진 모습이긴 하지만 매각 등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8월]'SK-ESR-제이알 등' 대형주의 선전, 해외 K리츠 간 차별적 기류
올해는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의 고전이 가장 두드러졌습니다. 지난해 한파 속에 공모가를 역사상 처음으로 3,000원에 제시하며 상장했지만 이후 주가를 모두 반납하며 현재 1,200원대까지 하락한 상황입니다. 올해 주가 하락률만 30% 이상에 달했던 만큼 전체 반등 기류와는 동떨어진 흐름이었습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그동안 환헷지 정산금, 고금리 차입금 이슈에 더해 현지(미국) 투자자산 가치 하락까지 발목을 잡아왔는데요. 환헷지 이슈, 고금리 차입금 등은 일정 부분 급한 불을 끈 상황입니다. 리츠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투자자산 가치 회복이 필수적입니다. 현재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의 주가는 크게 하락한 이후 저점을 횡보하고 있습니다.
KB스타리츠는 지난해 한 차례 주가 급락 후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올해 하반기 다시 부침을 겪는 모습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KB스타리츠는 달리 말하면 닮은꼴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 대비 비교적 선방하는 흐름이었는데요. 당시 계약 연장 등 리파이낸싱 상황이 상대적으로 나았던 영향이 커서 주가 타격도 제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이후 벨기에와 영국 자산의 가치 하락, 배당금 축소 등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습니다. KB스타리츠는 현지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여건 개선 등으로 정상화 기류가 시작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국내 오피스 우선주에 투자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지만 하향 기류를 막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올해 누적 수익률은 15일 기준 -7%대 수준이지만, 최근 4일(15~18일) 동안 추가로 11% 하락했습니다.

